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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25호 학교 밖 배움터‘공간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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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9-05 14:29 조회1,0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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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간민들레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공간민들레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성장과 배움을 지원 하고, 학교태가 아닌 배움터를 상상하고 실현하여 교육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2001년에 만들어졌으니 어느새 10년째가 되네요. 출판사가 먼저 만들어져『학교를넘어서』라는 책을 펴냈고, 그 책을 읽은 10대 친구들이 모여 그 생각에 동의하여 써낸『자퇴일기』라는 책을 내게 되었어요. 그 친구들이 탈학교모임이라는 자발적인 조직을 꾸려오던 중에 출판사 선생님들이 그 친구들을 지원하고 도와줄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민들레사랑방’을 만들게 되었어요. 그 때만해도 재정적으로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서 반지하 방 2개짜리로 시작을 했지요. (2008년부터는‘공간민들레’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지금도 민들레출판사 선생님들께서 교육현장에 대해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10년 동안의 큰 흐름을 간단히 정리해주신다면……. 처음에는 모여있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교육과정도 아이들 하나하나에 맞추어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탈학교 청소년들이 원하는 바를 가능하게 도와주는 역할정도만 한다는 자세로 운영하였답니다. 그런데 차츰 연령대가 어려지고 자퇴 학생이 많아지는 등 다양한 친구들이 모이게 되어 일련의 교육과정 흐름이 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지요. 학교와 홈스쿨링의 중간 지점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전까지는 아이들과 함께 학습활동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이었는데 2008년부터 교육과정은 스텝들이 기본틀을 기획하고, 열린 강좌와 소모임 프로그램은 참여자들과 강사들의 제안으로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생각되는 내용들, 다시 말하면 기본적인 ‘자기알기’와 듣기 말하기 쓰기등의 ‘자기표현’ 그리고 ‘세상 읽기’에 대한 기초적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민들레가 주도하는 학습과정과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자들의 흐름과 목표를 지향하는 학습과정을 아우르게 된 것이지요.

Q. 처음 이곳에 발을 내딛는 학생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대체로 두 가지 경우입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 오거나, 부모님이 아이를 데리고 오시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어린 연령대 친구들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끝까지 대안적인 배움에 목말라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고등학교 연령대 아이들은 진로나 대학에 대한 고민 때문에 차츰 줄어드는 편입니다. 비율상 어린 연령대가 많고 큰 아이들은 적은 편이지요

Q. 이곳을 거쳐 간 학생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종종 다시 찾아오기도 합니다만, 소신있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기쁩니다. 본인들에게도 행복한 일이 아닐까요? 우리 민들레 출신 친구가 강사로 오기도 합니다.

Q. 민들레의 자기주도적 학습이 공교육 현장에 어떤 변화와 개혁을 이루었다고 보시나요?
공교육 현장보다는 대안교육의 흐름 속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 시점에서 볼 때 공교육 현장은 획일적 학습과 그에 따른 무한점수경쟁, 그리고 이제는 중고등학교까지 나타나는 학교서열화 등으로 더 안 좋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대안교육 진영 안에서는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이 10여년의 역사 속에서 그래도 꽤 많이 알려지게 되어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로 알려지고 있다고 봅니다.

Q. 초중고등 과정 이후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나요?
중고등 이후의 배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학 이외의 선택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 뚜렷이 내세울만한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준비가 되고 있습니다.

Q.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교육실비 정도 수준에서 지원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시 대안교육 센터로부터 인건비를 받고 있으며, 아이들이 따로 부담하여야 할 교육비를 낼 때는 강사비 정도를 분담하는 수준입니다. 그마저도 힘든 친구들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장학금 제도를 알아봐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어떤 작업과 그 결과에 의한 수입을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기 바라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어렵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서울시 대안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인턴쉽 프로젝트’에 아이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아이들의 인턴쉽을 통한 배움을 지원해주는 차원에서 교통비 정도를 지원해주는 방식이었는데 올해 사업은 불투명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는 노동부에서 주관하는 ‘뉴스타트’라는 인턴쉽 제도를 연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민들레에서 이뤄지는 학생들의 생활을 기록하시나요?
작년 상반기까지는 길잡이 교사가 한학기에 대한 아이들 생활을 서술식으로 기록했는데 하반기부터는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평가서를 써서 정리하고 멘토를 만나 피드백을 받으며 한 학기 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1년 과정을 모집해서 1년 동안의 일을 자신이 정리하게 될 것입니다. 2주에 한 번 점검하는 모임을 통하여 방향과 방법에 대한 개선을 생각할 것이며, 그것이 쌓여서 1년이 정리될 것입니다.

