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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9 23: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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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부사무처 |
 국제中_설립_재추진…어떻게보십니까.hwp (42.5 KB), Download : 1241 |
 국제中 설립 재추진…어떻게보십니까 -<세계일보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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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中 설립 재추진…어떻게보십니까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영어와 국제 관련 수업을 확대한 국제중학교 설립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논란이 뜨겁다. 일부에선 “국제화·정보화 시대를 선도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조기 유학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을 나타내지만 “중학교 입시 부활과 초등교육 파행, 사교육비 증가가 우려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본다.
특수재능 가진 학생 선발 체계 갖춘다면 바람직
김명수 한국교원대 교수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인재 육성’을 설립 취지로 하여 일반 교과과정의 절반 이상을 영어로 가르치는 국제중학교의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 또한 크다. 현재 우리의 교육체제는 중학교까지 보통교육 중심의 의무교육으로 돼 있기 때문에 특수 재능을 지닌 학생을 위한 교육이 국내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런 재능을 지닌 학생은 일반 학교에서 길러내는 것이 대단히 어려우므로 특수한 학교 상황에서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현행 의무교육체제를 허물지 않고 특수 재능을 지닌 학생을 전문적 능력을 갖춘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국제중학교와 같은 학교의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교육의 기회가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주어져야 하지만 또한 다르게도 주어져야 한다. 횡적인 평등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능력과 개성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적인 평등 역시 중요하다. 이러한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할 수 없는 우리의 현재 상황에서 학교선택제를 통해 교육권을 보장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를 덜어주기 위해서 국제중학교는 일반적인 지적 능력 중심의 선발을 지양하고, 진정한 의미에서 특수 재능을 판별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을 통해 특수 재능을 지닌 학생이 선발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국제중학교의 입학에서 재능을 지닌 소외계층 자녀에 대해 반드시 일정 부분을 고려해야 함은 불문가지이다.
현 교육여건상 엘리트 귀족학교로 전락 가능성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학교의 설립 취지를 지금까지의 평준화 교육에서 되살리지 않았던 교육의 수월성 추구와 국제화된 감각과 소양을 갖춘 인재 양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나름대로 정책적 정당성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정책 추진이 졸속행정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책의 실효성 및 타당성 연구와 전문가 토론회를 통한 자문 과정이나 공청회를 통한 여론 수렴 과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추진을 발표하고 난 다음날 영어 몰입교육의 교육 효과성 연구용역을 발주하겠다고 하는 것은 완전히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둘째, 특정 정책을 도입해 추진하려면 정책적 결과를 충분히 예측해야만 하는데, 국제중학교 신설 및 운영은 현재의 과도한 교육열을 데우고 사교육비를 증가시킬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우리의 모든 교육정책은 내용상 정당해 보이지만 입시 위주 교육이라는 현실 앞에 그 기능과 존립이 수없이 왜곡되었다.
셋째, 국제중학교는 형식상 특성화 교육 기관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엘리트 귀족학교’에 가깝다. 의무교육 단계에서의 조기 선발 유형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도 역행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입학 준비에서 교육적 수혜층과 소외층이 확연히 갈라질 것이다.
넷째, 풍부하고 다양한 경험에 기초해야만 안정된 인성 발달이 가능하다. 국제중학교와 같이 계층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면 다른 계층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 교육은 교과서만을 소재로 삼는 것이 아닌 것이다.
저소득층 정원쿼터 늘려 귀족학교 비판 막아야
김한석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지금 우리 교육의 화두는 단연 ‘자율’과 ‘경쟁’이다. 공정택 교육감이 민선 교육감으로 당선된 직후부터 시작된 교육 개혁의 시동은 국제중학교 신설과 학교 선택제로 이어지면서 더욱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국제중학교는 서울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왜냐하면 평준화 정책으로 저하된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단위학교 교육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지적하듯 국가 경쟁력 향상은 우수한 인적 자원의 양성과 직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온전히 교육의 몫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와 경쟁하고, 세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교육비 증가와 학교 서열화를 경계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우선 사교육 시장을 억제하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강력히 실천해야 한다. 아울러 초등학교에서부터 입시지옥에 빠지지 않도록 사교육 시장에 대한 철저한 지도단속과 제도적 보완이 마련돼야 하며 방과후 학교를 비롯한 학교 교육의 내실화를 통해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히 국제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물론 서울시교육청은 모집정원의 7.5%는 저소득층 자녀를 선발하도록 했지만 이를 상향조정해 좀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여러 장학제도를 신설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초등생까지 조기유학·사교육의 늪으로 밀어넣나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회장
또다시 우리 교육이 국제중학교 설립 문제로 혼란스럽다. 잠잠할 날이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주변의 한 아이가 경기도 소재 국제중학교에 입학했다. 부모는 아이의 국제중학교 입학을 위해 한 달에 150만원씩 사교육비를 지출했다고 한다. 그 아이 부모는 그 정도의 사교육비를 써야 부모 노릇했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두 아이를 키우며 제대로 된 부모 노릇 하려면 한 달에 30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요즘 ‘아빠의 지원과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경제력 있는 할아버지’가 국제중학교를 거쳐 특목고에 입학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한다. 고액의 사교육과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조기 유학이나 어학 연수를 다녀와야 하는 것은 국제중학교 입학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국제분야 교육 기회 제공으로 조기 유학 욕구를 수용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국제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그리고 영어 몰입수업을 소화하기 위해 조기 유학은 필수라는 인식이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더 확대시키고 있다.
결국 사회·경제적 여건이 취약한 수많은 학생이 초등학교에서부터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자신의 꿈을 접어야 한다. 교육정책이나 제도는 그 교육적 타당성에 의해 결정돼야지 일부 특권층 학부모의 교육적 기호나 편의를 위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1% 소수 특권층 자녀를 위해 99% 초등학생들을 희생시키는 ‘귀족학교’ 국제중학교 설립의 교육적 타당성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회장
정리=황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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