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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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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17:03:32, 조회 : 2,583, 추천 : 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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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과 자유’ 10집 발매를 기념하며 오는 12월 29일~31일까지 서울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콘서트가 열린다.
콘서트 수익금 일부를 참교육학부모회에 기부하는 안치환씨.
1남1녀를 둔 아버지이기도 한 안치환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많은 청소년들은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음악인으로의 삶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자연스러웠어요. 어릴때부터 노래를 잘하는 꼬마였고, 동네아줌마들이 노래시키면 부르고하는. 초등학교 졸업식날 큰형이 기타를 구해주었고, 기타를 고등학교때까지 갖고 놀았어요. 학교에서는 그냥 공부 열심히하고, 노래잘하고, 기타 잘치고... 소풍때 노래불러 연필타면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그런 학생이었어요. 대학가면 대학가요제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가니 기존에 생각했던 분위기가 아니었죠. 그러다 오리엔테이션때 노래공연했던 선배들이 좋아서 간 곳이 노래패 ‘울림터’였고 거기서부터 노래에 대한 나름 의 생각이 정리되었죠. 대학교 3학년부터 ‘새벽’이라는 대학노래연합팀에서 활동했었고 대학교 4학년때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만들고 발표했어요. 그 당시 6월항쟁과 맞물리면서 노래운동에 대한 대중적 수요를 만족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겠단 생각에 ‘노래를찾는사람들’을 결성하게 되었죠. 노찾사 2년활동 후에 좀 더 전문적인 음악 작업을 하고 싶어 혼자 나오게 되었어요. 졸업하면서 바로 노찾사에 들어가서 유학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다른 친구들 얘기는 남 얘기 같았죠.
- 음악인으로 꾸준히 활동하시고, 대중적 인기도 있는데, 음악인의 삶.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셨나요? 후회한 적은 없나요?
후회하거나, 음악하는 것 자체에 좌절하고 힘든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대중가요 시장에 들어와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려니 대중음악 시스템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어요. 노래운동이 시대적인 상황과 맞물려 프리미엄을 가지고 흥하던 시기에서 어느 정도 독재 시대가 끝나고 그런 음악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멀어지고 이념의 축이었던 것마저도 무너지고 그래서 혼란스러움이 한때 있었죠.
- 좋아하는 일을 죽을때까지 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런 부류중의 한 명일 것 같아요. 제 욕심이 있다면 저에 대해 타인이 정해놓은 이미지, 명칭에서 벗어나 진정한 뮤지션이 가야할 길을 묵묵히 가면서 대중에게 보여주고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 고인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진행형의 살아있는 뮤지션, 흐르는 물 같은 뮤지션이고 싶어요.
-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럼 안치환씨의 자녀는 어떤 아이로 성장했으면 하나요?
글쎄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어느 부모가 유치원때부터 사교육시장으로, 경쟁교육에 내보내고 싶겠어요. 어릴 때 맘껏 뛰놀고 풍부한 정서속에 자라고 공부도 좀 해서 대학에 가고 그때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꿈을 이룬다면 좋겠죠. 하지만, 이런 현실속에서 뭘 바라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들고 현재의 시스템에서 어떤 가치를 애기하면 뭐하나 싶어요. 학교가 원하는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겐 학교는 지옥이죠. 특별하게 능력이 좋은 아이들이 살아남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해요.
- 안치환씨가 생각하는 좋은 부모란?
저같은 부모만 아니면 됩니다.(웃음) 아이를 키우면서 교육적 문제에 대한 지식이 많았다면 어릴때부터 잘 키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아요. 요새는 정보력 가진 엄마, 관심없는 아빠, 학원비 내 줄 수 있는 돈 많은 조부모가 좋은 배경이라면서요? 저는 그냥 정보력을 안가져도 되는 엄마와 아이에게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쏟아도 되는 아빠, 돈이 없어도 존재 자체로 행복하고 존경받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될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바라는 학교(교육)의 모습은?
학교가요, 선생님은 아이를 다그치고 조이고, 그래서 더 공부를 시켜서 좋은 대학에 보내는 걸로 성과를 올리는 것에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생이라면 지식의 전달자는 기본이고 아이들의 정서와 인격, 아이들이 모른는 세상에 대한 전달, 철학이 곳곳에 묻어나고 그걸 가르쳐야 하는데 무엇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잖아요. 교육시스템이 선생님을 교관으로 축구팀의 코치처럼 몰고가기 때문에 진정한 선생님을 기대하는게 불가능한 시스템인거 같아요.
- 벌써 10집 앨범이 나왔네요. 10집이라는 의미가 남다를 텐데요.
