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더 이상 학교폭력으로
아이들이 절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온통 CCTV얘기만 하고 있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사건이 드러날 때마다 만병통치약인양 CCTV가 해결해줄 것처럼 대책을 발표해왔다. 아이가 2년 동안이나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야한다. 아이는 아무도 해결해 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부가 그 수많은 학교폭력대책을 내놓고 학교에서 강력한 처벌을 표방하며 해결의지를 보였는데도 아이는 왜 아무에게도 도와달라고 말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한다. 아이가 죽음 밖에는 탈출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위험한 사회라는 증거이다.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교육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되고 있지만 교육당국의 대책은 여전히 아이들을 감시하고 사건이 일어난 후 약방문을 마련하는 근시안에 머물러 있다. 아이들이 극단적으로 삶을 포기하고 절망하는 이유를 정녕 모른다는 말인가?
학교폭력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가혹하리만큼 아이들을 성적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는 교육풍토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성적지상주의와 학벌위주의 사회가 아이들의 삶을 경쟁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아이들은 매일 숨 쉴 틈도 없는 학교 문화에 찌들어 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다른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문화를 새로이 바꾼다는 일은 장기적인 과제일 수 있으나 교육당국의 의지만으로도 첫발을 내디딜 수 있다. 경쟁을 빼놓고는 학교문화를 누리고 느낄 겨를이 없는 상태를 지속한다면 아이들은 계속해서 목숨을 끊을 것이다. 그런데도 계속 이 틀을 고집하는 정부의 강심장이 놀랍다. 박근혜 정부는 아이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정책을 표방하고 학교폭력을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제발 기존의 학교폭력 대책에 대한 반성의 토대위에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이제부터라도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자세를 바꾸어야한다. CCTV나 퇴직경찰과 군인들이 학교를 지켜낼 수 없다. 학교폭력에 대한 조사를 하고 설문조사를 해서 목숨을 버리는 아이들은 구해낼 수 없다. 이제나 저제나 내 아이가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할지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덜 수 있는 근본대책을 하루속히 수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학교, 교사, 학부모, 정부가 이 아이들을 위해 이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입시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하는 이 미친 행진을 멈추고 아이들이 편안하게 쉬고 놀고 서로 사랑할 시간과 공간을 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경쟁하기보다는 협동하는 방법과 생명의 소중함, 인권에 대해 배우고 익히도록 해야 한다.
2013년 3월 14일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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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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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더 이상 학교폭력으로 아이들이 절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