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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48호 싱그러운 책의 향기 속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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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5 15:26 조회6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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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현 국어선생님의 소개로 독서동아리를 알게 되고, 친구들이 함께 하자는 제안으로 ‘싱그러운 책의 향기’(이하 싱책향)팀을 시작했다. 평소 친하던 친구 4명(이자림, 김혜원, 김나윤, 박소정)이 정기적으로 모여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우리에게 굉장히 새로우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처음 시작한다는 설렘과 함께 무섭고 막연한 일이기도 하였지만 우리는 용기를 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경험이 오늘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밤새워 책읽기’에서 외국 도서관과 교육 사례를 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았고, 1년 계획을 세우는 시간에는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가장 먼저 노트를 정리하기로 하고 어떻게 쓸 것인지 그림을 그려 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집에서 정리하고, 각자 나누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3개가량 써 오기로 했다. 익숙한 책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분야와 시각으로 접근하고자 도서관 장서들을 탐색하며 계획표를 완성했을 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뿌듯했다. 중2, 중3이 한가한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함께 모여 학원과 방과 후 스케줄을 조정하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결정된 요일인 월요일마다 활동을 하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색하여 써 온 것을 읽고 받아쓰는 정도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간의 친목도 다져지고 분위기가 편안해져서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가장 먼저 볼품없던 어휘 실력이 매우 향상되었고, 그 다음에는 읽기 능력이, 그 뒤를 이어 글 쓰는 즐거움을 느끼며 학업성취도 또한 높아지는 효과까지 나타났다. 모두가 놀라워하며 ‘싱책향’을 독서동아리의 본보기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우리들은 우리의 발전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며 새로이 각오를 다져갔다. 처음의 막막함과 답답함을 벗어나 커다란 결과까지 얻어 기쁜 순간도 잠시, 우리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쳐왔다. 각자의 성장이 너무나 큰 나머지 자신감이 충만해져 서로를 배려하지 못하고 자만하여 밖으로 보이는 것에 치중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해 주신 충고를 계기로 함께 모여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며 경쟁자가 아닌 친구로서 다시 협력해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우리는 밖으로 시선을 돌려 누군가의 도움 없 이 문화기행을 시작했다. 화폐금융박물관, 청와대 사랑채, 쁘띠프랑스, 서울시청 스케이트 장, 교보문고 등 머리로만 읽었던 것을 눈과 가슴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동아리 발표회를 위 해 PPT자료와 대본을 제작하고 모여서 연습 하는 모든 순간들이 너무나 즐거웠고, 무대에 올라 발표할 때의 떨렸던 심장과 마친 후의 후련하면서도 기쁜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경험은 우리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었고, 우리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관악북페스티벌’에 참가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 는 독서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겪었던 또 하나의 어려움은 시간을 맞추 는 것이었는데, 특히 중3이 되자 더욱 바빠져 서로에게 통보하지 않고 빠지는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서로에게 기분이 상해 섭섭해 하며 사이가 멀어질 뻔 하였으나, 이 때 역시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시간 조정에 있어 서로를 배려하고 제대로 통보해주기로 4명이 다 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갈등을 해결했다.

  ‘싱책향’ 활동을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해 오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던 것 같다. 어휘력과 읽기 능력 향상, 논리적으로 말하고 쓰는 방법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에 있어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를 통한 협력, 겸손해지는 방법, 활동과 책의 적절한 조화의 필요성 등 다른 그 어디에서도 얻기 힘든 깨달음과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중학교 3학년, 일 년 남짓한 시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만나며 우리 동아리를 유지해갔으면 좋겠다. 친구들과 함께 언제까지나 싱그러운 책의 향기 속에서 살고 싶다. 

이자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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