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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23호 우리 마을 이야기 역사 공부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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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9-05 16:15 조회7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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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희만할 때부터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로부터 ‘일제시대·6.25전쟁·피난·베트남전쟁’이니 하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 역사책에서나 읽을법한 이야기를 엄마는 그분들을 통해 들었지만 꼭 옛날 얘기를 듣는 것 같았다.

아는지 모르겠다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물론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가 태어나신 때가 1930~40년대셨어. 그때가 언제인지 감이 잡히니? 그분들은 일본말을 가르치는학교에서 글을 배우셨고, 일본 이름을 하나 더 갖기도 하셨어. 어느 날 칼을 차고 수업하던 일본 선생들이 물러났고 얼마 안 있어 큰 전쟁을 겪으셨단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친할아버지는 부모 형제친척과 헤어져 북쪽 고향을 떠나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남쪽으로 떠나오셨대. 정말 옛날 이야기같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게 그렇게 먼 옛날 얘기가 아니더구나. 외할아버지가 가족들 생계를 위해 전쟁이 한창이던 베트남으로 떠나셨을 때는 큰 이모가 3살이고, 둘째 이모가 할머니 뱃속에 있었단다. 엄마 5살 때는 새벽 6시만 되면 라디오에서 국민 체조와 새마을운동 노래가 흘러나왔어. 7살 땐 대통령께서 부하의 총에 맞아 돌아가시는 것도 봤다. 그리고 엄마가 더 커서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서울에 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도 보고, 또 신촌, 관악산 자락에서 대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고, 전경들이 거리에 까맣게 포진해서 대립하는 것도 봤다. 그리고 우리 아들은 지금 두 대통령이 돌아가신 일을 기억하고 있지.

그래, 역사란게 바로 그런 거였어. 역사책에서나 읽게되는 알지 못하는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엄마 아빠가 또 너희들이 살고있는 지금 이 순간의 일들이라는 것. 그 일들이 옳은지 그른지, 왜 그래야 했는지를 지금 당장 따질수는 없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과 생각들이 모여서 역사가 되는게 아닐까.

문득! 그러니깐 열심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엄마가 열심히 살지 않으면 우리 아들 딸이 살아가야 할 시간들, 또 그 다음에 올 아이들의 시간들이 힘들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땅에서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사람들은 계속 살아갈 것이고, 그래서 역사는 멈추지 않고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질거야. 아주 단단하고 튼튼한 끈이 되어서 우리가 그리고 너희가 힘들고 흔들릴 때 꽉 잡아 줄 수 있는 그런 역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걸 위해 엄마는 정말 열심히 살아갈거야.

이혜진(교육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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