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열반·놀토 등교…초등생까지 ‘성적경쟁’
경북 23곳서 일제고사 대비 수준별 수업…교육청이 지원
경북 구미시 한 초등학교가 이달 말부터 쉬는 토요일에도 6학년 학생들을 등교시켜 ‘일제고사’에 대비하도록 할 계획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초등학생들까지 이른바 ‘우열반’으로 나눠 영어·수학 수업을 하도록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어린 초등학생들마저 지나친 성적 경쟁으로 내몬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미의 한 초등학교는 3월 말부터 6학년 학생들을 ‘놀토’에도 등교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7월12일로 예정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해 평가 대상인 6학년생들만 학교에 따로 불러 시험 준비를 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학교 교감은 9일 “시험에 대비하려면 쉬는 토요일에도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동 일부 초등학교들은 지난해 이미 ‘놀토’에 학생들을 등교시켜 학력평가 대비 공부를 시킨 바 있다.
경북지역 일부 초등학교는 새 학기에 영어·수학과목에 대한 수준별 이동수업을 시작했다. 초등학생들을 학력 수준에 따라 ‘우열반’으로 갈라 수업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최근 도내 초등학교 460곳 가운데 23곳의 신청을 받아 수준별 이동수업에 필요한 강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두 학급을 세 학급으로, 또는 세 학급을 네 학급으로 나누면서 담임책임제인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부족하자 강사들이 일부 학급 수업을 맡는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8일 일제고사 방식으로 모든 학교들에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치르도록 했고, 학교들의 성적을 모으는 중이다. 이용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 대변인은 “우열반 편성은 어린 학생들에게 치명적 상처를 안기고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일제고사가 학교 평가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자 경북도교육청이 학교끼리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도교육청 한 장학사는 “수준별로 수업하면 실력에 맞는 수업을 할 수 있고, 교사당 학생 수도 줄어 학력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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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열반·놀토 등교…초등생까지 ‘성적경쟁’ (한겨레신문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