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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자율화 = 등록금 자율화? -한국일보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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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율화 = 등록금 자율화?
한국일보|기사입력 2008-01-27 19:18 |최종수정2008-01-28 00:27
학교측 10% 안팎 인상안에 학생 반발… 대학가는 지금 투쟁중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이모(23ㆍ여ㆍ컴퓨터공학 4년)씨는 올해도 천정부지로 치솟을 등록금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학교 측의 인상안대로라면 1년에 등록금만 1,000만원 가까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나도 그렇지만 대학 자율화 분위기 때문에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동생은 엄청난 등록금을 내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상폭을 두고 각 대학에서 학교와 학생의 힘 겨루기가 한창인 가운데 차기 정부의 대학 자율화 방침에 따라 앞으로 등록금도 ‘자율화’돼 대폭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커지고 있다.
27일 전국 대학들에 따르면 상당수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10% 안팎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하며 학생 대표들과 한창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9~10% 정도 등록금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내달 취임을 앞둔 김한중(60) 신임 총장이 “경쟁 대학 수준의 등록금 인상”을 공언해 학생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5.8%보다 크게 오른 8.3% 인상을 학생 측에 제시해 총학생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한양대 학생들은 학교 측의 8.06% 인상안을 거부하고 고지서 발송 연기를 요구했다. 이밖에 경북대(14%), 건국대(12%), 상명대(10.98%), 한국외대(10.6%) 등도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교대 25%, 강원대 24% 등 10%를 훌쩍 뛰어넘는 학교도 적지 않다.
학부모 단체나 학생들은 이명박 당선인이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내년에는 대학가 등록금이 수직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선 대학 자율화 흐름으로 교육인적자원부의 ‘물가인상률을 고려한 인상’이라는 심리적 가이드라인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부는 1989년 사립대, 2003년 국립대에 등록금 책정 자율권을 줬지만, 매년‘학생 부담 완화를 위해 등록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학교에 보내 왔다. 겉모양은 권고지만 돈줄을 쥔 교육부의 입김을 일선 대학들이 모른 체할 수만은 없었던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대학 행정 대부분이 대학교육협의회로 넘어가면 등록금의 고삐까지 풀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능점수 공개 등으로 대학의 성적별 서열화가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학들이 우수 신입생 유치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장학금 수혜 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고,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 인상으로 재원을 마련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다.
고려대 경영대의 경우 지난해 10월 “등록금을 2배 올리는 대신 장학금 수혜폭을 확대해 우수 인재를 모은다”는 장하성 학장의 구상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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