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 |
|
 |
 |
|
|
 |
2011-03-15 15:53:39 |
|
|
 한중권 |
 118_1.jpg (29.6 KB), Download : 693 |
 쑥쑥 자라 쑥이랍니다. |
|
|
지난 3월 14일(월) 에 김해시 장유면에 있는 젤미마을 작은 도서관에서 ‘ 풀꽃과 사람들’ 이라는 주제로 풀꽃지기 이영득 샘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2008년 경남에서 열린 람사르 총회를 계기로 생태교육 강좌가 많이 열렸고, 이런 강좌에서 이영득 샘을 만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굴렁쇠배움터에서 이번에는 이영득 샘이 그동안 강좌에서 들려주지 않은 따근한 생태 정보를 들려 주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따근한 정보라고 해서 생태에 관련된 지식정보만 들려 주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동안 이영득 샘이 산과 들을 발품 팔면서 다니면서 그렸던 생태 공부 공책을 한 장 한 장 들쳐 내며 들려주는 시간이였습니다.
이영득 샘도 강의 시작하는 말머리에 ‘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면서 강의 의도를 미리 알리고 시작했습니다. 늘 발품 팔고 다니는 풀꽃지기 답다고 할 수 있겠지요. 두 시간 동안 얘기한 내용을 다 얘기 할 수는 없고, 몇 가지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 못 올리는 것은 첫째는 제 기억 용량이 못자라서 그렇습니다. 둘째는 선무당 사람 잡는다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채 하면서 올리면 바로 뽀록이 나지요. 우리 지역에서는 풀꽃하면 뿌리부터 환히 꿰뚫고 있는 분들이 많잖아요.
참가한 사람들의 분위기를 한 곳을 모우기 위해 먼저 꽃에 얽힌 재미있는 애기를 했지요.
코스모스가 왜 코스모스라 하는지? 쑥은 왜 쑥인지? 쑥대머리가 쑥대 하고 머리인지? 아님 쑥 하고 대머리인지? 사실 아이들에게 풀꽃 얘기를 들려 줄때 이름에 얽힌 얘기를 들려 주는 것이 가장 쉬우면서 재미있어 하지요. 쑥은 쑥 자라서 쑥이라고 하고 쑥이 자라 쑥대가 되고, 헝클어진 머리카락 처럼 된다고 해서 쑥대머리라고 하지요. 춘향가에 나오는 쑥대머리 대목도 춘향이가 옥에 갖혀 머리카락이 풀어 헤친 모양이라고 하네요. 혹 잘 못 들었다면 고쳐 주세요.
이렇게 참가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데 모아서 풀꽃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즉 물고기를 잘 잡는 방법을 얘기 해주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 몇가지만 소개 해 볼 게요.
하나 멀리서 전체 숲 모습을 보고 생태를 판단한다.
둘 수사반장이 되어 새싹, 잎, 열매 모양 따위들을 추적놀이 하듯이 찾아 가면 관찰한다.
셋 자연과 놀면서 배운다.
넷 체험을 하면서 배운다
다섯 먹으면서 배운다.
여섯 질문을 받고 배운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 중에 하나가 먹으면서 배운다 였습니다. 옛 사람들이 풀꽃을 보는 기준과 이름을 짓게 된 이유들을 보면 먹을 수 있는 것인가? 아닌가? 에 많은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먹을거리가 부족한 생활에서 당연한 생각이겠지요.
지금은 좀 다른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요. 자연 속에 나는 나물들이 웰빙식품으로 말입니다. 앞으로 풀꽃 공부들이 이쪽으로 발전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을 가져봅니다. 강좌를 마치로 이영득 샘이 쓴 나물도감에 나와 있는 먹을 거리 강좌를 많이 해보자는 의견을 나눴습니다. 봄에 나는 나물에 얽히 얘기를 나누고, 직접 나물을 해 먹어 보는 것도 참 좋은 생각 아니겠어요. 굴렁쇠 배움터는 말이 나왔다면 바로 합니다. 4월에 날 잡아 ‘들과 산에 나는 보약 찾아 먹는 풀꽃 강좌’ 를 열어 볼 계획입니다. 기대 해주세요.
또 하나는 환삼덩굴에 관한 얘기입니다. 어릴적 시골에 자란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환삼덩굴이 엄청 번식력이 강해 낫으로 베어내면 또나고 해서 여간 성가신 게 아니였습니다. 이렇게 성장이 빠른 이유가 씨앗 속에 미리 싹을 틔우고 준비를 하고 있는 놈이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몇 년전 이영득 샘과 함께 들에 나갔다가 환상덩굴 씨를 보고 환삼덩굴을 질긴 생명력에 감탄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삶을 환삼덩굴 같이 산다면 무서울 것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럼 너무 모진 삶이 될수 있겠지요.
줄기에 가시가 많이 나 몸에 닿으면 까칠까칠 느낌 때문에 싫지만, 해독제로 어린 순은 나물까지 해먹는 다니 환삼덩굴을 이용한 약재로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이렇게 얘기 하면 풀꽃에 관심을 많구나 생각하겠지만, 꽃을 치면 벚꽃이 아니라 사쿠라꽃입니다. 벚꽃은 아름다운 꽃이란 느낌을 주지만, 사쿠라는 이름은 가짜 같은 ‘개’ 자가 붙은 느낌이 드는 개꽃이라 할까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얘기를 더 하겠습니다.
10년이 지난 것 같습니다. 이영득 샘을 창원 상남마을도서관에서 처음 만나 풀꽃 모임 하자고 권유하고 몇 몇 사람들과 도시락 싸 다니면서 풀꽃 공부(놀이가 맞겠군요) 한다고 들과 산으로 쏘 다녔습니다. 제가 풀꽃에 관심이 무지 많아서 다닌 것이 아니라, 이런 모임이 활성화 되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였지요. 처음에는 꽃을 보면서 다니다가, 꽃을 보기 힘든 겨울이 되니, 풀꽃 뿌리 까지 관찰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좋은 모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서 따라 다니다가 나중에는 저도 재미가 있었지요. 그런데 뿌리를 파는 단계에 와서는 제 끈기에 한계가 와서 풀꽃 모임 사쿠라 회원이 되었습니다.
이영득 샘 강의 중에 오줌 누면서 배웠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들과 산에 나가면 마땅한 화장실이 없어 풀이 많이 없는 곳이 화장실이 되곤 하지요.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이 앉으나 서나 일본군 물리칠 생각 했듯이, 오줌 누면서도 풀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마음들이 오늘날 풀꽃지기 이영득 샘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이상 사쿠라가 봄을 재촉하는 소리였습니다. (굴) |
|
|
|
|
|
|
|
132
7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