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운위_상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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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8 09:54: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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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용고시생 |
 학부모는 아니지만, 이곳에 제보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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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소재 사범대학 졸업반 학생입니다.
<국어>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제 임용고시 선발 티오가 발표되었습니다.
작년 70명 가까이 뽑던 서울지역은 단 '9명'
100명을 훌쩍 넘게 뽑던 경기지역은 '55명'이었습니다.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께 여쭈어보니
미래형 교육과정이 도입되고 나서
사회교과 시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실업계 고등학교가 줄어들다보니 자연스레 상과과목도 줄어들게 되었으며
한문, 제2 외국어, 가사 등의 과목도 줄어들게 되면서
담당 교사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고 합니다.
이미 뽑힌 공무원들의 신분을 보장해주어야 하므로
교육청에서는 단기 연수를 통하여 타과목으로 바꾸는 것을 유도하고 있는데
미래형 교육과정 개편으로도 살아남은 과목이 국영수입니다.
그 중 가장 짧은 시간 내에 공부를 할 수 있는 과목이 당연히 국어겠지요.
이것은 제 개인적으로 볼 때,
그리고 많은 임용고시생들에게는
밥그릇 빼앗기는 일이기도 합니다만
학생의 입장에서 받게 되는 불이익 역시 크다고 생각됩니다.
저야 소위 명문대학을 다니는 학생이고
사실상 국어전공 임용고시가 지금처럼
신규채용을 하지 않고 기존의 타과목 선생님들에게
단기연수를 통해서 전과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지속된다면
그냥 다른 진로를 찾으면 되는 것입니다.
학창 시절 내내 꿈꾼 것이 교사이지만
상황이 이러하면 포기하면 그만인 것이지요.
그러나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의 입장에선
본인들이 수업받는 선생님이
정규 4년의 국문학 교육을 마치고 3차에 이르는 시험을 통해 검증받은 사람인지
아니면 방학 동안 짧은 연수를 거쳐 부전공 승인을 받아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인지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대학에 입학할 당시 만점에 가까운 언어 성적을 받았고 논술로 대학에 들어왔습니다. 그 덕분에 입시과외를 하며 많은 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제가 교단에 서기엔 부족함이 많아 보이고
공부해야할 것이 산더미 같습니다.
그런데 단기 연수로 어떻게 그 국어교육자로서의 모든 자질을 연마할 수 있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무상급식, 무상교육, 다 중요한 이야기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배우는 것 아닙니까?
단지 외우기만 하는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 깨닫고
국어를 사랑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서
그 학습력이 다른 교과에도 전파되고,
그리하여 입시에 울고웃는 공부가 아니라
정말 탐구하는 지식을 추구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법을 가르치는 것.
이것이 국어교사를 준비하는 저의 교육철학이자
당위적으로 국어교과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적절한 방법이 아닌
단기연수를 통한 국어교사의 양산(비단 국어교사 뿐 아니라 타과목도 마찬가지입니다)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저것은 그 누구를 위한 제도도 아닌,
현재 교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것이지
그 중심에 학생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는 제외되어 있습니다.
게시판 어느 곳에 이 이야기를 올려야 할지 몰라
부득이하게 학운위 상담에 글을 올린 점 죄송합니다.
또한, 국가 교육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자 입장에서
실명으로 글을 쓰지 못하고 이렇게 익명으로 남기게 된 점 또한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이 일을 교육의 직접 수혜자인 학생, 그들을 보호하는 학부모님들께도 알려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올렸습니다.
사교육에 힘든 학생과 학부모님들.
공교육의 서비스 제고를 통해 사교육의 뫼비우스띠에서 벗어나기 위해
함께 이 문제를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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