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M초등학교 성추행 교사에 대한 시민추방운동 전개 주장까지 고개를 드는 가운데 피해 여학부모가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납득할 만한 처리를 요청, 울산교육감으로부터 ‘징계위원회 재심의’ 다짐을 받아냈다.
또한 울산교육청 징계위원회가 가벼운 징계에 그친 이유는 시민정서를 외면한 채 문제교사의 딱한 사정에 더 귀를 기울였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 징계위원들의 자질 시비 등 또 다른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피해 여학부모 A씨는 2일 오전 울산교육감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대학교수인 남편과 함께 울산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담임교사의 성추행 사실을 고발하게 된 동기와 당시의 상황, 현재의 심경에 대해 담담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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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기자 |
2일 오전 울산시교육감 접견실에서 가진 '초등학교 교사에 의한 학부모성추행 사건 공대위'의 교육감 면담 자리에는 이례적으로 피해당사자인 학부모 부부가 함께 나와 징계수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
A씨는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나서지 말라는 권유를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많이 받았다”고 말한 다음 “처음엔 정신 나간 교사 하나를 교단에서 내보내면 되겠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으나 나중에 다른 학교에서도 더 큰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교단 전체의 문제를 그냥 보아 넘길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서 (공개석상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학교의 더 큰 문제’와 관련, A씨는 최근 사표가 수리된 다른 M초등학교 조 모 교사(60)에 의한 ‘성 상납’ 사실을 지목, “용모 반반한 학부모들을 골라 술시중을 들게 했다”는 이 학교 학부모들의 주장을 본보기로 들었다. <관련기사 : 본지 7월 29일자>
A씨는 또 형사고발도 생각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형사고발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며 교육청에서 징계처리를 어떻게 하는지 보아가며 다음 단계의 행동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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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기자 |
최만규 울산교육감이 징계 재심의를 요구하는 공대위 주장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
A씨는 이어 “그날 밤 담임교사가 성추행을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그 뒤(성추행을 당한 뒤)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앞 빈 방이었으나 껌껌하고 무서운 생각이 들어 선생을 밀고 일행(=다른 학부모)들이 있는 제일 가까운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또 성추행 사건이 있은 얼마 후 문제의 담임교사가 밤늦게 집으로 6차례나 전화를 걸어 왔고, 몇 차례는 집 근처 놀이터를 서성거렸으며, 한 번은 딸아이가 있을 때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A씨는 “전화가 처음에는 용서를 빈다는 내용이었으나 나중에는 ‘무고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느냐’ ‘두고 보자’는 식이었다”고 말하고 “성추행 당한 여자가 어떻게 남편과 방송에까지 그 사실을 알리느냐고 윽박지르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자리를 같이한 피해 여학부모 A씨의 남편 B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울산교육청 징계위원회에서 부적절한 질문, 유도하는 질문들이 있었다”면서 “하다못해 따귀를 때리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B교수는 징계위원들이 아내 A씨가 평소 촌지를 주었는지를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아내의 음주습관 음주량까지 캐물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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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기자 |
2일의 교육감 면담 자리에서는 울산교육청 징계위원회가 시민정서보다는 문제교사의 '딱한 사정'에 더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
이에 앞서 울산교육감 접견실에서 가진 교육감과 공대위(=‘교사에 의한 학부모 성추행 사건 공동대책위’) 관계자 면담에서는 7월 28일 내려진 문제교사에 대한 가벼운 징계가 문제교사의 읍소 작전에 따른 동정론 때문이었음이 새롭게 밝혀졌다.
공대위 관계자와 징계위원회에 배석했던 한 장학관에 따르면, 이날 오전에는 징계수위가 파면 또는 해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가 오후 들어 문제교사가 읍소하다시피 자신의 딱한 처지를 호소한 것이 ‘정직 2개월’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것.
문제의 정 모 교사(59)는 자신이 30년 넘게 교단에 봉직해 왔고, (양궁 지도로) 국무총리표창까지 받았으며, 병든 아내의 치료비가 월 150만원이나 들어간다는 사실을 들어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공대위 관계자들은 “최근 울산교육청 홈페이지에만 수백 건의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징계위의 그 같은 결정은 교단 추방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정서를 외면한 처사”라며 징계위를 다시 열어 재심의해 납득할 만한 처리결과를 빠른 시일 안에 내놓을 것, 징계위원을 새로 교체할 것을 교육감에게 촉구했다.
한 공대위 관계자는 “자질이 의심스런 그런 징계위원들에게 다시 심의를 맡길 수 없으므로 전원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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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기자 |
이날 교육감 면담에는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평소보다 더 많은 취재진들이 몰려들어 취재에 열을 올렸다. |
최만규 울산교육감은 이에 대해 “어제부터 출근해 아직 징계요구서를 자세히 읽지 못했다”고 밝히고 “절차에 따라 재심의 여부를 검토한 뒤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 놓겠다”고 약속했다.
최 교육감은 또 “징계위원 교체는 관련 법규를 면밀히 살핀 다음 결정할 문제”라고 말하고 “어디까지나 법과 절차에 따라 하겠다”는 원칙론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징계위에 의해 ‘정직 2개월’의 가벼운 처분이 내려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 울산교육청 홈페이지 ‘교육청에 바란다’ ‘묻고 답하기’ 공간에는 2백 건이 넘는 비난 글들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급기야 법무감사담당관실이 해명성 글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울산교육청은 8월 1일자 ‘감사2담당’ 명의의 글에서 “우리 교육청 법무감사담당관 홈페이지 ‘묻고 답하기’ 소리함과 ‘교육청에 바란다’는 지금 인터넷상의 문제로 인하여 업무처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컴퓨터 기계의 착오로 발생(삭제)되어 불편하게 된 점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삭제된 부분의 원안은 복사처리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김정주 기자 seagull011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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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사성추행 만연, 징계 지켜보겠다"(시민의신문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