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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김영곤 시간강사 해고무효소송 기자회견문>
고려대학교는 더 이상 학내구성원을 외면하지 말라!
1. 고려대 민주광장의 시간강사 텐트
시간강사는 학기마다 계약직으로 일을 하는 대표적인 불안정 노동자이다. 고려대의 경우 강사시급은 5만1800원에 불과하며(수도권 사립대 기준 6만, 국공립대 기준 8만) 이마저도 방학 중에 받을 수 없다. 최근 부당해고된 남봉순 이화여대 강사의 경우 11년간 7000만원의 임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시간강사는 강의의 절반을 담당하며 이미 학생들의 피부 가까이 닿아 있는 존재이다. 고려대의 경우 시간강사를 비롯한 3000명의 비정규교수가 존재하는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이들의 강의 비율은 세종캠퍼스 47.3%, 안암캠퍼스 48.4%이다.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할 때 가르치는 이가 정교수인지, 시간강사인지 사전에 알 수가 없다. 시간강사도 전임교원과 똑같이 강의와 연구를 한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강사와 전임교원과의 임금격차는 7배 이상 나며, 학생과 상담하고 수업준비를 하기 위한 연구실도 없어서 카페와 열람실을 전전해야만 한다.
전국 8만 시간강사에게 이 같은 부조리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1977년 군사정권이 강사들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막기 위해 교원지위를 박탈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교원으로서의 권리가 없고 학교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시간강사들은 학생을 위한 강의개선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며, 사회비판적인 목소리를 자기검열 해야만 하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현실이다. 이와 같은 현실은 또한 대학생들의 교육권 침해와도 직결된다.
2. 김영곤/김동애 해고강사가 농성텐트를 세우게 된 경위
김영곤 시간강사는 7년간 세종캠퍼스에서 경영학 수업을 강의하며 강의평가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최근 이화여대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남봉순 시간강사의 경우 세 차례나 우수강사로 표창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처럼 교육에 헌신하는 강사들에게 가혹하기만 하다. 고려대의 경우 김영곤 강사의 시급 5만1800원이었고, 4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는 처지였다.
이러한 잘못된 현실에 문제인식을 느낀 김영곤 강사는 2007년 국회 앞에 교원지위의 회복을 요구하는 텐트농성을 시작했다. 그의 이러한 목소리에 학교와 교육당국 그리고 정부에서 책임 있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자 2012년 2월 15일에 그는 시간강사 시급 인상 △방학 중 강사료 지급 △수강인원 줄이기 △절대평가 도입을 요구하며 고려대 본관 앞에도 농성텐트를 쳤다.
누구보다 수업과 학생에 헌신적이었던 그에게 고려대학교는 2013년 1학기에 돌연 ‘비박사 강사’라는 이유를 들며 (수십명의 강사들과 함께) ‘해고’로 응답했다. 당시 학생들은 학생대로 수강신청 대란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박사든 비박사든 관계없이 시간강사를 교양강의에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대학 측이 말한 ‘전문성의 부족’이 해고의 진짜 근거인지는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김영곤 강사를 해고한 이후 그가 담당했던 <노동의 역사>, <노동의 미래>는 ‘전문성 있는’ 강사를 찾지 못해 수업개설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해고의 본질은 학생들의 수업권과 강사들의 교원지위를 주장하는 강사에 대한 탄압이다.
고려대 학생들 역시 김영곤 강사에 대한 해고조치가 부당해고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418 행사에서 시작된 2주간의 서명운동에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김영곤 해고강사의 복직을 요구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복직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점점 더 늘고 있으며 강사투쟁에 호응하는 강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학교는 더 이상 학생과 강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3. 고려대학교는 강사에 대한 무시와 탄압을 중단하라!
김영곤/김동애 해고강사가 국회 앞에 텐트를 친지 7년 가까이 되어가고 고려대에서 텐트를 친지 2년을 넘었다. 두 강사부부는 국회 앞 텐트와 고려대 텐트를 순회(!)하는 것이 어느덧 일상이 되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려대는 단지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본관 앞의 텐트를 철거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며 김영곤 해고강사의 정당한 요구를 탄압하기에 급급했다. 또한 2012년 이래 고려대학교는 강사료인상, 절대평가 확대, 강사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김영곤 강사의 교섭요청에 불응하면서 시간을 끌어왔다. 고려대학교는 김영곤 해고강사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무시로 일관하면 결국 강사들이 알아서 포기하리라는 헛된 기대를 품은 것이다. 학교 측의 탄압 끝에 농성텐트는 결국 학생들의 공간인 민주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이로 인해 더 많은 학생들이 김영곤 강사의 투쟁을 지지하게 되었다. 또한 고려대의 탄압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새로이 강사노조에 가입하는 젊은 강사들도 있었다. 고려대학교가 해고강사에 대한 무시와 탄압으로 일관할수록 강사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고려대학교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4. 고려대학교는 학내구성원을 길거리에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
올해 1월 17일 민주광장에서는 한 괴한이 시간강사 텐트를 부수고 논문대필 관행을 폭로하며 자살한 고 서정민 열사의 유서를 짓밟는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만일 그 시간에 부부가 있었더라면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한편 김동애 해고강사는 지속되는 투쟁으로 인해 건강이 상해 치료를 여러 차례 받았다. 고려대의 탄압과 무시는 강사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명문사학을 자임하는 고려대학교는 학생과 강사들을 위해 헌신한 해고강사들을 더 이상 위험에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 고려대학교는 해고된 강사에게 강의실을 되돌려줘야 한다! 차일피일 교섭을 미루던 고려대는 결국 올해 지방노동위원회의 ‘명령’으로 김영곤/김동애 부부가 소속된 강사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게 되었다. 학교는 몇 년째 미뤄왔던 강사료 인상, 강사들의 힉생상담실과 연구실, 정상적인 조합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천억원의 적립금을 축적하면서도 강사료는 학교예산의 1%에 불과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수도권 사립대 기준에도 못 미치는 강사료도 이제는 대폭 올려야 한다!
고려대가 김영곤 강사를 저서와 사회전문가 경력을 근거로 강의에 초빙하고는 노동조합 활동을 하자 학사라는 이유로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 그것을 근거로 조합원이 아니라며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과 임단협을 거부하는 것은 노조 부정의 부당노동행위이다. 콩깍지로 콩을 삶은 것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서울행정법원이 김영곤 강사를 우리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판결하기를 기대하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고려대학교는 2013년 해고한 김영곤 해고강사를 즉각 복직하라!
- 고려대학교는 전국대학강사노조와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고 정상적인 조합활동을 보장하라!
- 고려대학교는 국공립대 수준으로 강사료를 인상하라!
- 고려대학교는 절대평가를 확충하고 강사들의 학생상담실 및 연구실을 설치하라!
- 재판부는 우수한 강의와 저술의 강사를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하는 전근대적인 고려대학교의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판결로 인정하라!
2014. 7. 22.
대학강사교원지위회복과 대학교육정상화 본부,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착한대학연구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류승완 박사 강의 박탈 성균관 대학생·동문 대책위원회, 고대민주단체협의회, 고려대 시간강사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대책회의, 남봉순선생님을 지지하는 이대학생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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