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철수시켜!" |
울산시의회, 학원조례개정안 재심의 또다시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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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10시30분 울산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가 열리는 울산시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울산지역 19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학원심야교습시간 제한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 | ▲울산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는 울산 19개 시민사회단체들. |
19일에는 울산시 학원연합회가 학원심야교습시간제한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울산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위원장 서동욱)는 두번의 정회를 거쳐 오전10시30분부터 오후2시30분경까지 회의를 진행됐고 결국 조례안 심의는 보류됐다.
민노당 윤종오, 이은주 시의원은 지금까지 하나의 안건으로 이렇게 시간을 끌어본 적이 없다며 보류에 반대했지만 교육사회위원회는 심의 보류에 대한 건을 무기명 표결에 붙여 찬성 3표, 반대 2표로 심의를 보류시켰다.
오전10시30분부터 울산교육청의 설문조사 자료 발표와 토론 등이 이어졌고 잠시 휴회했던 회의는 낮12시 경 다시 진행됐다. 비공개회의를 마친 의원들이 입장하고 시민단체들은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었다.
울산교육연대 권정오 정책위원장은 "학원연합회의 막강한 로비력에 끌려다니는 것 말고는 조례안 심의를 거듭 보류할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다. 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사회단체가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인데 여론조사 방법을 문제 삼아 보류시킨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 학생들의 건강은 뒷전이고 이익단체의 로비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본회의장에서 서동욱 위원장이 취재중이던 본지 기자의 소속을 묻는 과정에서 김재열 의원이 "기자라도 교사위 위원장한테 입장 허가를 받고 들어와야 한다"면서 "이대로는 회의를 못한다"며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오전 교사위 개회 시간부터 각 언론사 기자 10여명이 회의 진행을 취재 하고 있었고 정회와 비공개회의에 심의가 늦춰지자 낮12시 경 KBS 촬영기자와 본지 기자가 남아 취재를 하고 있었다.
"기자가 안나가면 회의를 못한다"면서 부의장이 나가자 서동욱 위원장은 "시민단체들이 밖에 있냐"고 묻고, "시민단체 철수시켜라", "철수 안하면 심의 안하겠다"면서 곧바로 회의장을 나갔다.
밖에서 이 상황을 모르고 피켓시위를 벌이던 시민단체들은 "심의 못한다"며 나가는 교사위 위원장의 행위에 "누가 심의 못하게 막았냐?"고 물었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해버린 본회의장에는 민노당 의원 두 명과 울산교육청 관계자, 회의 참관인들만 남아 있었다.
민노당 이은주 의원은 "기자가 나가면 심의하겠다고 했는데 나가도 심의 안하네요"라며 의아해 했고 윤종오 의원은 "피켓을 명분삼는데 심의하기 싫은 거죠. 조례안 심의하면서 이만큼 자료 많이 준비한 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점심식사 후 오후1시50분경, 교사위 의원들은 10분간 자체 간담회를 열고 오후2시 회의가 다시 진행됐다.
울산시의회 교사위 서동욱 위원장은 심의 보류 이유를 "울산시 교육청의 설문조사 표집 기준이 미비하기때문"이라고 밝혔다. 울산교육청이 제시한 3100여명의 학부모, 학생, 교사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 교사, 학부모가 제한에 찬성하는 의견을 보였다.
이에 윤종오 의원이 "지난 회의에서도 조사가 부족하다고 보류했고 또 보류시킬 거면 다시 상정한 이유가 뭐냐"고 항의했지만 서동욱 위원장은 "심의를 해보니 좀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답변했다.
윤 의원이 "지난 교사위 본회의에서도 조사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심의가 보류됐다. 교육위원회에서 다섯번 심의 보류, 시의회에서도 두번째 보류됐다"고 발언하자 서동욱 위원장은 "윤종오 의원은 미발견증이 치료과정에 발견되면 치료 안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은주 의원도 "조례를 이 정도로 심의한 적이 없다. 자료는 충분하다. 이제 판단해도 된다"고 항의했지만 심의 보류 찬반 투표는 강행됐다.
오전10시부터 5시간 동안 심의 결과를 기다리며 피켓시위를 진행하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시의회 기자실에서 오후2시30분 기자 브리핑을 열고 "시민사회단체들은 학원심야수업제한 조례가 밤12시 제한으로 수정의결될 것을 주장해왔고 교사위를 지켜보며 다시 한번 보류된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가진 교사위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과 다수의 한나라당의원이 반복되는 문제를 꼬투리 잡는 데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19개 시민사회단체는 심야교습시간은 밤12시까지 최소한 제한돼야 하고 학원 내 사고시 보상한도를 1억에서 8천만원으로 하향한 수정안 문제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의견을 전달하겠다"며 "21일 시청 앞에서 열리는 공공부문결의대회에서 이 입장에 대해 발언하고 강력히 규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교사위를 끝까지 지켜보던 민주노총울산본부 윤장혁 사무처장도 "대다수 시민사회단체가 제한을 촉구하는데도 학원연합회 의견만 수렴한 것에 분노를 느꼈다"며 "4만8000 조합원들과 함께 학교학원화에 맞선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또 "다른 14개 지역에서 모두 학원심야교습시간을 제한했는데도 유독 울산시의회 의원들만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민노당 윤종오, 이은주 시의원도 의회 기자실 브리핑을 통해 "하루종일 말도 안되는 논란이 이어졌다"면서 "심의 보류가 유행이나 되는 것처럼 지난 회의에서 조사자료가 부족하다고 해서 교육청이 보완해 온 내용에 대해 설문조사 표집이 잘못되고 미비하다고 반복 보류했다"고 말하고 "이후, 학원 심야교습 문제가 시민들의 관심사인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주 의원은 "최소한의 학생건강권을 지키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키자는 최소한의 조치가 또다시 심의 보류돼 안타깝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누구를 위한 의원인지 무책임하고 비겁한 모습"이라며 "시의원으로서 자신의 소신도 펴지 않고 시민의 의견을 대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 목소리로 교육청 자료 부족 문제를 이유 삼아 또다시 보류했다"고 한나라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윤종오 의원도 "1년 정도를 끌면서 의견 수렴에 설문조사, 심의보류가 이어졌던 안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원단체 세 군데가 한목소리로 의견을 냈던 부분이다. 16개 시도중 11개 시도가 통과시켰고 밤12시 제한으로 정리됐다. 또다시 보류한 것에 납득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주 의원은 또 "시민을 대변할 생각도 없고 조례안 하나 심의할 소신도 없으면서 권위만 내세우는 일부 시의원들의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시민단체와 기자의 눈에 그렇게 보였다면 문제가 있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고압적인 자세는 극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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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라 기자  2008-05-21 오전 1:2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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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노동뉴스]학원조례개정안 재심의 보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