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용용하니 잘도 나섰습니다.
처음엔 상식선에서 옳다고 생각되면 학부모들이 따라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의욕이 넘쳐 너무 앞서가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눈에 보이는 문제들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조바심으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끌고 달리려 했습니다.
처음엔 그들이 그래도 나를 이해하는줄 알았습니다.
처음엔 그들이 용기가 없어 차마 나를 따르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엔 그들이 속으로는 나를 믿고 오히려 박수를 보내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였습니다.
처음부터 그들은 나를 힘들어 했습니다.
처음부터 그들은 내가 가만히 있어주기를 바랬습니다.
처음부터 그들은 내가 나서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들은 나에 대한 얘기를 선생님으로부터 듣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들은 내가 스스로 물러나 주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나를 보이콧트 하겠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임원 엄마들.
선생님의 눈에 내가 가시이듯이 그들의 눈에도 내가 가시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적은 내 안에 있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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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이 되어 날마다 한숨으로 사는 여자 1탄 2003-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