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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9 01:3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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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부사무처 |
 [논평] 작년 겨울, 한 표의 가격은 얼마였는가?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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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작년 겨울, 한 표의 가격은 얼마였는가?
- 무책임한 감세 법안, 3%의 국민에게 37조원을 몰아주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이제 만 1년이 지났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한나라당은 2009년 예산을 법적으로 뒷받침 할 종합부동산세와 법인세 등 감세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가히 해외 토픽 감이던 ‘전기톱’을 동원한 국회의 몸싸움 덕분에 쉽게 잊어지고 말았지만, 이번 감세 입법은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를 안고 있다. 우리는 이번 ‘감세 입법’들에 담긴 의미를 이명박 대통령 당선 1년과 관련해 추적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작년 겨울, 이명박을 찍었던 그 한 표는 우리에게 결국 얼마짜리 한 표였을까?
첫째, 감세 혜택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는 편중성 문제이다.
감세 법안의 통과로 인해 나타날 세수 감소는 향후 5년 동안 8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국회 예산정책처가 추산하는 규모로 정부가 주장하는 21조원 규모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수치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계산 방법의 차이로 보아 넘기기에는 너무나 커다란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감세는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세수 감소 외에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감세 혜택이 3% 미만의 부유층(감세 혜택의 45.6%)과 0.3%의 대기업(감세혜택의 30.5%)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감세혜택의 편중성을 복지국가 소사이어티가 계산해 본 결과, 우리가 지난겨울에 현직 대통령을 뽑기 위해 한 일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694만 원씩의 자기 수입을 갹출하여 3%의 부유층에게 37.6조원을 몰아주는 결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는 결국 작년 겨울에 자신의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혜택을 포기하고, 잘 사는 분들에게 더 보태주는데 동의한다는 표를 찍은 것이다.
각종 물가상승과 유가상승, 환율변동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다수 국민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가만히 있어도 화폐가치 하락으로 인한 가처분 소득의 감소가 동반되는 판국에 이러한 감세 혜택의 편중은 대다수 중산층, 서민들에게 더욱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둘째, 감세에 의한 조세부담의 미래 전가이다.
감세를 한다고 정부 재정운용의 총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국채발행을 통해 결국 부족한 세수를 충족시킬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미 건설기업의 배만 불릴 각종 경기 부양책을 공언 한 바 있다. 정부의 적자 국채 발행은 이제 매년 20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계산상으로는 상위 고소득자 3%를 제외한 4700만 명 정도의 전 국민이 매년 20조원의 국채를 상환하려면 이자를 빼고도 원금만 425,531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이 금액이 바로 우리가 미래 세대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 된다.
결국 작년 겨울 우리가 현 대통령에게 던진 한 표는 현재 중, 고등학교를 다니는 우리 아이들과, 매년 태어나는 아기들에게 42만 원씩의 추가 부담을 지우는 결정이었다.
또 부족한 세수를 공기업 자산매각으로 매우기 위해 추진될 공기업의 민영화 역시 차기에 집권할 정부와 다음 세대가 나누어져야 한다. 이것은 이전 세대들이 쌓아놓은 國富를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민간 기업들에게 몰아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암울한 전망 앞에서 경제정책 담당자들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 정부에서 균형 재정을 핑계로 복지의 확대에 그렇게 반대하던 재경부 관리들은 모두 쌀 직불금에 숨을 죽이고 사라져 버렸는가? 그렇게 금과옥조처럼 강조하던 ‘중기 재정계획’은 대통령의 한마디에, 한 치의 저항도 없이 그렇게 쉽게 버릴 수 있는 것이었던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셋째, 감세구조의 지속성 문제이다.
OECD 국가의 평균 조세부담율은 평균 26.9%임에 비해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22.7% 수준으로 4.1%나 낮다. 이는 교육, 보육, 주택, 노후 보장의 대부분을 우리가 직접 생활비에서 부담하여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정부여당의 감세입법은 이런 낮은 조세부담률 속에서 강행된 것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율은 한번 내려가면 다시 올리기가 상당히 힘들다. 또 올린다하여도 갑작스럽게 상당한 비율을 인상할 수 없어, 정상세율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한번 감세구조가 정착해버리면 향후 누가 집권하더라도 과도한 국가 부채와 세수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정책을 펼 수 없게 된다. 살기 좋은 복지국가의 건설은 더욱 요원해지는 것이다.
결국, 이번에 도입된 감세 입법은 감세 혜택의 편중성, 부담의 전가성, 감세 구조의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극히 심사숙고 했어야 할 중요한 결정이었다. 어쩌면 작년 겨울,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그 한 표는 연대 보증 서류에 서명을 한 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우리의 미래를 압박할지 모른다.
2008. 12. 26
(사단법인)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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