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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320호 숭실학원의 교복 자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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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8-07-04 10:24 조회1,6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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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3, 교복 자율화가 전면적으로 실시됐다. 이것은 김옥길 문교부장관(현 교육부장관) 때 구상된 것이 이규호 문교부장관에 의하여 실행된 것이다. 그 취지는 교복이 일제의 잔재일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획일적인 교복을 의무적으로 착용함으로써 개성과 자율성이 훼손된다고 본 것이었다.

그러나 교복 자율화는 이 제도가 발표되던 1983년도는 물론 그 이후에도 찬반양론이 줄곧 제기됐다. 교복 폐지를 반대하는 여론이 많았는데, 특히 자기 자식들이 어떤 건전한 틀안에서 활동하는 모습에서 교육에 대한 신뢰감을 갖고 안심하는 학부모들이 교복 부활을 주장했다. 게다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교와 지역특성에 맞는 교복 착용을 희망하는 여론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문교부에서는 19862학기부터 학교장의 재량으로 기존의 획일적인 교복이나 사복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본교의 교복 자율화는 문교부가 이 정책을 발표하던 1983년보다 4년 앞선 1979학년도부터 시행했다. 본교의 교육목표의 하나인 자주성과 자율성을 갖는다는 지표에 따라 교복 자율화를 시행했다. 그러나 단번에 교복을 자율화한 것이 아니라, 운영위원회(교장, 교감, 각부 부장들로 구성)와 교무위원회(운영위원회+학년부장, 교과부장으로 구성), 그리고 교직원회와 학생회의 단위별 회의와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1979년부터 1983년까지 교복개정심사위원회를 설치하여 구성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동복은 기존의 교복을 착용하되, 하복은 상의 4종류 가운데 학년별로 한 가지를 선택해서 착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1983년 교복 자율화가 발표된 이후에는 교복을 완전히 사복으로 자율화하였으며 학생들의 명찰 패용도 중단했다. 1986년에 교복 부활이 허용되었을 때도 이에 개의치 않고 학생들의 자주성과 자율성, 그리고 더 나아가 창의성과 심미성을 기르기 위한 교복 자율화를 현재까지 일관성 있게 실시하고 있다.

현재 숭실학원의 학생들은 교복 자율화에 대다수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2학년 자연계 학생들 2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사복을 선호하는 학생이 60% 이상으로 집계됐다. 그 이유로는 첫째, 옷을 개성을 살려 입을 수 있어서, 둘째, 교복을 착용하는 경우에도 어차피 사복을 구입해야 하므로 옷값이 더 들어서, 셋째, 교복을 입는 경우 겨울에 외투나 방한복 착용에 제한이 있어서 등이 다수였다. 그리고 교복을 선호하는 학생들은 그 이유로 첫째, 사복 구입비가 많이 들어서, 둘째, 단체에 대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서, 셋째, 등교할 때 아침마다 그날 입을 사복을 고르는 게 번거로워서 등을 꼽았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사복을 착용할 경우에 값비싼 브랜드의 옷을 입는 부류의 학생들과 저렴한 옷을 착용한 학생들 간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상표보다는 색채나 복장의 코디에 관심이 많았다. 설문조사에 등교할 때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교복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학생도 있었으나, 대다수의 학생들은 사복의 착용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숭실학원에서는 수년 전부터 학생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여름철에 학생들이 등교할 때 반바지와 샌들을 착용하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 또한 처음에는 학생들이 해수욕장을 방불케 하는 울긋불긋한 반바지 차림으로 미관을 해치고, 샌들 착용으로 안전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학생들 스스로 자정의 기능을 발휘하고 안전에도 더욱 조심하여 특별한 사고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자율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래서 어떤 학교관리자는 학생들에게 자율을 허용하는 것을 기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교에서 교복 자율화를 운영해 본 결과, 학생들이 획일적인 교복을 입는 것보다 자신이 그날 입을 옷을 고르고 코디를 하는 과정에서 자주성과 자율성, 그리고 창의성이나 심미성을 기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영환 (숭실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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