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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71
2011-08-01 09:47:04
본부사무처
0729김재철논평[1].hwp (28.0 KB), Download : 846
[ 논평 ] 김재철 사장님 안녕히 가세요
[ 논평 ]  김재철 사장님 안녕히 가세요

김재철 사장은 공영방송 MBC의 사유화/사영화를 목표로 활약해왔다. 조인트 논란 속에 작년 2월 취임한지 1년 반이 지났다. MBC 사영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이고, 김재철 사장 후임 인사가 거론된 적이 없는데 돌출 행동을 하다니 의아할 따름이다. 김재철 사장의 사표 제출은 우발적으로 보이지만, 어쨌거나 공영방송 MBC를 유린해온 현행 당사자라는 점에서 사표 제출을 환영하지 않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현행 법제도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는데 있어 커다란 약점이 있다. 이병순 사장 이후 김인규 사장이 일관되게 공영방송 KBS를 관제방송으로 변모시켰듯이, 김재철 사장 이후 얼굴만 바뀐 제2의 김재철 사장이 키를 쥔다 해봐야 달라질 것은 없다. 오히려 김재철 사장보다 더 강력하게 집권 막판 청와대의 의중을 관철하는 인물의 등장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재철 사장에게 부여된 임무는 공영방송 프로그램 통제와 진주-창원MBC 강제통폐합이었다. 청와대의 요구는 간명했다. 청와대는 조중동방송이 설 자리를 만들어주되, 지상파방송은 관제방송으로, 사유화로 변질시키는 가운데 독과점 논리를 들어 영향력을 제약하는 것이었다. 김재철 사장은 이에 충실했다. MBC의 편성.제작 주체들을 꽁꽁 묶어놓은 후, 단체협약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이제 광역화를 통해 MBC 사영화 프로젝트를 마감하는 것으로 미션이 끝난다. 대체로 임무 수행을 잘 해왔고,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처럼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만큼 새 인물로 갈아치울 이유는 없어 보인다. 따라서 김재철 사장의 사표 제출은 진주-창원MBC 강제통폐합 방통위 결정을 앞둔 시점에 보여주는 마지막 충격요법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공영방송 KBS이사회의 여당 추천이사들이 도청 논란으로 KBS가 쑥대밭이 되었는데도 수신료 인상안을 밀어붙이겠다고 나서듯이, 방문진 이사회 여당 추천이사들이 MBC 사유화/사영화 프로젝트 막판에 이르러 동요하거나 흔들리는 일은 없어 보인다. 방문진 이사회는 김재철 사장의 사표를 서둘러 수리하려 하거나 추이를 보며 후일을 잴 것이다. 그러나 사표를 낸 이상 김재철 씨는 더 이상 사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결국 제2의 김재철 사장 카드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김재철 사장의 사표 해프닝은 청와대-방문진이사회-김재철 사장 사이에 벌어진 우발적인 실기가 되는 꼴이다.

김재철 사장의 그간 노고를 치하하는 바이다. 공영방송 MBC 구성원들을 충분히 못살게 굴었고, 프로그램을 충분히 질 나쁘게 만들었고, 시민사회의 MBC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단절시켜 놓았다. 고생 많으셨다. 이제 주어진 절차에 따라 제2의 김재철 사장이 자리를 대신하게 될 테니, 푹 쉬기 바란다. 안녕히 가시라.

                                         2011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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