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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2 08:0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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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지부 |
 허점투성이 교육행정, 예산낭비 부른다(인천신문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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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투성이 교육행정, 예산낭비 부른다
인천시교육위원회 부의장 노현경
인천의 교육 예산을 심의하고 교육 행정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교육위원으로서 요즘 인천시교육청의 주먹구구식 엉성한 교육예산 편성 및 집행을 지켜보는 것은 한마디로 ‘고통’이다.
교육위원들은 한 푼의 교육예산도 낭비되지 않고 우리 아이들의 교육의 질 향상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적 타당성과 효율성을 꼼꼼히 검증, 심의하려고 한다.
그러나 부족한 예산을 쪼개서 알뜰하게 집행해야 할 교육청이 오히려 잘못된 교육 행정으로 인천 교육재정에 낭비와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필요한 만큼의 학교를 다 짓기에 턱 없이 부족한 교육예산을 보완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으로 학교를 짓기 시작했다. BTL 방식의 학교설립은 민간자본으로 우선 학교를 짓고 20년간 시설 임대료와 관리 운영비를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지난 2005~2007년 3년간 도입했던 학교 및 다목적 강당의 신축 방식이다.
인천의 경우 BTL 방식으로 인해 20년 뒤에 갚아야 할 비용만 26개교에 6천100억여원, 다목적 강당 42개까지 합치면 대략 8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비용이 들어가진 않지만 20년간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을 준다고 하여 그동안 적잖은 논란이 있어 왔다.
이런 경제적 부담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민간자본으로 학교를 지어야 한다면 시교육청은 협약부터 준공 승인까지 자체 재정으로 할 때보다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을 했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청은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을 뿐만 아니라 협약서조차 확인도 하지 않았다. 결국 이미 설치했어야 할 시설물에 대한 예산 신청을 다시 해 이중으로 교육 예산의 손실을 가져올 상황을 만들었다.
문제는 협약 내용에 설치키로 한 기본 시설물들이 누락됐는데도 무슨 영문인지 버젓이 준공이 승인되었다는 것이다. 협약서에는 설계, 시공, 감리, 준공까지의 모든 내용이 담겨 있고, 설계부터 준공까지 몇 단계의 검증과정을 거쳤을 텐데 어떻게 이런 누락 시공이 가능했는지, 또 업무 담당자 중 어느 누구도 그동안 이런 심각한 문제점을 왜 발견하지 못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작년에도 지은 지 4년 밖에 안 된 한 학교가 전면 바닥교체 공사비용을 추가경정 예산에 올려서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10개 신축학교에 대한 특별감사가 벌어졌고, 여러 학교의 부실공사와 공사비 과다지급 문제가 적발되어 회수조치하고 담당자들은 징계를 받았었다.
그런데 일 년이 안 돼 어떻게 이런 일이 반복해서 일어날 수 있는가. 도저히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고서는 이런 부실공사와 예산 낭비가 반복해서 발생할 수 없다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번 BTL 방식으로 지어진 학교의 누락시공에 대해 제대로 시공하지 않은 설계사, 시공사, 감리업체는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잘못과 책임은 이 모든 공사 과정을 철저하게 감독한 뒤 준공 승인을 냈어야 할 교육청에 있다. 교육청이 협약부터 눈을 부릅뜨고 감독했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따라서 교육당국은 그 책임을 통감하고 BTL 방식으로 지어진 학교 및 다목적 강당 공사를 다시 협약서와 대조해 누락, 부실 여부를 조사해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어려운 경제로 온 국민이 그 어느 때보다 고통을 겪고 있기에 정부가 나서서 예산의 조기집행까지 독려하는 한편에서는 이런 무책임하고 구멍 난 교육행정으로 아까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교육청은 학교 신축과 관련한 전면 재조사와 특별감사로 문제점을 낱낱이 밝혀서 재시공 요구는 물론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업체는 다시는 관급공사를 하지 못하도록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담당자에 대한 문책도 따라야 할 것이다. 그래야 다시는 교육현장에서 부실공사와 예산낭비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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