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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참여 | 319호 도란도란 시끌벅적 웃음 가득 의랑 놀이터-세종시 의랑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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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8-06-05 17:53 조회9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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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세종시 외곽에 위치한 작은 시골마을 전원학교 의랑초등학교 놀이 이모 라푼젤입니다. 첫째 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이가 학교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친구는 잘 사귈지, 담임선생님은 어떤 분을 만나게 될지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고 설레기도 했던 어느 날, 초등 새내기 학부모교실이 열린다는 웹자보를 보고 무작정 찾아간 강의에서 참교육학부모회를 알게 되어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듣고 나니 아이에게 학교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어떤 조언을 해줄지 고민했던 것들이 씻겨 내려갔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내가 1학년 때는 무엇을 했지? 무엇을 할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했었지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동네친구, 언니, 오빠, 동생들과 집 앞 골목길에서 놀았던 일들과 동네 친구들과 함께 등하교했던 일, 학교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놀았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아이도 내가 1학년 때처럼 학교 운동장에서 신나게 노는 모습을 상상하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면서 와글와글 놀이터소모임에 가입하게 되었고 아이들과 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과 놀이를 시작하면 재미있고, 즐겁게 놀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놀기 시작했는데, 아니 웬걸? 술래잡기 놀이에서는 서로가 술래를 하겠다고 술래 앞에 서서 도망가지도 않고 일부러 잡히기 일쑤였고, 술래가되지 못한 아이들은 화를 내기도 하고 울기도 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놀이에서는 술래가 움직인 친구를 불러도 못 들은 척 하고, 다른 놀이 한다고 도망가버리고, 딱지치기 놀이에서는 졌다고 울고, 공기놀이는 자기 마음대로 안 된다고 공기를 던지는 등 멘붕의 시간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 같은 시간 반복적으로 아이들과 놀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 스스로가 규칙을 지키고 또 규칙을 만들고,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지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함께 노는 누나, , 친구, 동생들의 소중함, 함께 노는 것의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억지로 알려주지 않아도 놀이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가 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 오전 시간에는 놀이 이모들이 모여 놀이에 대한 공부를 하며 놀이의 중요성과 전래놀이 등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그때 놀이의 중요 3요소를 알게 되었는데 바로 놀 벗, 놀 틈, 놀 터였습니다. 그리고 놀이의 3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최고의 곳이 바로 학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놀이 이모들은 어떻게 하면 학교에서 놀이 이모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했습니다. 그러던 중 세종시 교육청 정책과 시기가 맞아 작년부터 7명의 이모가 학교 놀이터 이모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1, 2학년 위주로 방과 후 2시간 놀이를 하였고, 올해는 전 학년 모두 요일을 정해서 방과 후 2시간 놀이를 했습니다. 놀이 이모도 7명에서 11명으로 늘었습니다.

 

학교에서 처음 놀이를 시작했을 때 역시 아이들은 질서와 규칙은 지키지 않고, 싸우고, 울고, 떼쓰고, 소리 지르는 등 힘겨운 놀이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이 또한 아이들이 놀이를 하면 할수록 노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어떻게 놀아야 효율적이고 즐겁게 놀 수 있는지 알게 되었고, 못하는 친구는 도와주고 못하는 것은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들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멀리 있는 놀이 이모를 알아보고 반가워하며 뛰어와 서슴없이 안아주고 웃어주는 아이들, 부모님께는 하지 못하는 짝사랑하는 친구 이야기나 고민상담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놀이 이모는 아이들에게 단순히 놀아주는 사람이 아닌 옛 골목에서 함께 놀던 동네 언니, 누나 혹은 친한 친구의 존재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운동장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 방과 후 시간에 운동장에서 놀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아이들이 다쳤을 때 너무 많이 걱정하고 근심하는 놀이 이모에게 아이들은 놀면서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원래 다치며 노는 거다.”라고 이야기해주고, 놀이 이모 입장을 많이 이해하고 배려해주고, 시간 날 때마다 운동장에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뛰어노는 놀이 담당 박준호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놀이 이모 활동을 하며 아이들이 당연한 권리를 잘 누리고 있음에 뿌듯하고, 아이들보다 더 신나게 놀고 있는 놀이 이모들을 보면서 아이들 보다 더 큰 행복과 행운을 누리고 있음을 느낍니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힘들고 어려운 곳이 아닌 운동장에서 친구, 누나, , 동생들과 뛰어놀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려줄 놀이 이모, 놀이 삼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전국 모든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와글와글 놀이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아이들의 놀 권리를 위해 애쓰시는 놀이 이모들과 놀이 삼촌들께 감사드리며, 아이들이 더 많이 잘 놀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미라 (세종지부 와글와글놀이터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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