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친환경급식조례 대법원 제소 방침 ‘철회’
12일 “문제 조항 자율적 조정 기대” 밝혀…친환경 급식 내년부터 본격 시행 ‘시동’
이재홍 기자 chjhlee2000@hanmail.net
2004년 08월 12일 12:25:06 친환경급식조례 중 ‘ 친환경농산물’과 ‘우리농산물’ 문구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며 대법원 소송방침을 밝혔던 행정자치부가 기관소송방침을 공식 철회했다.
이에 따라 올 1월 주민 1만1000여명의 발의를 거친 후 도의회 의결과 도지사의 재의요구, 그리고 도의회의 재의결로 진통을 거듭해 온 ''제주도친환경우리농산물 학교급식사용에 관한 지원조례(친환경급식조례)''가 사실상 확정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7월16일 제주도의회가 재의결하고 같은 달 21일 제주도지사가 공포한 친환경 급식조례에 대한 기관소송 시한 마지막날인 12일 “대법원에 제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이날 ‘제주의 소리’와 통화에서 “당초에는 친환경급식조례안이 WTO 규정에 위배돼 대법원에 제소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제주도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제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친환경급식조례는 주민들이 어렵게 서명을 받아 발의한 안이며, 도의회에서도 심의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처음 도입단계인 만큼 행자부가 이를 대법원에 제소하는 것보다는 도가 도의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상위법률에 위배되지 않도록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질적인 운영은 우리농산물로 공급하되 위배성 여부에 대해서만 다시 개정할 수 있도록 제주도 차원에서 조정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정자치부가 친환경급식조례에 대한 제소방침을 공식적으로 철회함에 따라 지난달 21일 제주도지사가 공포, 이미 시행에 들어간 친환경 급식조례는 이제 법률적 논쟁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
제주도는 행정자치부가 소송철회 방침을 밝힘에 따라 친환경급식 조례안에 대한 조정안을 마련, 도의회와 친환경급식연대 등과 협의를 벌어나갈 준비에 착수했다.
제주도가 마련 중인 친환경급식 조례안에 대한 조정안은 당초 문제가 됐던 ‘친환경농산물’과 ‘우리농산물’ 표현은 그대로 두되, 단서 조항으로 ‘WTO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는 조항을 삽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농산물’과 ‘우리농산물’을 ‘국내에서 생산된 농∙수∙축산물’로 규정하고 있는 내용 중 ‘수산물’을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WTO 규정상 불가피 한 경우 특정 금액 범위 내에서 농∙축산물에 대해서는 자국산 원자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고 있으나 수산물에 대해서는 예외규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급식조례는 학교급식으로 제공되는 ''친환경 농산물''과 ''우리농산물''을 ''국내에서 생산된 농•수•축산물''로 규정해 학교급식 재료로 이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한편, 필요한 경비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행자부는 GATT 제3조 4항은 외국산품에 대해 ''국내 원산의 동종 산품에 부여하고 있는 대우보다 불리하지 아니한 대우를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친환경 급식조례안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 GATT를 위반했다며 재의를 요구하고, 도의회가 재의결 할 경우 대법원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진희종 친환경급식연대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 “행자부가 전향적인 자세로 제주도민들이 직접 발의한 조례안을 받아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녀들에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려는 도민들의 염원이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수 있게 돼 학부모 입장에서 이를 크게 환영하며, 이를 계기로 친환경 농업이 발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환영했다.
진희종 사무처장은 “친환경 급식조례 시행의 걸림돌이었던 대법원 제소가 해소된 만큼 이제는 내년도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 시민단체 차원에서도 제주도와 머리를 맞대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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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제주급식조레 제소 철회 _2004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