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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00:39: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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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말 발표 입시안(案)과 비슷 '무늬만 입학사정관' -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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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발표 입시안(案)과 비슷 '무늬만 입학사정관'
기사입력 2009-03-16 03:34
대부분 전문성 떨어져 서류전형·면접에 참여
정부 예산 따내려 대학들 경쟁적 도입 2~3년 후나 본격 시행
주요 대학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고3 교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당장 입시를 코앞에 두었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입시는 적어도 3년 전에 예고해줘야 학생들이 충실히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본지가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대학들의 입시안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작년 말 발표한 2010학년도 입학전형과 같고, 다만 전형과정 중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부분이 추가·확대된 정도다.
그런데도 대학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일제히 확대해 발표한 것은 정부의 입학사정관제 지원 예산(236억원)을 받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많다. 교육과학기술부는 40개 대학에 입학사정관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학교별로 차등을 두겠다고 했다. 이것이 대학들의 '예산 따내기' 경쟁으로 이어졌고, '무늬만 입학사정관'인 전형 발표를 양산했다는 것이다.
◆작년 말 발표와 비슷한데…
성균관대는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626명을 뽑겠다고 했다. 세부 전형 유형은 글로벌리더·과학인재·동양학인재·나라사랑·사회봉사·예체능 전형 등이다. 하지만 이는 작년 말 성균관대가 공개한 입시안에 포함된 전형들이고, 전형 요소도 학생부·서류평가·면접으로, 작년 말 발표한 내용 그대로다. 단, 성균관대는 "서류평가 과정에 입학사정관이 포함된다"고 밝힌 점이 바뀐 점이다.
고려대는 학생부 우수자·WORLD KU·세계선도인재·과학영재·사회공헌자 전형 등을 입학사정관제로 뽑겠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지난해 말 고려대가 발표한 수시 특별전형 그대로다. 고려대는 "서류평가·심층면접에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게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609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연세대는 언더우드국제대학·사회기여자·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등이 입학사정관제라고 발표했다. 이 전형들은 지난해 말 수시 전형 유형으로 발표됐던 내용이다. 연세대는 "이들 전형에서는 사정관이 서류 및 면접평가를 담당한다"고 밝혔다. 단, 이번에 새로 추가된 '진리·자유 전형'(344명)은 학생부 교과 성적으로 정원의 2배수를 뽑고, 이후 서류만으로 50%(172명)를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 50%는 서류·면접으로 선발한다고 밝혔다.
1031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한 한양대의 경우, 순수한 의미의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는 인원은 120명이다. 나머지는 사정관이 서류 전형 등에 관여하는 과정에 포함됐다.
한 입시전문가는 "대부분 대학이 작년 말에 발표한 입시 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입학사정관 전형이라고 발표하면서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3, 지금처럼 준비해라
대학 입학처장들은 "현재 고3·고2 학생은 입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태열 고려대 입학처장은 "올해와 내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은 예년의 입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고3 학생들은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올해 입학사정관제는 성적을 기본으로 하되 서류·면접의 반영 비율을 늘렸다"고 말했다. 한양대 오성근 입학처장도 "올해는 면접에 입학사정관이 참여해 학생부 비(非)교과 영역을 질문하는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학들이 발표한 입학사정관 전형은 대부분 수시 특별전형에 집중돼 있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지금까지 특별전형을 준비했던 수험생들은 면접이 예년보다 강화됐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학생부·서류전형·면접 등으로 이뤄지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기존의 특별전형의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고3 학생들은 원래 시험준비를 해 오던 대로 공부를 하면 된다.
◆고1부터 입학사정관제 본격 적용
대학들은 "올해는 본격 도입 첫 단계이므로 입학사정관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는 사정관이 입시의 전 단계에 참여하며 학생의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입시제도다.
대학들은 당장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기에 사정관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공정성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이태규 입학처장은 "학생의 비교과 영역을 잘 판단할 수 있도록 사정관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양대 오성근 입학처장도 "입학사정관제를 제대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사정관 양성이 급선무이며, 교내에 입학사정관 전문교육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다단계 전형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대학들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사정관이 입학을 좌우하는 본래 의미의 입학사정관제는 2~3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1 이하 학생들이 해당된다. 따라서 고1 이하 학생들은 학생부에 기재된 봉사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특기사항이 입시에서 주요한 평가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대학에 입학사정관제가 실시되는 것은 아니다. 3년 뒤엔 전국 200여개 대학 중 40여개 대학이 정원의 20% 정도 범위 안에서 이 제도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교과부는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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