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정년 단축에 이은 학급당 학생수 35명이 낳은 지금의 초등 교육의 현장에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를 짚어 보고자 합니다. 전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 발령을 받은 교사입니다. 올해 교대를 졸업하고 신규로 발령을 받았죠.. 부푼 꿈을 안고 첫 발령 학교에 갔을 때 저에게 떨어진 것은 체육전담교사였습니다. 4년 동안 교대에서 초등학교 담임교사를 꿈꾸었고 임용에 합격한 이후에도 내가 이끌 반을 생각하면서 밤 잠을 설쳤었는데,, 전담교사라...!!!
하지만 저 뿐만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신규 교사들이 학교에서 전담이란 명목으로 영어, 체육, 음악, 과학 등의 교과를 맡고 있습니다. 신규라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시키는데로 아무 저항도 없이 교과전담교사를 맡은 것입니다.
몇 년전 교단의 선진화를 부르짖으며 교원 정년 단축을 감행하였습니다. 그 이후 초등 교단에 극심한 수급상의 문제가 벌어졌고 그 때 임시 방편으로 시행한 것이 중초교사였습니다. 이른바 전담교사를 채용한다는 것이었죠. 교대학생들의 격렬한 투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에서는 그 제도를 시행하였습니다. 예체능과 영어과목의 중등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들을 선발하여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게 하고 그들을 기간제 초등교과전담교사로 발령을 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현장에 나가고 불과 몇 달 되지 않아서 그들에게 초등 2급 정교사 자격증이 부여되었습니다. 즉 그들에게 담임의 자격이 부여되었다는 것이죠!! 그들을 욕할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그들은 예체능 특기생들도 많고 중고등학교 대학까지 그 특기로만 전공을 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지금 담임으로 발령을 받고 있습니다.
교대를 졸업한 초임 교사들은 다수가 전담교사가 되고 있습니다. 중초전담교사들은 담임을 맡고 교대를 졸업한 신규교사들은 교과전담을 맡고 있다는 점은 큰 모순입니다.
정년 단축으로 인한 교단의 선진화와 저연령화는 겉으로만 드러나는 것일 뿐 속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나이 많은 분들은 대부분 담임을 맡고 젊고 유능한 교사들은 전담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경우 대다수의 초등학교를 들여다 보면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입니다. 초등학교는 인생의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누가 초등학교부터 운동만하고 자란 체육 특기생에게 담임을 맡기고 싶겠습니까? 국민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 정상적인 학교 운영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게 해 주었으면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학운위는 알고 계신지...!! 공론화 시켜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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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운위_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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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교사가 담임을 맡고 교대 졸업생이 전담을 맡는 헤프닝_2002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