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13271

2006-11-08 15:03:17

최양희

급식모니터 활동 적극 추천합니다.

학교급식 모니터활동을 적극 추천합니다.
큰 애가 다니는 학교에 학교급식소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급식모니터를 하게 되었다. 거제시보건소에서 발급하는 보건증을 들고, 머리감고 아침 8시40분까지 해성중학교 급식소로 갔다. 복장은 간편하게 하고 손톱에 메니큐어는 지워야 하고, 반지는 빼야한다길래 뺐는데 아직 그 반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먼저 나와 준비하고 있는 급식소 어머니들께 인사를 하고 영양사의 안내를 받으며 급식소를 둘러보고, 가운을 걸치고 모자를 썼다. 나를 포함해서 3명의 급식모니터들은 영양사로부터이것저것 유의할 사항을 전달받고 위생장갑을 끼고 식재료를 검수했다.
먼저 당일 메뉴에 필요한 야채의 무게와 신선도를 확인했다. 신생아 종아리만한 양송이버섯, 빨갛고 반질반질한 사과, 탱글탱글한 양파, 파릇파릇 금방 밭에서 뽑은 듯 한 시금치, 깔끔하게 다듬어진 마늘등을 살펴본 결과 무게는 정확했고, 품질은 좋았다. 은근히 ‘오늘만 이렇게 좋은 재료를 사용 하는 것은 아니겠지’ 비딱한 생각을 하면서 살짝 물었더니 영양사는 멋쩍게 웃었다.
야채 검수가 끝나고 대기하고 있던 육류 차 에서 한우와 돼지삼겹살을 내려 무게를 달고 온도계로 온도를 측정했다. 중량이나 신선도에서 별 문제가 없었다. 검수가 끝나고 창고를 둘러보았다. 양념류 몇 가지와 쌀 포대가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양념이라도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주문하기 때문에 재고가 없었다. 도마, 고무장갑은 용도별로 색깔을 달리해서 소독기 안에 보관하고 있었다. 급식소에서는 점심 준비로 바빠지기 시작하고, 식재료 검수를 끝낸 우리들은 교장선생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하고 여러 가지 궁금한 것을 질문하기도 하고 학부모들의 생각을 전달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자주 오면 교장은 긴장할 수밖에 없으니 자주 와서  관심을 가져주셔야  학교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며 진솔하게 우리를 대해 주셔서 그동안 교장선생님들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편견을 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배식시간이 가까워지자 우리들은 교장실을 나와 급식소로 가서 아이들이 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시식을 했다.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돼지고기가 반찬으로 나와 반가웠고, 만두국과 특히 삼색나물이 맛이었다. 배불리 먹고 자리를 정리한 후  각자 한 가지 음식에 붙어서 배식을 시작했다.  한 명씩 한 명씩 얼굴을 보고 반찬을 담아 주고 싶었으나 정해진 시간에 많은 아이들이 식사를 해야 하니 손놀림을 빨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끔 아는 아이들을 만나면 반갑기도 했다.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더 주세요. 더 주세요.” 하는 아이들이 많아 잠깐 의아해 했는데 금방 이해가 되었다. 한참 크는 아이들이라..“ 오냐 오냐 많이 먹어라.” 라며 돼지고기 김치 두루치기를 듬뿍 담아주었다.
그 많던 돼지고기를 누가 다 먹었나?  오전 내 급식소 어머니들이 준비한 음식은 1학년들이 확 휩쓸고 가자 거의바닥이 볼일정도로 잔반이 남지 않았다. 음식량을 제대로 조절 하는것을 보니 역시 베테랑들이었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다른 날 보다  아침 일찍 나와야 했지만 마음은 흐믓 했다.
일 년에 한번 하루 반나절 우리아이 학교 급식소에서 식재료 검수하고 음식 배식하면서 아이들이 먹는 것을 내가 직접 먹어 보는 경험을 통해서 학교급식에 대한 신뢰감이 생기고 잠깐 봉사로 우리 아이들의 급식의 질이 향상된다면 이 또한 큰 보람이다. 꼭 한번 급식 모니터활동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