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 길 걸어 파면철회 탄원서 전달
동일여고 정상화 촉구하며 시흥에서 광화문까지 걷다
2006/8/18
김고종호 기자 kkjh@ngotimes.net
“선생님 찾아 칠십리 걸었어요”
17일 오전 10시 서울 금천구 동일여고 앞 소공원에서는 ‘부당 파면 철회와 동일학원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교조 서울지부
17일 오전 10시 서울 금천구 동일여고 앞 소공원에서는 ‘부당 파면 철회와 동일학원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50여 명 남짓 되는 참석자들의 모습은 다른 때의 기자회견과 조금 달라보였다. 운동화에 짧은 바지, 창 모자에 배낭을 걸친 모습이 꼭 여행가는 사람들 같았다. 그런데 정말 여행을 가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서울 한복판으로 가는 일곱 시간 동안의 도보여행.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푹푹 찌는 날씨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모두 걱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하늘이 도왔는지, 이날만큼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 참석자들의 땀을 식혀주었다.
임순옥 졸업생대책위원회 대표(33ㆍ직장인)는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교사들의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한 행위조차도 용납되지 않는 곳이 동일학원이었다”며 “오늘 여기 이 자리에 모인 우리 교육주체들은 온 사회가 무죄를 인정한 교사들이 파면당한 현실을 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올바른 판단을 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도 “혹시 우리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여 칠십리 고행의 길을 걸어 우리의 뜻을 소청심사위에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행진을 시작했다. 나이 지긋한 주민들부터 엄마 손 꼭 붙잡고 나온 동네 아이들까지 함께 했다. 이들은 여의도에 도착한 후 간단히 점심을 먹은 다음 한강 다리를 건넜다.
동일학원에서 소청심사위원회까지의 70리길 걷기 코스
동일여고 앞 소공원(10시) → 구로디지털단지역 중외제약 앞(11시30분) → 대방역 지하차도 → 여의도KBS별관 옆 앙카라공원(12시30분 도착, 2시 출발) → 용산구청 앞(3시) → 서울역 앞(4시) → 강북삼성병원 앞(5시) → 광화문 열린시민마당(5시30분) →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위)
전교조 서울지부
동일여고 앞 소공원에서 행진을 시작하는 모습.
하지만 경찰이 광화문에서 삼청동 소청위로 가는 길을 막아서는 바람에 행진 대열은 광화문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해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걸어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다. 힘겹지만 즐겁게 걸어 온 참석자들은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었다.
이후 대표자들은 소청위를 방문하여 탄원서를 전달했다. 이 탄원서에는 학생 1,099명, 졸업생 585명, 학부모 284명, 교사 105명, 지역주민 1,808명 등 총 10,831명이 서명했다.
동일학원(이사장 김동섭)은 지난 6월 28일 학내 비리를 고발한 조연희, 음영소, 박승진 등 교사 세 명을 파면 조치한 바 있다.
김고종호 기자 kkjh@ngotimes.net
2006년 8월 18일 오후 16시 3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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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여고 정상화 촉구하며 시흥에서 광화문까지 걷다 (시민의신문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