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입니다.
벌써 세 달째에 접어들었는데 아직도 쉬는 시간이 없습니다.
처음엔 적응기간이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네요.
이미 중학생이 된 아이의 엄마에게도 물어보니
그 아이들이 일학년일 때도 그랬었다고 합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땐 선생님께 허락을 받아야 하고
한 번에 두 명 이상은 나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얼마 전엔 어떤 아이가 '비누방울놀이' 를 가지고 와
화장실에 가서 놀다가 화장실 옆 반 선생님께 야단을 맞았답니다.
그 때 제 아이 반의 아이들 5명이 함께 야단을 맞았다고 하더군요.
담임 선생님께 불려간 아이들은 뒤에서 손들고 벌을 서고
반성문까지 썼다고 합니다.
그 중 한 아이가 자기는 화장실에서 나와 잠깐 쳐다만 보고 있다가
야단을 맞았다고 억울하다고, 선생님께 설명을 하려고 해도
"이유없다"라고 말을 못하게 하셨답니다.
그 아이의 엄마가 궁금해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선생님께선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시간을 충분히 줬다",
또 "그 아이는 물을 먹으러 간다고 하고 화장실에 갔으니 잘못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아이에게 확인을 해 보니 화장실은 급하고 해서
임기응변을 썼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아이의 엄마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조금 참을 걸"하며
그 일로 선생님께 소위 찍히진 않았을까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궁금해지더군요.
만일 다른 학교처럼 정해진 쉬는 시간을 주었다면 과연 이런 일이 벌어졌을지 말이지요.
또한, 한 번에 두명만 가기로 정해진 화장실에 어떻게 5명이 가 있을 수 있는지
한 아이는 임기응변을 썼다고 해도 나머지 두 아이는 어떻게 그 시간에 화장실에
가 있을 수 있는지, 그 시간에 선생님은 어디서 뭘 하고 계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제가 선생님의 행방을 궁금해 하는 이유는요,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다문화학교로 지정되었고
제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다문화담당 선생님이시라는 것 때문이지요.
그래서 늘 주임선생님보다 더 바쁘십니다.
아이들이 옆 반 선생님께 혼난 것도 여러번인데 그 때마다 선생님은 부재중이셨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겁니다.
다문화 특별 수업을 진행해 줄 외국인 학부모와 상담을 하느라
수업시간 중 삼십분 가량을 밖에서 보낸 일도 있다고 하고,
수업시간 중에 교무실에도 자주 가시고,
오늘 제가 직접 확인한 바로는 앞으로 있을 다문화 행사 연습으로
수업 시간 중 삼십분 이상을 운동장에서 외국인 아이들과 계셨다는 겁니다.
그 시간에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나 알아보니 색칠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색칠공부를 싫어하던 제 아이가 학교에서 왜 공부는 가르쳐주지 않고
색칠공부만 많이 시키는지 궁금해 하고 학교가 재미없다고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닐 때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면
"몰라" "기억안나"라고 일관하던 제 아이는 요즘 가끔 학교에서의 일을
이야기해 줍니다.
"오늘 교과서 한 번도 안 봤어" "오늘은 선생님이 교실에 거의 안 계셨어"
그 동안 뭐했냐고 물어보면 "색칠했어" "책읽었어" 라고 답합니다.
늘 그렇게 바쁘시다 보니 다른 반과의 진도를 맞추느라 그러신지
평소 색칠하는 숙제만 내 주시다가 어느날 아이들이 제 시간에 잠을 들 수 없는 만큼
숙제를 내 주십니다.
어느날 받아쓰기 삼십개를 한꺼번에 하고는 채점도 아이들끼리 하게 합니다.
수학 시험도 보고는 아이들끼리 채점하게 합니다. 매번 답안지도 없이 말이지요.
아이들은 제멋대로 채점을 해 놓고
선생님은 '틀린 것 공책에 써오기' 숙제를 내 주시지요.
선생님이 바쁘시면 엄마들이 채점을 도와드릴까 해도 거절하십니다.
"그런 것(채점)도 배워야 한다" 고 하시면서요.
과연 1학년짜리 아이들이 자기가 쓴 것에도 자신이 없을텐데 친구의 것까지
채점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숙제는 천천히 해도 된다며 검사도 매번 하지 않습니다.
항상 '다문화'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학부모들의 상담도 거절하기 일쑤구요.
뭐, 외국인(늘 같은, 백인)엄마에겐 늘 너무나 친절하여
숙제 설명하는데도 삼십분, 한 시간씩 시간을 할애하시긴 합니다.
아무리 '외국인에 대한 배려'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도 전 화가 납니다.
전 학년을 다해도 스무명이 될까하는 외국인 아이들 때문에
우리 반 아이들이 늘 관심밖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참기 힘듭니다.
학습 능력이 조금 부족한 한 아이는 미처 필통을 챙겨가지 못해
받아쓰기를 하지 못한 적고 있고 (선생님은 연필을 찾고 있는 아이에게 뭐하냐고
야단만 치셨답니다.)
체육대회날 학교에서 나눠준 요구르트를 쏟은 아이에게는 "네가 닦아"라고
소리를 지르셨다고 합니다.
"열 셀 때까지 못하면 얻어 터질줄 알아" "나쁜 놈"(도대체 1학년이 얼마나 나쁜 짓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넌 왜 이렇게 버르장머리가 없니" 등등
아이들 마음에 상처줄 말들도 종종 하시고 (다 기억이 나지 않네요)
복도에서 조금만 떠들어도 등을 때리시고 한다는 것,,,
시끄럽다고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인사조차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등등은
더한 선생님들도 많으니 그러려니 넘어가려고 합니다만...
1학년 아이들 아홉시에 수업시작하면 열한시에 급식을 하러 갑니다.
공간이 부족하여 학년별로 돌아가며 먹으려니 그렇습니다.
시간표는 매일 네 시간씩 짜여 있습니다.
두 시간동안 네 시간의 수업도 무리이지만 쉬는 시간도 주지 않으면서
그나마 두 시간도 늘 다른 일로 바빠 아이들과 수업에 소홀하기만 한 선생님이 무서워
어느 엄마도 나서서 건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려 보려 해도 '다문화'에 집중해 계시는 분이
교장선생님이시기에 그조차도 망설여집니다.
어떤 사람은 열 명이상 모아 교장실로 가라고도 하고
공중전화로 익명으로 교장실로 전화를 해 보라고도 합니다.
제 아이는 다니기 싫다고 하면서도 상장도 타고 학교 생활을 무난히 해 나가고 있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건 아닐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네 아이의 일이 아니니 조금 더 참아라" "나서지 말아라" 저를 말립니다.
저는 지금 당장 제 아이가 당하는 일이 아니라고, 지금 당장 제 아이가 행복하다고 해서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고민을 합니다.
어떤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아님,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반 엄마들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가요?
쉬는 시간에 대한 어떤 규칙이 있는지 궁금해서 쓴 글이었는데
처음의 예정과는 달리 두서없이 너무 긴 글을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
|
|
|
학부모상담실
132
7
4
쉬는 시간이 따로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