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양극화가 교육 양극화로 -특목고·자사고 확대 왜 문제인가? <바이러스>
부의 양극화가 교육 양극화로
[교육제도] 특목고·자사고 확대 왜 문제인가?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자립형자사고, 기숙형 공립고, 마이스터고교 등 학교를 다양화해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교육의 질을 높여 사교육비를 낮추겠다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고교 다양화300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특수목적고의 성격을 띤 자사고가 100개 이상으로 확대되면 사교육 과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전국의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 49개, 자사고 6개 등 입시명문이라 불리는 학교로 입학하기 위한 사교육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자사고 확대는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라는 것.
사교육절감 대책으로 내놓은 교육정책이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상반된 주장에서 특목고와 자사고가 확대가 왜 문제가 되는지 알아보자.
특정분야 인재양성소가 명문대학 합격소로 전락
특수목적고등학교의 도입과정을 살펴보면, 과학고는 평준화 제도 아래서 수월성 교육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과학분야 우수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자 1987년 설립됐다. 외국어고 역시 고교평준화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1992년 기존의 특목고 조항에 외국어계열을 추가한 것이다.
하지만 특목고는 특정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전문기관이라기 보단 명문대 진학을 위한 우수명문고인 입시교육기관으로 전락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6년 시도교육청과 함께 외국어29개교, 과학고 17개교, 국제고2개교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교육부는 특목고 운영의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입학전형, 교육과정 운영, 교무 학사 관리 등 학교 운영 전반에 걸쳐 중점 점검한 결과, 일부 지역 외국어고교에서 부정사례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어학영재양성이라는 외국어고의 설립목적과 달리 입학전형에서 수리형 문제를 출제한 경우가 있었으며, 선택과목 이동수업을 통한 자연계 진학반을 운영하고 있는 사례도 적발됐다.
또한 학생들도 ‘좋은대학’에 진학하고자 특목고 진학을 선택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특수목적고 정책의 적합성 연구(2006)'에서 특목고 학생들의 진학동기와 목적을 보면 해당 분야 ‘소질과 적성의 계발’ 보다 ‘명문대 진학 준비’ 및 ‘우수한 면학 분위기’ 때문이라는 답이 훨씬 우세하다.
이는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소위 ‘스카이(SKY)'라 불리는 서울·연·고대 진학률만 봐도 알 수 있다.
서울대 입학생 중 특목고 출신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목고(자사고 포함)의 서울대 합격률은 2003년 12.2%에서 2005년 16.6%, 2006년 18.8%, 2007년 21.7%로 증가하고 있다. 또 대원외고에서 2007년 스카이(SKY)대에 진학한 숫자는 무려 296명이나 된다. 이밖에 명덕외고 264명, 대일외고 231명, 한영외고 173명, 서울외고 157명, 이화외고 99명, 서울과학고 84명, 한성과학고 72명 등 주요 특목고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명문대에 입학했다.
고입 사교육시장 현실되나?
한편 자사고 및 특목고 설립 정책이 실시되면 입시전문학원 등 사교육업체가 대거 자사고 설립에 뛰어들어 사교육시장은 활성화되고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은 더 커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주)대교는 입시 전문학원인 페르마에듀와 함께 서울 은평뉴타운 지역에 자사고 설립을 추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교육부는 평준화 체제 속 특수지역인 이들 학교가 사교육의 진원지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학원 관계자들도 현재 중학교 사교육시장은 29개 외국어고를 정점으로 하는 구조이지만, 앞으로는 '자립형사립고 100개'를 중심으로 최고 2∼3배 이상 확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외고와 자사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일반고 학생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2006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외고 1년생의 사교육 참여 비율은 86.4%였다. 이 수치는 서울 고교생의 사교육 비율 72%(2003년 한국교육개발원)보다 높았다.
또한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중학생들에게까지 사교육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목고 입시가 중학교 교과과정 외에서 출제되면서 과외나 학원교습 등 사교육에 의지하는 숫자가 증가한 것. 한국교육개발원의 ‘특목고 정책의 적합성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외고 진학을 위해 사교육을 받은 학생이 60.3%, 특히 수도권의 경우 83.4%에 달하며 특목고 입시가 중학교 과정을 넘어 출제되면서 특목고 입시 준비 사교육은 과중한 경제적 부담 외에도 중3교실의 붕괴 등 공교육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자사고도 마찬가지다. 교육부가 2005년에 내놓은 ‘자사고 시범운영 평가보고서'를 보면 학생들 10명중 7명(68%)은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는 전국 평균치(58.7%, 2004년 한국교육개발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예로 대표적인 자사고인 민족사관고교의 경우 등록금(290만5200원)과 기숙사비, 특기적성활동 교육비 등 수익자 부담 경비(1331만3375원)를 합하면 한 해에 학교에 내야 할 돈만 1621만여 원이나 됐다.
그러나 자사고가 확대되면 이 비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당선자는 현재 전국에 6개 있는 자립형 사립고에 비해 법인전입금을 낮추는 방식으로 재정 규제를 풀면 최소 100개의 자사고를 설립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전입금 낮추면 그 부족분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의 양극화가 교육의 양극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부의 양극화가 교육의 양극화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부른다. 통계에 따르면 또한 특목고 학생들은 평준화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부모의 학력과 가정의 월소득, 부모의 교육지원과 월교육비 지출에서 크게 앞섰다. 일반고 학생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약 422만원인데 비해, 과학고는 652만원, 외국어고는 648만원으로 나타났다.
즉, ‘가난의 대물림을 교육으로 끊는 정책’이라고 내세운 교육정책이 학생들을 입시경쟁과 사교육시장으로 내몰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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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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