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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3 00:2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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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지부 |
 '급식도 교육이다' (인천신문 칼럼 0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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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도 교육이다
노현경 인천시의원
이 제목으로 글을 쓴지 몇 년이 흘렀다. 그 당시 별로 주목받지 못한 주장이었지만 요즘 무상급식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세상의 빠른 변화에 다시금 놀란다.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오세훈 서울 시장은 빈부를 떠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상급식을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며 비난하고, 서울시 교육감은 이러한 무상급식을 ‘보편적 복지’라 말하고 있다.
오 시장의 주장은 선별된 가난한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을 하자는 것인데 이것은 ‘선택적 복지(selectivism)’에 해당되는 것이고, 서울시 교육감의 주장은 그러한 선별 없이 무상급식을 하자는 것으로 ‘보편적 복지(universalism)’에 해당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보험법은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복지에 해당되는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선택(별)주의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복지는 때로는 선택적으로 때로는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즉, 둘 중 하나만이 도덕적이고 나머지는 포퓰리즘이라 말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무상 급식을 선택주의에 기초하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포퓰리즘이라 비난하는 것은 지나친 이분법적 사고인 것이다. 무상 급식을 선택주의에 기초한 소수에게만 실시할 수도 있고, 보편주의에 기초해 다수에게 실시할 수도 있다. 무상급식 논쟁은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일 뿐이지 도덕적 비난의 대상은 아닌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우리나라 교육은 의무 교육이다. 법적 의무교육 기간을 중학교 3학년까지 정하고 있다. 이러한 의무 교육도 복지의 한 분야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보편주의에 기초한 복지’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중학교 의무 교육에 대해 누구도 가난한 사람에게만 의무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며 잘못된 것이라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법적 의무교육의 기간을 고등학교 이상 늘리자는 주장과 안 된다는 주장을 하는데 이러한 주장들의 가장 ‘기본적 전제는 충분한 예산 확보의 가능성’일 뿐이다.
무상 급식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예산이 확보가능하다면 보편적 무상급식도 가능할 것이고 예산이 부족하다면 선택적 무상 급식을 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예산이 전혀 없다면 무상 급식 자체가 불가능 할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해보면 무상 급식 논쟁은 예산이 확보 가능한 것인가 아닌가의 문제이지 선택적 복지가 도덕적인 것이고 보편적 복지가 비도덕적인 것이라는 이야기는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이제 필자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면, 무상 급식을 의무 교육의 관점으로 보자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교육 선진국으로 나가기위해서, 의무 교육을 조금씩 확대시켜온 것처럼, 급식을 포함하여 학교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기본적인 것을 조금씩 의무화 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한다.
우리보다 잘산다는 ‘일부’ 선진국이 하지 않기 때문에 안할 이유가 있는가. 우리가 앞선 무상 급식을 통하여 좀 더 먼저 선진 교육을 일찍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방식으로 아이들의 급식을 포함한 교육환경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것이 교육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올바른 모습이 아니겠는가.
보편적 무상 급식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여, 무상 급식 문제를 바람직하지 않은 정치적 대결 구도로 만들기 보다는, 나라의 미래를 교육 선진국으로 만들기 위해 보다 넓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큰 정치가로서의 갈 길이 아니겠는가. 진정 예산이 부족하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의무 교육을 확대 시켜왔듯이 보편적 무상 급식을 조금씩 확대 시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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