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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9 18:3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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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지부 |
 학력향상 선도학교의 성공 조건(인천저널 2011년 3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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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향상 선도학교의 성공 조건
인천시의원 노현경
이성적 인천시민이라면 모든 인천 학생들의 학력이 높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시민들의 마음이 이럴 진데 다수 시민의 표로 선출된 정치인들이 이러한 시민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현 인천 시장도 그러한 차원에서 교육에 정성을 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어떤 정치인이라도 어떤 교육 정책이 ‘학력향상선도학교’라는 이름을 붙이든 말든 관계없이, 어쩌면 아이들의 학력을 높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러한 정책들에 기꺼이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무튼 예산은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함께 마련하고 정책의 구체적 방안과 운영 및 관리는 교육 전문가인 시교육청이 담당하는 정책이 요즘 관심과 논란이 일고 있는 학력향성 선도학교이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인천시 학생 전체의 학력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특별한 자극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학교지원이라는 당근을 이용해 인천시 전체 학교에 어떤 자극을 주려는 정책을 시도할지 모른다.
인천시 전체의 학력향상을 위해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경쟁심’을 자극하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공정한 경쟁’이라는 개념이다. 이 ‘공정한 경쟁’ 개념은 신설학교이든 아니면 오랜 역사를 가진 학교이든 관계없이 모두 동일한 출발점에서 출발하게 하여 ‘우리 학교도 노력하면 잘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만드는 것이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귀족 가문의 자녀라 해서 50미터 앞에서 달리게 하고 평범한 사람의 자녀라 해서 50미터 뒤에서 달리게 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라 말할 수 없다. 이러한 경기는 50미터 뒤의 사람으로 하여금 달릴 의욕을 상실케 하여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리고 마침내 이것의 결과는 ‘경쟁 자체를 회피’하게 만든다.
그래서 학력향상 선도학교 정책은 선정된 10개 학교가 경쟁에서 승리하였다는 것을 선언해주는 것에 최종 목표를 둘 것이 아니라, 탈락한 다른 학교도 노력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만드는 것이 최종 정책 목표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신생학교나 역사적 전통을 가진 학교 모두 동일한 출발 선상에 서서 달리게 해주어야 한다. 유구한 전통이란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것이긴 하지만, 어떤 전통 있는 학교의 명예를 당연히 받아야할 특혜처럼 사용하려는 것은 공정 경쟁의 정신이 아닐 것이다.
공정한 경기란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이므로 결국 이것은 ‘기회의 평등’이란 중요한 개념에서 바꾸어 생각할 수 있는데, 이 개념은 민주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학력향상 선도학교가 이러한 개념의 선정 기준으로 만들어 졌는지 조심스럽게 살펴 보아야한다.
민주주의 시대에 맞지 않고 중세시대 혹은 조선시대에나 인정받던 엘리트주의 정신으로 ‘학력향상 선도학교’라는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원래 의도한 인천시 전체 학력 향상이 아니라 뛰어난 소수의 엘리트만을 키우는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되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엘리트 체육으로 성장한 운동선수가 세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국가의 명예를 높여 즐거움을 주긴 하겠지만 국민 전체의 건강 증진을 위한 생활체육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 만약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혹은 국민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기 위해 엘리트 체육을 육성한다면 생활체육 향상을 위한 것보다 훨씬 비용 대비 효과적이며 빠른 가시적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치면에서 따져보면 엘리트 체육보다 생활체육을 통해 만들어진 사회 구성원 전체의 건강과는 당연히 비교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우리의 교육도 마찬가지다. 분명 소수의 엘리트 교육도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 할 순 없지만 전체의 학력향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의 단점을 극복하고 민주주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기위해서 전체 시민의 의식 향상이 중요하듯이, 민주주의 시대의 교육을 위해서는 이번에 선정된 10개를 명문학교로 만드는 것이 ‘최종’ 정책 목표가 되어서는 아니 되고 선정된 10개교를 중간 목표로 삼고 선정되지 않은 나머지 학교의 학력 향상이 ‘정책적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신으로 선정 기준이 만들어지며 정책을 수정 보완해나간다면, 기존에 수없이 반복한 유사한 당근 정책들처럼 돈만 퍼주고 실패작으로 끝나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정책을 만드는 교육 관료들의 정신이 먼저 변화되어야 하며 기존의 교육 관념을 바꾸어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걸맞는 민주적 정신으로 교육을 새롭게 이해해야 하며 민주적인 공정 경쟁이란 개념을 마음속에 담아야 한다. 그때가 되어서야 인천시 전체 학생의 학력을 높이고자하는 본래 의도가 제대로 살아 날 수 있을 것이다. 관행처럼 지속된 과거의 개념으로 교육정책을 만들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의도로 출발했어도 어느새 시대에 뒤처진 낡은 과거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정신은 시대를 앞서 이미 저 앞으로 달리고 있는데, 이 아이들을 돕고자 교육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정신이 아직도 과거에 머물고 있다면 거기에서 무슨 선진 교육이 만들어 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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