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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10호 일제고사,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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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9-12 16:16 조회8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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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고사는 빙산의 일각이다. 일제고사에 대한 토론은 근본적으로 우리 학교를 지배하는 시험 제도 일반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교육의 본질에 비추어볼 때 현재의 시험이 지닌 한계는 명백하다. 그것은 첫째, 인간의 다양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제한된 영역에 대한 제한된 방식의 평가로 인해 교육이 인간을 획일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둘째, 배움의 기쁨이라는 내재적 동기를 유발하지 못하고 시험 결과에 따른 상벌이라는 외재적 동기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셋째, 시험으로 인한 서열화가 학생의 자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험이 지닌 편리성에 교사들도 굴복해 온 것이 사실이다. 배움의 기쁨을 유발하는 것은 힘든 것이고, 시험으로 아이들을 몰아세우는 것은 편리하다.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힘든 것이고, 객관식으로 출제해서 컴퓨터로 채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편리하다
그리고 이러한 편리성보다 더 강력한 것은 점수로 나타난 결과에 따라 학생들을 줄 세우고 그에 따라 보상을 달리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신화이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일제고사를 넘어 시험이라는 제도에서 교사가 진정 싸워야 할 대상이다.


​ 물론 일제고사는 시험 제도 일반이 지닌 문제를 증폭하고 거기에 더하여새로운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학교 간 성적 경쟁을 강화하여 교육의 획일성을더욱 강화하고 시험으로 학생들을 압박하는 현상이나타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교사의 평가권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편 일제고사가 지닌 찬성 논리도 간과할 수는 없다. 전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의무교육 하에서 학생들의 성취 수준에 대한 일정한 평가가필요하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것을 표집으로 하는 것이 옳으냐 전집으로 하는 것이 옳으냐는 그 자체로 가려지기는 어렵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정당성이 결정되는 것이다. 점수로 서열화해서 학생들의 경쟁을강화하는 방식으로 갈 것인지, 학습부진아나 학력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것인지는 정책 당국의 의지가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신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한편 전국 단위의 시험을 보는 이유 중에 학교와 교사의 책무성에 대한 불신도 존재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학교와 교사가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부분도 중요한 지점이다. ​


 이제 1년의 실험이 끝난 시점에서 주어진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책당국의 진정성이 필요하다. 교과부와 교육청은 일제고사를 통해 학습부진을 진단하고 학력격차를 해소하겠다던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그에 걸맞은 지원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 일제고사를 위해 투자한 것보다 훨씬 많은 교육 투자가 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향후의 일제고사가 서열화의 도구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 둘째, 교사의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일제고사를 비판할 수 있을 만큼 교사 차원의 평가가 의미 있는 평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시험을 넘어서 배움의 기쁨을 일깨움으로써 배움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득이 시험을 통해 나타나는우열에 의해서 자아 상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일제고사가 주는압력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본질을 지키려는 자율적 의지가 필요하다.


 셋째, 학교와 교사는 시험 성적에 의한 책무성을 넘어서는 학교 교육에 대한 포괄적 책무성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자세한 논의는 생략한다​.


이처럼 일제고사 문제는 단순히 찬반 입장을 정하는 것으로만 그쳐서는 안될 문제이다 갈 길이 멀다.


김진우(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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