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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상지대 등 비리재단을 옹호한 강민구, 박상옥 전 사분위원들의 대법관 제청을 반대한다.
대법원은 1월 14일 임기가 만료되는 신영철 대법관 후임으로 3인의 후보를 대법원장에게 추천한다고 발표하였다. 교육 공공성, 학술 공공성을 위해 노력해온 교수학술단체들은 이 3인에 포함돼 있는 강민구, 박상옥 후보의 이름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강민구, 박상옥 이 두 사람은 비리사학을 옹호하며 사학분쟁조정이 아니라 분쟁을 조장하였다는 평가를 받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 위원으로서, 비리종합백화점이라 불리던 상지대를 비롯해 우리나라 대표 비리 사학들에 구 재단 인사들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2007년 임시 이사 체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비리·분규 사학들을 정상화하기 위해 사분위가 구성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서 구성원들을 교체한 사분위는 비리로 인해 학교 법인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상실한 과거 인사들이 재단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사분위는 이른바 정상화원칙을 적용하여 정이사결정과정을 왜곡시켰고, 그 원칙의 도입을 제안하고 관철시키는데 앞장선 인물이 지금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는 강민구 사분위 위원이다. 하지만 정상화원칙은 그 이름만 그럴듯할 뿐, 비리 전력이 있는 구 재단 측에 이사 정원의 과반수 추천권을 부여한다는 방식으로 사실상 비리 인사들이 재단에 복귀하여 학교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강민구 후보자는 이 원칙을 대법원 판결의 핵심이라고 왜곡했다. 정상화 원칙은 사립학교 재단을 설립자나 또는 심지어 설립자도 아닌 재단 이사장의 사유물로 간주하는 논리로서, 비영리재단법인의 법적 성격조차 왜곡하고 학교법인의 공공성을 무시하는 것이었다.
이런 왜곡된 정상화 원칙을 적용한 대학들은 지금 구 재단인사들의 복귀로 다시 구성원들이 신음하고 있고, 분규에 이르거나 분규를 예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상지대의 현 상황이다. 상지대는 비리 인사들이 퇴출된 이후 단지 교내 민주화뿐만이 아니라,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어 대학 공공성을 고양시킨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분위의 정상화원칙에 따라 복귀한 이사들이 상지대에 신임 교원 충원을 미루는 등 학교 업무를 어렵게 하여 상지대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되도록 하고, 180억 원의 지원을 받는 공공기숙사 사업도 무산시키는 등 학교를 황폐화시켜버렸다. 심지어 비리의 대명사 김문기가 총장으로 복귀하여 절차를 무시한 교원 파면, 학생 징계 등 보복성 행태를 보이고 있다.
애초 이를 염려한 교육시민단체들은 2008년 대법원장에게 강민구 당시 사분위원의 추천을 철회하고 소환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가 있다. 박상옥 후보 역시 강민구 후보자가 내세웠던 정상화의 원칙에 따라 상지대 등에 구 재단 인사들이 과반수의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것에 동의하고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대학 분쟁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외려 분쟁을 조장하고 공공성을 황폐화하여 대학 구성원들의 고통을 야기하고 있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 소위 ‘정상화의 원칙’이라는 명분으로 비리 구 재단 인사들 또는 그들이 추천한 인사들이 학교로 돌아와 학교 발전을 저해하고 다시 분규에 빠지게 만든 사분위원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강민구, 박상옥 후보자는 바로 ‘정상화 원칙’을 만들고 동조한 인물로서 대법관의 자격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대법원장이 만약 이들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다면 대법원이 교육의 공공성을 부정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비영리학교법인을 개인 사유물로 간주하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되고 말 것이라고 본다.
우리 교수학술단체는 대법원장이‘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고’,‘직업윤리를 갖추어야 한다’는 법관윤리강령에 위배되는 두 후보자를 대법관 후보로 제청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2015년 1월 20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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