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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선 이후 각 당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정치권도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 대표체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열린 우리당을 비롯 제3지대에서 떠도는 범 여권세력들의 상황도 '시계제로'다. 이러한 대혼란기에 여권 내에서 가장 먼저 대권 출마를 선언한 김원웅 국회통일외교통상위원장(사진)을 만나 현 정국과 앞으로 전개될 대선 정국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들어 봤다.
-4.25 대선후 범여권 통합의 구심점은 누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지.
▲'반한나라당' 단일대오를 만들 목표 아래 두 가지 트랙이 있다. 하나는 정파 간 통합과 연대이고 다른 하나는 후보간 단일화 작업이다. 이 둘은 상호 보완적 작용을 한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한 테이블에 앉으면 다른 정파는 알아서 따라올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우리당이 흔들면 흔들릴 상대로 본다. 우리당이 너무 쉽게 기득권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합을 위한 전략을 검토할 시기가 올 것이다.
-전략의 검토란 무엇을 말하나?
▲민주당이 계속 그런 태도를 취하면 '그냥 우리당은 독자노선을 가자'는 말이 나올 것이란 말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낮춰서 해체하자는 것마저 수용 안 되면 선회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런 과정은 또다른 통합의 밑거름이 된다고 본다.
어차피 통합은 반한나라당 단일대오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것을 통해 평화민족세력 결집하겠다는 것이 선거 전략이다. 그러나 공교롭게 총선과 얽혀있어 문제가 복잡하다.
그래서 대선후보만이라도 연대를 하자는 것이다. DJP연대처럼 갈 수도 있다. 어떤 것을 하더라도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것조차 거부하고 있으니......
우리가 특별히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세력은 아니지 않나. 협상을 위해서 유리한 고지를 위한 전략이라면 이해하겠지만 끝까지 그런마인드를 고집한다면 독자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
-사실상 일이 그렇게 된다면 선거에서 지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국민이 알 것이다 몇 단계를 거쳐 막판에 후보 단일화로 갈 수도 있다.
-지역기반 없는 정치는 아직 한국 정치 지형상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동의하나?
▲지역주의가 현실임을 인지한다 해도, 우리가 지향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6.15공동선언과 박정희 7.4 공동선언은 내용이 똑같다. 그러나 6.15는 ‘친북좌파’라고 하고 박 전 대통령의 선언에는 국민들이 열광했다. 같은 내용인데 지역주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우리는 대한민국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는 의제를 가진 리더가 필요하고, 국민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여기서 최대 장애 요소가 바로 지역주의다. 지역주의는 그대로 두고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국민통합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 내걸었던 기치다. 그런데 오히려 노 대통령 집권 후 통합보다 분열을 가져왔다는 일각의 시각이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한나라당은 과거청산으로 국민을 분열시켰다고 하는데, 오히려 역사의 물길을 바로잡으려는 노 대통령에 대해 수구냉전세력이 분열주의를 취했다. 적반하장이다. 지금도 독일은 나치 협력자를 발견하면 법정에 세운다. 우리는 다만 역사적 기록에 남기자는 것이다.
우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부드러운 과거청산 하고 있는 나라다. 이 점에 있어서는 우리당이 참 잘 했다고 본다. 단 하나 우리당에 아쉬운 것이 내부문제다. 5.31지방선거가 끝난후 경향신문이 인터뷰를 하자고 하더라. 그때 5.31 폐인으로 ‘수구 언론이나 수구세력의 해석과 대처방안을 우리 스스로가 받아들인 점’을 얘기했다. 북한에 퍼주기 하지 마라, 미국에 잘 보여라, 당이 그런 색깔로 간 것이다.
당의 대통령 후보는 그 정당 정체성의 상징이다. 지난해는 박근혜 전 대표가 떴다. 이때 우리당 일각에서는 이명박 전 시장을 모셔오자고 했다. 그런데 곧 이 전 시장이 뜨니까 고건 영입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 손학규 전 지사를 모시자고 하더니 이제는 정운찬 전 총장을 모셔오자고 한다. 그런 생각을 가진 정치세력이 왜 집권해야 하는가. 뭐, 지금은 이미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일부 나가서 정치세력을 만들었다.
-기획탈당이라는 말도 있었다.
▲기획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자해행위를 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안에서 고민이 많다. 지금 우리는 우리당 찍지 말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5명 정도가 그렇다. 미꾸라지처럼 물을 흐린다. 그런데 외부에서 볼때 국민은 전체가 다 그런 줄 안다.
-그들이 누구인가?