9와 10은 느낌이 다르죠. 9집은 천왕봉 가기 전에 있는 반야봉이라면 10집은 천왕봉이라 할 수 있겠죠. 10이라는 의미가 20년 세월이 걸려 만들어진 숫자이기 때문에 개인적인으로도 의미가 있고요. 세상에는 천왕봉만 아니라 히말라야도 있는 거니까 계속 가야할 길은 있는 거지만 개인적으로 나름 잘 왔다고 생각해요. 보통 앨범에 10곡정도 넣는데 이번엔 시대적인 내용의 노래와 서정적인 노래를 나눠 2개의 앨범으로 냈어요.
‘개망초’는 지금 대중들의 모습이고 ‘그래, 나는 386이다’는 386의 어떤 추억과 지금의 삶과 희망에 대해서 세상에 외치고 싶은 내용, ‘마흔 즈음’은 40대 나이에 느끼는 자신에 대한 얘기, ‘떨림’은 우리 세대에 대한 위로와 응원곡, ‘어떤 유언’은 광우병 촛불집회를 같이 경험하면서 그 경험을 노래로 만든 것이고 ‘이무기’는 mb정권 지도층이란 인간들에 대한 느낌, ‘내 이름은 비정규직’과 ‘내 친구 그의 이름은’은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으로 만든 노래이고 ‘나는 노래하는 노동자다’는 제 스스로 노래하는 노동자라고 규정지으며 만든 노래예요.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노동자이고 노동자 의식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노동자가 처음부터 자신은 ‘노동자’라고 생각했을까요? 대부분 나는 ‘회사원이야’ 라고 생각하지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자본에 의한 억압과 핍박을 당하면서 투쟁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와 의식을 깨우는 일이었을 거고 그런 일이 있어야 노동자란 의식을 같게 되죠. 저는 노동자가 노동자란 의식을 가졌으면 해요.
2부는 서정적인 노래예요. ‘오늘이 좋다’는 20년만에 동창회하고 나서 느낌을 적은 것인데 각자 다양한 삶을 살고 있지만 현대사회의 많은 굵직한 일들을 겪어오고 앞으로 겪어갈 나이인데 태평성대를 사는 것보다 오늘의 우리를 사는게 좋다는 그런 말이예요. 나머지는 다 지질한 사랑노래들이예요.(웃음) 앨범 자켓 사진은 모두 공연때 팬들이 찍어준 사진이구요.
-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나의 경험이 녹아 있는 노래가 좋아요. 각 앨범마다 그런 노래들이 한두 곡 있어요. 3집의 고백, 4집의 고향집에서, 너를 사랑한 이유 등등.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는 노래를 부를때면 부르는 사람의 느낌이 진해지죠.
- 대중에게 뮤지션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저는 노래운동을 하던 때부터 대중음반 시스템에 진입하고 나서 지금까지 남았죠.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나 ‘ 철의노동자’를 만든 안치환부터 ‘내가만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만든 안치환까지 노래 소재의 스펙트럼이 넓다고 생각해요. 기존 대중가요는 남녀의 시시콜콜한 사랑에 대한 주제-물론 사랑은 인류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실천해나갈 가치이지만-가 99.9%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그것만이 노래 주제여야 할까요? 인간이 살아가면서 다양한 주제들의 노래, 다양한 정서와 노래에 대한 취향을 충족시키면서 일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그러한 작은 몸짓이라고 할 수 있죠. 다양한 정서와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노래를 제공한다는 것도 노래운동의 길이자 주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시대에는.
예전 노래운동의 주제가 독재타도, 민주화였는데 사회가 어느정도 민주화되면서 노래운동이 끝난 것 마냥 얘기하지만 노래운동이 가야할 길은 그 다음부터였다고 생각해요. 언제나 주님만 찬양하는 찬송가의 일률적인 가사는 교회 밖 사람에게는 설득력 없고 거부감만 주듯이, 노래운동도 혁명, 투쟁의 천편일률적인 가사만으로는 대중들의 귀를 잡아들일 수 없었어요. 노래운동했던 우리들의 능력이 부족했기도 했고, 그걸 간과했던 부분도 있었죠. 지금도 점점 심해지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과 자본 노동과 자본, 환경의 문제, 분단과 평화의 문제 얘기들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회임에도 그런 얘기들을 뮤지션들이 잘 안하기 때문에 기형적인 대중가요의 흐름이 계속된다고 봐요. 좀 거창하지만 그런 얘기를 할 사람들은 뮤지션이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어가고 있지만 사회변화의 동력은 젊은 세대들인데 많은 뮤지션들이 그런 얘길 한다면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아닌 그 계란이 쇳덩이가 될 수 있지 않겠어요? 다양함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대중가요의 축복이고 대중들에게는 행운이죠. 그런 친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참교육학부모회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참교육학부모회 알고 있어요. 티브이에 자주 나오시잖아요.(웃음) 전교조 선생님들 노래패와 함께할 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란 노래도 만들었었는데 짧게, 힘내시라는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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