| 성교육 등 전담 '보건'과목 50년만에 부활
2008-09-11 20:42:09
［메디컬투데이 조고은 기자］ 내년부터 초·중·고교에서 성교육, 흡연·음주, 질병, 약물 오남용 예방 등에 관한 보건교육이 의무적으로 실시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초·중등학교의 보건교육을 강화하고 중·고교 선택과목에 '보건' 과목을 신설하는 내용의 교육과정안을 확정, 11일자로 고시(관보게재)했다.
이로써 1963년 폐지됐던 보건과목이 사실상 50여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우선 초등학교 5·6학년은 내년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학년별로 재량활동 시간을 통해 연간 17시간 이상 보건교육이 이뤄진다.
중학교의 경우 2010학년도부터 교과재량활동 시간에 선택과목으로 '보건'이 신설되고, 고등학교는 역시 같은 시기에 교양 선택과목으로 '보건'을 가르치게 된다. 다만 내년 학기에는 중학교는 1개 학년에서, 고등학교는 1학년에서 재량활동 시간에 17시간 이상 보건교육을 받게 된다.
이번 교육과정안이 나오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관련 교사단체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교과부의 입장이 몇 차례 바뀌는 등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고, 결국 초등학교의 경우 당초 정부안보다 교육시간이 절반이나 줄었다.
당초 체육시간에서 2주에 1시간씩 빼 연간 17시간을 하기로 했던 내용이 체육교사들의 반발로 '없던 일'로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정과 교사들과 체육교사들은 기존 기술·가정, 체육, 생활과학 등 재량활동 시간에 이미 성교육과 보건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다, 가뜩이나 신체활동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의 체육시간을 쪼개는 것은 학생들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며 보건과목 신설을 반대해왔다.
반면 보건교사들은 매해 연간 50시간 이상의 보건교육이 필요하고, 학생들의 태도 변화를 위해서는 70시간 이상의 보건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WHO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시간연장을 요구해왔다.
일단 보건교사들은 이번 정부의 교육과정안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중·고등학교 선택과목으로 '보건'을 신설키로 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보건교육 포럼(옛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는 "보건 과목 고시가 미흡하지만 일단 환영한다"며 "모든 학교, 모든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보건교육을 가르치도록 한 입법 취지 살리도록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정, 체육과목과의 내용 중복문제와 관련,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교과 신설을 막기 위한 도구로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요구를 중심에 두고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조고은 기자 (eunise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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