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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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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5 14:09 조회7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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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요? 그야 말로 푸른 학교죠. 

산 도 밭도 선생님도 아이 도 죄다 푸르거든요.” 언제든 찾아 안길 수 있는 숲을 곁에 둔 아이 들은 자연색을 그대로 빼닮아 가지요. 한겨울 앙상하던 가지가 봄이 되면 어김없이 연두 빛 물감을 터뜨려 우리들 맘을 설레게 합니다. 매 일 아침 수많은 나무와 꽃들이 풀어내는 비밀 스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면 어느덧 숲은 푸른 녹음으로 우리를 물들이죠. 그래서 일 까? 우리 학교 아이들은 참 푸르러요. 깔깔대 는 웃음소리도 씽끗거리는 고 표정들도…. 1학 년 꼬맹이들부터 제법 듬직한 6학년까지 하나 로 어울려 공을 차는 학교가 어디 흔한가요. 형 들은 동생들이 공을 찰 수 있게 한 발 물러나 주고, 내가 찬 공이 골대 그물을 출렁이게 만들 때의 그 환희를 동생들에게 양보하는 학교가 또 있을까요? 치악산 자락에 위치한 우리 학 교는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푸른 학교입니다. 실개천 돌다리를 퐁당퐁당 건너가면 지척에 숲체험장이 있지요. 지난 가을에는 숲속 야외 무대에서 학예회도 열었어요. 청명한 바람이 나뭇잎 하나하나를 두드리고 그 사이사이 햇 빛을 채워 눈부시게 반짝이는 나무가 조명이 되는 무대에서 아이들은 저 마다의 실력을 뽐 냈지요. 뽐내는 사람이나 박수치는 사람 모두 같은 눈높이에서 즐길 수 있는 작고 낮은 무 대에서 우리 아이들은 더없이 큰 꿈을 꿀 수 있었답니다. 아! 마음으로 전해졌던 따뜻한 박수와 함성소리에 뺨을 붉히며 당당했던 우 리 아이들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네요. 일 년에 네 번 치악산 국립공원 홀씨학교 선 생님들께서 자원봉사를 오셔서 숲체험교실을 열기도 해요. 벌써 숲에 익숙한 우리들이지만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녀석들도 꽤 있지요. 숲에 담긴 수많은 새 이 야기가 펼쳐지는 날이거 든요. 촉촉한 흙냄새를 더듬어 만나는 갖가지 식물과 동물들 이야기 는 옛날이야기 못지않게 흥미진진합니다. 때로는 직접 애벌레가 되어보 고 나비가 되어보고 뱀 도 되어보고, 층층나무 랑 키 재기도 해보고, 나무기둥을 양 팔 가득 담아보기도 해요. 그렇게 우리는 숲과 하나 되 고 숲과 같은 색으로 물들어 갑니다. 참, 우리 학교 옆 작은 실습지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고사리 손으로 씨앗 하나하나를 꼭꼭 눌러 심 던 때가 엊그제 인데 벌써 우리 실습지는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제 곧 바람과 햇빛과 아이들의 땀방울이 빗어낸 그 맛난 열 매들을 한 입 가득 베어 물고 깔깔거릴 아이 들의 모습이 그려져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 이 번지네요. “푸른빛으로 눈부신 학교 교정 에서 푸른 마음 한 켠에 저마다의 색깔로 예쁜 꽃을 피울 줄 아는 빛나는 아이들이 있는 우 리 학교, 어때요. 정말 푸르죠?” 장윤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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