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깨끗한 학교 위해서는 ‘경제적 가치 우선’ 의식 바뀌어야” 2007/05/07 16:32
(http://blog.naver.com/kicac/80037679565)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박이선수석부회장
-2004 고양두레생활협동조합 이사장
-2005 고양 백신중학교 운영위원장
-2005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정책위원장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이하 참교육학부모회)에는 15개 지부, 40개 지회에 걸쳐 1만여 명의 학부모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교사와 더불어 교육현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교복 공동구매, 학교 도서관 및 상담실 개설 및 운영, 학교 급식 등 다양한 학교 내의 일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1989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왔으니 벌써 18여 년 동안 학교 현장의 다양한 문제점에 대응해 온 것이다. 그 동안 학교 현장도 참 많이 바뀌었다. 수차례 정부 차원의 교육정책이 바뀌었고, 입시 제도가 바뀐 것까지 포함하면 변화의 속도는 빨랐다. 학교 현장도 변화를 피해가지 않았다. 박이선 수석부회장은 “한때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촌지 문화’는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사라진 촌지, 여전한 찬조금
박 부회장은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이 깨끗하고 투명한 곳이라는 인식은 없다”고 지적했다. 왜일까. “학기초에 학부모들끼리 모이자고 하면 꺼리는 사람이 아직도 많아요. 특히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학부모의 경우는 더하죠. 의례히 각종 명목으로 돈을 거두겠거니, 생각하고 나가지 않게 됩니다. 몇몇 학부모가 전체 학부모의 의사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특히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에서는 이 문제가 심각해요.”
명목은 다양하다. 야간 자율학습을 강제하고, 이를 감독하는 교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전하는 돈, 사립학원의 모의고사를 치르기 위해 휴일 학교에 나오는 교사에게 주는 돈, 식사비 등. 업무가 끝난 뒤에도 계속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하는 교사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자발적으로 거둬들이는 돈이지만 한 해에 1억원 가까운 돈이 이렇게 모인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를 '불법 찬조금'으로 규정한다. 경제적으로 환산되는 가치가 학교와 학교 교육을 병들게 하고, 경제가 어려운 학부모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말 그대로 자율적으로 하면 되는 거죠. 입시와 학교교육이 분리되어야 하고, 입시도 학교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거예요. 과도하게 학생들을 경쟁시키고 있으니까요. 천천히, 교육에 대한 전체적인 의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는 참교육학부모회가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 부회장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이고, 돈을 낸 만큼만 잘 해주면 된다는 인식이 많다”라고 고민의 일단을 꺼내놓았다. “그전까지는 육성회, 사친회 등이 학교 시설을 경제적으로 후원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1990년대 학교운영위가 생기면서 상황이 바뀌었어요. 그러면서도 찬조금 액수는 점점 높아지고 있으니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 단체도 학부모가 학교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청렴위와 함께 할 수 있는 일 많아지길”
한편 박 부회장은 “교사나 학부모나 모두 학교 현장 내의 부패지수가 높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점도 지적했다. 얼마 전 사회문제화 됐던 학교급식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강당을 새로 짓고, 교문을 다시 세우는 등에 쓰이는 예산 등이 그것이다. 학교운영위가 예산·결산을 심의하지만, 의결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자료를 요구해도 거부당하기 일쑤란 것이다.
박이선 수석부회장은 “불법 찬조금 근절, 학교예산 감시 등 학교를 보다 투명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할 일이 많다”라며 청렴위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기를 희망했다.
“청렴위가 하는 일이 사회 전체의 부패지수를 낮추고, 세금을 쓰는 공무원 조직이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잖아요. 학교 현장 내에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으로 청렴위의 활동이 보다 구체적인 현실에 접목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그런 일에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청렴위의 활동이 많이 알려졌으면 하네요. 아직까지 많은 시민들이 청렴위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거든요.”
글 사진 이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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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청렴위원회 인터뷰- 박이선수석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