▲당내 리더그룹은 아니다. 사실 열린우리당을 창당해서 검증 없이 공천을 해주었고, 지역주의에 편승했다. 줄을 설 사람이 없으니까 계속 그 대상을 찾는 것이다. 공허감 때문이다. 줄 안서겠다고 하는 나같은 사람은 황당하다. 그러나 인연이 어떻게 되었는지 같은 식구다.
-정운찬, 심대평 전 지사와의 차별화 전략을 소개해 달라(편집기자 註:이 인터뷰 당시엔 정운찬 전 총장이 유력대선주자로 언급됐음. 이후 정운찬 전 총장은 정치불개입선언을 했음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기 바람.).
▲지역주의와 관련해 살아온 심 지사와 나는 다르다. 정운찬은 검증 받고 나서 그 이후에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은 있다. 우리 시대에 군대를 안 갔다 온 사람은 사실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명분은 뭐라고 하든, 군대를 안 갔다 온 사람은 무언가 설명이 있어야 한다.
-후보 검증에서 병역 이슈가 또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나?
▲그렇다. 이번만이 아니라 그동안 기득권 세력 중에는 손쉽게 금전이나 권력으로 군대 안간 사람이 있다. 노블레스오블리주의 문제다. 그런 문제 드러나면 특히 진보 여권 인사에게는 치명적이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정책 비전을 제시해 달라?
▲다물연구원이 그 중심에서 정책을 만들 것이다. 연구원은 그동안 살면서 나와 함께 서로의 신뢰가 구축된 인물이 참여한다. 지금 현재 창립준비위원이 추천받고 있다. 상임고문 중 한분이 민족문제연구소의 조문기 이사장, 전 광복회장을 지낸 윤경빈 회장, 시인 고은, 도산안창호 선생님의 비서를 했던 올해 백수를 지낸 구익균 선생님 등 원로가 계신다. 통일문제 전문가 강종일 박사, 주로 통일문제나 5.18단체나 4.19단체에 몸담았던 사람들이다. 발족은 아직 안 했다.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5년간 국정을 이끌 비전이 있을 텐데, 대략 소개해 달라.
▲향후 5년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정치 지각변동의 시기다. 이런 시점에 특히 지금까지 친일에 뿌리를 둔 외세 의존 세력의 집권은 민족적 재앙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정도로 국제적 위상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하는 시점이 바로 다음 대통령 집권기다. 나는 선진평화강국을 만들겠다는 아젠다를 갖고 있다.
국민통합이 과제다. 한번도 지역주의 편승하지 않았다는 면에서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정치적 자산 있다.
좀 구체적으로 가본다면, 국방예산이 23조 쯤 된다. 경제개발은 28조다. 우리가 세계적 기준에서 보면 우리 군대가 70만 명인데 이 가운데 10만 명 정도를 산업인력으로 돌리면 지엔피가 연 3% 증가한다.
-그러나 우리만 군축을 한다면 북한과의 대결구도상 문제가 있지 않을까. 특히 일본은 자위대를 더욱 증강시켜 군사대국으로 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일말의 불안감도 드는 의견인데.
▲좋은 질문이다. 통외통위 위원장 자격으로 작년 연말부터 워싱턴을 4차례 방문했다. 정가의 변화를 감지했다. 부시 정부는 이라크 전쟁의 실패로 뭔가 업적을 삼고 싶어 한다. 그 전에 네오콘이 장악할 때는 부시의 목적이 북핵의 포기인지 북한 정권의 전복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입장을 정리했다. 부시는 임기 안에 북미 관계가 평양에 미국의 성조기를 꽂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부시 임기 안에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남북한 간 감군 문제 얘기가 나올 것이다. 당장 10만으로 줄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망이 보인다. 우리는 군강대국과 무한경쟁 할 수 없다. 대신‘우리를 건드리면 큰 코 닥친다’는 고슴도치 방어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것을 가질 수 있는 무기 체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핵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그런 무기체제를 가질 수 있다.
-북한도 그렇게 움직여 줄까?
▲전반적으로 북한은 최근 미국이 대북관계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에 대한 신뢰를 갖기 시작했다. 큰 흐름은 그렇다.
-유시민 장관의 당 복귀 움직임에 대한 견해?
▲유시민 의원은 동료 정치인으로서 잘 하기를 바란다. 개혁당은 아름다운 꿈을 갖고 출범했고, 자기희생적 측면에서 해체했는데 사실 잘못 판단한 것이다. 나는 사실 반대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더욱 강력히 반대했을 것이다. 정치할 때의 꿈을 열린우리당에서 10배 더 하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당은 낡은 정치 스탠스를 갖고 있는 사람이 수적으로 당을 밀고 있는 상황이다.
-대북특사로 유시민을 보낼 것이라는 말이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서로가 필요한 사람, 심복을 보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노무현 대통령의 심복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이명박은 위험한 인물이라고 했다는데?