Q. 길잡이 교사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요?
교사와 아이들의 관계가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가 따로 있어 주입하는 역할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민들레는 자기주도성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뭔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이며 길잡이 교사는 아이가 그것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입니다. 아이가 지금 당장은 어떤 과업을 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 문제를 먼저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며, 무언가를 잘못 알고 있다면 그 사실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학생과 길잡이교사는 모두 몇 명인가요?
2007년 9월부터 학생들이 꽤 많았는데, 이번에 많이 줄어들어 올해 함께하고 있는 학생은 30여 명 정도입니다. 그리고 상근 길잡이교사 2명에 프로젝트를 도와주는 교사와 소모임 지도교사까지하면 10명 정도입니다.

Q. 학기별 프로젝트를 점차 길게 잡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교육적인 어떤 큰 흐름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들이 그 흐름 속에서 어떤 것을 내실화 내지는 일상화 할 수 있도록 하여 자기 자신만의 학습력을 키워갔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는 아이들이 들락날락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안정감을 갖게되어 상당기간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만들어낸 것이 ‘콩 세 알 프로젝트’입니다. 1년 과정 프로젝트인데요, 출판과 영상 제작 과정까지를 포함합니다. ‘콩 세 알’은 농부가 한 자리에 콩을 심을 때 세 알씩 심는다고 해요. “한알은 새에게, 또 한알은 벌레에게, 그리고 한 알은 사람에게”. 그렇게 스스로 자립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운다는 취지로 올해 프로젝트를 콩 세 알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는데, 실은 같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있고, 그 단체와 연계해서 올해 프로젝트를 수행 해나가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붙은 이름이기도 해요. 아이들은 한 달 간 경기도 이천에 있는 율면에 가서 활동하게 됩니다. 그 지역의 자원을 탐사한 내용을 출판과 영상을 결합해서 결과물을 만들거예요. 그 마을을 탐사해서 지도를 그리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만의 일정한 성과물을 얻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12명의 친구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이곳 친구들 간에도 갈등은 있겠지요?
자의식이 강한 아이들이라 물론 많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했던 방식을 고집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홈스쿨링을 하던 친구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그 차이를 구분지어 경계를 세우려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잘 대화하면서 비교적 잘 해결해 나가는 편입니다. 소풍의 형식과 내용을‘자치회의’에서 합의하는가 하면 ‘생일위원회’에서는 구성원의 생일을 챙긴답니다. 어 떤 해에는 잘 해결을 하지 못해서 아이들 간의 갈등이 심했던 경우도 있지만, 올해는 잘 해결해나가는편입니다.

Q. 아이들에게 아쉬움을 느낀 적도 있으신지요?
작년에는 좀 아쉬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아쉬웠다기보다는 길잡이교사와 아이들 간의 관계가 아쉬웠던 점이 있지요. 아이들이 ‘길잡이’를 무언가를 요구하는 사람으로 인식하여 부담스러워 하면서 친구들과의 배움보다는 또래를 만나 놀고 싶은 욕구가 컸던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러면서도 부모님께는 그 사실을 솔직하게 얘기하지 못해서 이중의 압박감을 느끼다보니 민들레가 도피처가 되는 상황이었어요. 도피처도 나름 의미는 있지만 이 공간에서 이뤄지는 배움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들이 하고싶은 대로만 행동하는 분위기가 생겨서 아쉬움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자신의 선택의 의미를 잘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올해는 이곳에 들어오고자 하는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님들에게도 설명회를 자주 했어요.

Q. 민들레가 추구하는 계획이 있으시겠지요?
우선‘콩세알’이 잘 진행되기를 바라며, 민들레가 아이들의 삶과 배움에 어떤 파트너가되어야 할 것인가를 좀 더 깊이있게 성찰하며 운영을 해나가려고 하고, 어떤 이유나 사정으로 민들레를 떠나는 친구들에 대한 대안도 준비하려고 합니다. 아이들 성장에는 부모님의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안교육연대나 학부모연대 차원에서 준비하는 교육도 ‘경쟁’이 키워드인 경우가 있습니다. 민들레에 아이를 데리고 오시면서도 처음부터 생태적이거나 인성교육적인 감수성은 물론 공부도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기를 바라기도 하십니다. 그러면 아이는 매우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양쪽 어느것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자주 만나야 함을 절감합니다. 학부모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물론 공간도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학부모님들도 아이들과 더불어 생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Q. 참교육학부모회 회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부모님들의 상담을 많이 받습니다. 우선 민들레같은 배움터를 찾으면 아이가 게임만 하거나 놀기만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학벌사회임에도 제도권 학교를 졸업했을 때 얻게 되는 ‘동창’이 없거나 아주 적다는 불안감을 말씀 하시기도 합니다. 때가 될 때까지 지긋이 기다려주시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근본적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것이 ‘나의 불안’인지 아니면 ‘아이의 불안’인지를 잘 보고 판단하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담 : 정혜숙(공간민들레 길잡이교사), 송환웅(언정출 위원장) 날짜 : 2010. 4. 2 장소 : 공간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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