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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화 | 307호 첼로로 나누는 이야기, 밀알 첼로앙상블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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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6-02 15:55 조회9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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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로 나누는 이야기, 밀알 첼로앙상블 ‘날개’

 

 

 거리에 벚꽃이 한창이던 4월 11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분당제생병원 1층에 환자와 보호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첼로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태양의 후예 OST, 카르멘, 에델바이스, 오블라디 오블라다 등 30분에 걸쳐 가벼운 클래식과 팝송, 영화음악을 진지한 표정으로 열심히 연주한 후 연주자들은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무대에 등장할 때부터 내려갈 때까지 표정과 자세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 보입니다. 저는 이 무대에서 연주한 자폐성 발달장애인 한가영의 엄마입니다. 가영이는 밀알 첼로앙상블 ‘날개’의 활동단
원입니다.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어서 4월이 가장 바쁜 달입니다. 올해에도 제1회 스페셜 교향악 축제, 성심여고, 동대문구청, 대현교회 등에서 연주했습니다. 불러주는 곳이 많아 고마울 뿐 입니다. 최근에는 장애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콩쿠르도 많아져서 실력 향상에 동기부여가 됩니다.
 첼로앙상블 ‘날개’는 발달장애 아동과 청소년을 첼로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게 하고 음악 재능을 발굴하여 연주자로 성장시킨다는 목적으로 2012년에 ‘밀알복지재단’이 만들었습니다.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 다운증후군 등의 발달장애를 가진 초등학생부터 20대 초반까지 학생 26명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학생단원 14명, 활동단원 7명과 예비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비단원들은 일정한 실력을 갖추게 되면 간단한 오디션을 통해 학생단원이 될 수 있습니다

 ‘날개’는 장애아동과 청소년의 사회통합을 목표로 하는 복지사업으로 기업의 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악기의 경우 오랜 기간의 레슨과 연습이 필요한데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몇 십 배 더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재단에서는 주 1~2회의 개인레슨과 그룹별 레슨, 월 1~2회의 전
체 레슨, 레슨 장소 대여와 방학 캠프, 연 1회 정기연주회 등을 지원해줍니다.
 가영이는 날개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을 다니면서 항상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날개에서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눈을 맞추고 인사를 하면 더 반갑게 받아주는 친구, 동생들이 있고, 가영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가르치기 위해노력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시고, 모든 단원을 함께 키우듯 지원해 주는 학부모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음악
을 좋아했지만 첼로를 연주하면서 클래식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타인에게 관심이 없던 아이들이 서로 눈을 바라보면서 화음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대화는 잘 통하지 않아도 첼로를 연주할 때만큼은 음악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습니다. 항상 받을 줄만 알았던 아이가 다른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연주를 하고, 연주 후에 큰 박수를 받을 때면 엄마들은 매번 울컥한 감동을 느낍니다. 가영이
도 뿌듯하고 자신이 자랑스럽겠죠?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도 음악을 즐기고 연주하고, 첼로를 통해 사회 속으로 한발씩 내딛으며, 전문적인 연주자로 거듭나는 기적을 이뤄가는 곳이 바로 ‘날개’입니다.
                                                                                                         

                                                                                                              김정아 (본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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