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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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9 19:3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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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미 |
 학생인권이 보장되면 교권도 우뚝선다. - 인터넷에서퍼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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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인권이 보장되면 교권도 우뚝 선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저의 생각을 3회에 나누어 쓴다고 하고 한국을 다녀오는 바람에 이제야 마지막 편을 정리합니다. 학생인권조례에 이렇듯 관심 갖는 것은 학생의 인권이 완전히 보장된 독일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들이 우리에게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마치 학생의 인권이 보장되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안타까워, 우리 아이들을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 생각을 적어 보는 것입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지금 이 순간을 돌아보며 '어쩌면 그다지도 터무니 없는 반대를 했던 것일까.'라며 '허허' 웃게 될지도 모릅니다.
16세면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 충분해
학생에게 교육청의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학생은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모나 학교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일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한 불순한 세력이 교육정책에 학생들을 끌어들여 이용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하더군요.
이 항목은 학생에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과 같은 정치에 참여시키는 행위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독일은 16세면 지방선거 투표권이 있습니다. 당연이 교육정책에도 관심 있을 수밖에 없겠지요.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는 16세에 선거권이 있습니다. 그 16세라는 나이를 아직 판단력이 미숙하다고 볼 것이냐 아니면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볼 것인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 성인들이 16세 때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만으로 16세면 고등학교 1학년 나이입니다. 우리는 그때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 때 철이 없어 세상을 볼 능력이 없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른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이해관계에 의해 판단이 흐려지고 있는 지금보다 더 정직하고 순수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을 선진국에서는 인정하는 것이지요. 무조건 학생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며, 아직 미성숙한 인격체이기 때문에 아무런 권리도 행사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용기는 바로 기성세대의 자신감에서 나옵니다. 맑고 신선한 눈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세대에게 평가받아도 두렵지 않은 자신감이지요.
교원평가제를 열렬히 반대하는 선생님 중에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반대하는 분이 있다면 진실로 자신의 의식은 어디쯤에 와 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블로그에도 여러 번 교원평가제에 관해 언급했지만 교원평가제는 교권을 지켜주기 위해 절대 도입되어서는 안 될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교원평가제는 시행되고 있지만 학생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으면 교권도 올바로 세울 수 없습니다.
사람은 스스로 인권을 존중받으며 자라야 다른 사람의 인권도 존중해 주게 되는 것이지요. 폭력가정에서 자란 사람이 후에 자기 자식에게 폭력을 대물림 하듯 인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율성과 인권이 무시된 집단은 겉으로는 질서정연해 보일지라도 그 내면은 곪고 있습니다. 그 곪은 상처가 언젠가는 암 덩어리가 되어 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말겠지요.
학생의 인권이 철저히 보장되면 교권도 굳건해 진다.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다고 교권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잘못을 했을 때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인권침해가 아닙니다. 책임을 묻되 인권이 무시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학생이 진정한 인격체로서 존중받게 되면 학생들도 대등한 입장에서 교사의 인권을 존중해 주는 것 같더라고요. 독일을 보면 학생의 인권이 철저히 보장되지만 교권은 한국보다 더 굳건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저도 자식의 인권을 지켜주는 일에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독일에 10년이 넘게 살아도 내가 배운 교육은 군사부일체, 자식은 부모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모 자식 할 것 없이, 눈 똑 바로 노려보며 끝까지 싸우는 독일 사람들에 비하면 우리는 여전히 상하관계가 느껴지지요. 우리 아이들도 독일 아이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 사회에서 보고 배운 만큼 저도 닮아가려고 무진장 노력은 하고 있지만 잘 안되더라고요. 큰 아이와 언쟁을 하다가 불쑥불쑥 울화가 치밀어 오르면, ‘이걸 그냥 확 눌러버려?’라는 갈등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참을 ‘인’자 세 번 쓰고 무사히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독일 와서 사람 된 것 같아 뿌듯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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