▲비전이 없이 행동만 있는 사람이 가장 위험한 리더다. 그런 면에서 이명박 후보가 그런 인상을 준다. 전두환은 평화의 댐을 만든다고 했다. 이 역시 추진력은 좋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시화호 만든다고 했는데, 그 결과는 안좋았다.
-그러나 청계천은 성공한 케이스 아닌가?
▲전반적으로 이명박 전 시장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건교부 장관쯤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국민 통합이 중요하다.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는 말은 옳지 않다. 우리는 다종교 국가다. 국민통합에 그런 사고관은 적절하지 않다.
-이명박, 경제지상주의?
▲청계천의 약효가 이미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전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고, 정체 및 하락 국면이다. 사람들이 식상해 하는 것 같다. 지금 우리가 21세기의 성장전략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지난 70년대 개발성장주에 대한 복고적 향수 있지만 오늘날에는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당시 노동력 착취한 성장시대의 이미지가 이명박 이미지다.
미래전략산업문제도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국가 10대 전략산업이 있다. 최근 조사에서 그 중 9개가 사행산업으로 분류된다. 급격히 사회가 변한다. 3300억불 수출했는데 1400억이 IT다. 아이티가 무너지면 적자사회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 전략에 대한 새로운 구상이 필요하다. 대운하, 청계천 이렇게 접근할 것이 아니다.
우리의 유통구조가 남북 분단으로 오는 왜곡이 심각한다. 반도로서 지정학적 이익을 전혀 활용 못하고 섬처럼 사용하고 있다. 남북 통일하면 물동량이 많게는 50% 가까이 늘어난다. 열차페리도 그 많은 돈을 들여서 기차를 페리로 실어야 하나.
그 자체가 분단을 상정한 것으로 냉정의식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월남, 중동 특수에 이어 북한 특수가 온다. 그것을 어떤 정치 주체가 집권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평화와 경제는 하나다. 우리 기업이 평균 30%~100% 평가 절하되고 있다. 코리아디스카운트도 해결 가능하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일본군 장교 딸이 되면 군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나. 딸이 책임질 필요까지는 없다. 그러나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 가는 딸의 문제다. 반성이 없다. 심지어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파에 박정희 넣었더니 “무슨 잘못인가”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책임은 안 지더라도 부끄러워는 해야 한다. 그런 역사의식 가진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을 하겠나.
-최근에는 한나라당 색깔도 변했다. 어떻게 보는가?
▲최소한 반성문은 쓰고 바꾸어야지 않나. 무슨 진정성이 있나.
-결국 킹메이커 역할로 물러앉을 것이란 설도 많은데?
▲ 권력의지 없이 대선 출마 없다.
-김 위원장은 당적을 많이 바꾼 편인데, 이에 대한 해명이랄까 그런 말씀을 듣고 싶다.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정치한 것은 꼬마 민주당이었다. 그 전에는 생활이었다. 다만, 난 한 번도 단재 신채호, 백범 김구의 노선을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옳지만 지는 싸움을 선택했다. 모두가 이회창이 된다고 했을 때 당을 탈당한 것은 내가 유일하다. 안 되는 선택을 한 것이다.
-민생정치모임 최재천 의원이 6자 회담보다는 남북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한반도 문제엔 두 중요한 흐름이 있다. 6자회담, 남북관계다. 이것이 상호 보완적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 6자회담 트랙에 남북관계가 묻히면 안 된다. DJ는 남북관계는 ‘돌파형’으로 했다. 노무현은 ‘평화관리형’으로 했다. 마지막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돌파형으로 하라고 요구했다.
-남북정상회담, 과연 성사될까?
▲정치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김정일과 부시가 만나는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난 본다. 수구세력에게 미국은 조국의 조국이다. 종갓집으로 생각한다. 노무현과 김정일이 만나면 친북좌파지만 부시가 만나면 감히 그런 지적 못한다. 대선의 변수가 된다.
-대선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을 예상해 본다면?
▲이명박이 21세기에 정치인에게 국민이 요구하는 자질과 관련해 무너질 것이다.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박근혜다. 이명박이 무너지고 박근혜가 뜬다. 경제이슈가 정치이슈로 바뀐다. 경제문제언제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었냐는 노 대통령의 말이 맞다. 평화에 대해 부정적 사람들이 경제에도 장애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결국 국민들도 할 것이다.
-일부 언론에 대한 쓴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배경은?
▲조선일보 같은 언론은 해방 직후에 폐간 했어야 한다. 방씨들 투옥하고, 재산 몰수했어야 한다. 한일 합방은 조선인의 행복이라고 앞장선 언론이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가 지금도 계속된다. 누가 집권하든지 저들과 타협하면 안 된다. 역사적 배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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