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과 입시경쟁 부추기는 국제중학교
대한민국의 영어 열풍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유치원생부터 4, 50대 직장인까지, 세대를 뛰어넘는 유일한 공감은 아마도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일 것이다. 영어가 곧 목숨줄인 우리 사회.
이런 시대적 분위기에 부흥해 가평에 청심 국제중학교가 개교했고, 서울시에서도 국제중학교 설립이 논의되고 있다.
국제중학교 등록금은 대략 1년에 1,000만원정도 된다. 1년에 1,000만원.
의무교육기간인 중학교 교육에 1,000만원을 낼 수 있는 부유한 계층만을 위한 귀족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것은 이미 공교육으로서의 가치를 다 버린 것 아닌가? 국제중학교는 지금 학생들에게 ‘영어’는 이미 ‘세계를 해석하는 창’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단지 경제적 수준과 계급적 위치를 표현해주는 다른 이름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청심 국제중학교는 ‘민족사관고나 외고에 진학할 학생들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민사고나 외고는 그 특성과 관계없이 명문대 진학의 유리한 발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제중학교 - 민족사관고 - 미국의 유명 대학 혹은 서울대, 국제중학교 학생들의 인생이 이렇게 정해졌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지 않은가?
청심 국제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2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넘어야 했고, 영어시험을 통한 전형을 피해갈 수 없다. 학생들은 당연히 전형에 유리한 공부를 해야 할 것이고, 그러자면 학원과외 등 사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더구나 청심학교 합격생 104명(정원 외 입학 4명 포함) 가운데 상당수가 강남·분당지역 출신이어서 특정지역 편중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일 서울시교육청이 국제중학교 설립을 인가한다면 기초교육인 초등교육을 입시경쟁의 장으로 왜곡시키고, 어린 초등학생들의 인성과 정서를 파괴하고 말 것이다.
이미 사회양극화와 계층간 교육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된다. 어린 초등학생부터 끔찍한 입시경쟁교육의 전쟁터로 내모는 짓을 해서는 안된다. 교육의 공공성을 생각한다면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학교 설립을 인가해서는 결코 안된다.
2006년 4월 10일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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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과 입시경쟁 부추기는 국제중학교(인터넷뉴스바이러스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