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 ‘입학 장사금’ 공무원들도 받아썼다
교장이 교육청·구청 등에 현금로비
검찰, 정황 잡고도 ‘뇌물’ 기소안해
사립 초등학교 교장이 ‘입학 장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뒤 교육청, 구청, 경찰서 등에 수시로 현금을 건넨 정황이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은 범죄를 입증할 만한 진술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금품 수수자를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상규 판사는 서울 ㅎ초등학교 조아무개(64) 전 교장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조 전 교장이 2008년부터 2년 동안 입학·전학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100만~1000만원씩을 받아 1억6393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 가운데 7122만원을 유용한 혐의가 인정됐다.
조 전 교장의 현금 로비 행태는 판결문을 통해서야 뒤늦게 드러났다. 조 전 교장의 판결문에는 비자금의 사용처가 ‘상급청 로비’ 항목으로 상세히 기재됐다. 금품 수수자로 ‘교육청, 교육청 시설과, 교육청 식대, 성동구청, 성동경찰서, 성동경찰서 정보과, 교육장, 장학사, 김 국장님(추첨)’ 등이 지목됐고 액수는 최소 1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 합계 1216만8000원이었다. 비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는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비자금 장부를 통해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상급청 로비’ 부분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입학 장사’로 조성된 비자금이 공무원들에게 현금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법원 판결로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기석)는 조 전 교장을 횡령 혐의로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조 전 교장이 수십만원 정도의 소액 부분은 “기관 협조 차원에서 건넨 식사비”라고 밝혔지만, 수백만원대의 거액은 “내가 개인적으로 쓰려고 가져가면서 장부를 정리한 직원에게 로비 자금이라고 거짓말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교장이 ‘리스트는 사실과 다르게 기재가 됐다’고 하고, 금품 수수가 의심되는 사람은 부인을 했던 사안”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확인 가능한 부분은 다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황춘화 기자 dokbul@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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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초 ‘입학 장사금’ 공무원들도 받아썼다(한겨레신문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