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4구역 강제철거 대형 참사에 대한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입장
한 겨울에 강제 철거가 웬 말이며,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시민에게 경찰 특공대가 웬 말인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20일 새벽, 재개발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며 용산 4구역 건물 옥상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철거민에 대한 경찰의 무리한 진압 과정에서 총 6명(철거민 5명, 경찰 1명)이 사망하고 20여 명 이상이 부상당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너무나도 참혹하고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최소한의 생존권을 요구하며 목숨을 걸고 저항하는 서민들에게 경찰특공대를 투입하고 물대포를 이용해 강제진압을 강행함으로서 빚어진 이번 참사는 그야말로 예고 된 참사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이명박 정권과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경찰은 다름 아닌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치르듯 ‘떼쓰는 자들에게는 본때를 보이겠다’는 식으로 공권력을 남용해 왔기 때문이다.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치른 정부와 경찰 수뇌부!
이번 참사의 일차적 책임은 경찰특공대로 하여금 무리하게 진압작전을 펴 철거민들을 사망하게 한 경찰 지휘부에 있다. 이번 사건에 투입된 부대는 서울경찰청 직속 경찰특공대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지휘를 받는 대 테러부대이다. 그리고 김 청장이 이 사건을 직접 지휘하였다. 김청장은 촛불집회에서도 강경진압으로, 현상금을 내건 인간 사냥 전술로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얼마 전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인물이다.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주민들이 강도 높은 저항을 했다 손 쳐도 철거민 농성현장에 그것도 불과 농성 25시간 만에 경찰특공대를 투입시킨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시너, 화염병 등이 현장에 있는 것을 사전에 알고서도 무리하게 진압을 강행해야 했는지도 의문이다. 전장에 부임한 심임 부대장이 전임보다 더 적군을 잘 때려잡는다는 것을 과시라도 하듯 진행된 이번 작전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농성중인 50여명의 철거민들에게는 최소한의 대화의 기회조차도 주어질 수 없는 것인지 심각하게 제기 하지 않을 수 없다.
고분양으로 건설업체 배불리는 사이 서민들은 생존의 위기!
이번 사태의 주 무대인 40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6개동을 짓는 용산 4구역은 용산의 핵심지역 가운데 하나로, 시공사도 삼성물산, 대림, 포스코건설 등 재벌건설 사업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으로 예상 분양가는 평당 3500만 원대의 노른자 지역으로 재개발 이후 막대한 수익이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원주민에게는 턱없이 낮은 보상으로 사실상 생존권적 투쟁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또 보수 언론과 경찰에서는 철거민들의 폭력성만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사실상 철거민들의 요구는 ‘생계대책 마련, 용산구청과 시행사, 용산경찰서가 함께하는 협상테이블 마련’ 등 살기위한 최소한의 요구들이었다. 이번 사태가 최소한의 동등한 협상도 이루어 지지 않는 상태에서 생존권의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을 벼랑 끝에 세워놓고 포크레인으로 밀어붙인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1차 책임이 강경진압을 한 경찰에게 있다면 그 본질은 서민들의 생존권은 아랑곳 하지 않고 부동산 폭리를 노리는 무자비한 재정비와 막개발의 장본인, 대기업 재벌과 이명박 정권이 이번 사건의 배후인 것이다.
대통령의 도시에서 분노한다!
우리는 이 심각한 민주주의의 파괴와 인권유린의 현장을 목도하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을 느끼며, 다시는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또한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최소한 무자비한 진압을 기획하고, 강제 진압을 명령한 김석기 서울 청장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사퇴는 물론이고 정확한 진상조사를 통해 엄중한 형사적 책임까지도 물어야 할 것이다.
경제 살리겠다더니, 서민들만 죽어나고!
이명박 정권 들어서 민주주의와 인권이 전면 후퇴하고 있는 가운데 드디어 참상중의 참상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참사 희생자들의 애도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당일 저녁 촛불 문화제를 물대포로 무력화시킨 과정은 이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반성과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아 더더욱 우려스럽다. 현 정권이 막개발, 재벌 편들기, 부동산 투기 조장 등을 강행하고 노골적인 강부자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간다면 또 서민들만 죽어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제발 하루라도 속히 서민, 민주주의, 인권을 중심으로 한 국정으로 전환해가길 촉구한다. 살아보겠다고, 어떻게든 살아 보겠다고 몸부림치던 사람들이 새까만 숯덩이가 되고 마는 참혹한 세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다시 한 번 이번 참사의 희생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2009년 1월 22일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 일동
포항환경운동연합ㆍ포항시여성회ㆍ포항 KYCㆍ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포항지부ㆍ남부자활후견기관ㆍ민주노총포항시협의회ㆍ진보신당 포항당원협의회ㆍ민주노동당 포항시위원회 |
|
|
성명서/언론보도
132
7
1
용산 4구역 강제철거 대형 참사에 대한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입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