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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출판 | 320호 우린 엄마의 감정을 물어본 적이 없었다-영화 <레이디 버드>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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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8-07-05 18:04 조회8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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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디버드포스터-0.jpg 

영화 <레이디 버드>는 그레타거윅 감독의 첫 단독 연출 작품이며 감독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며 한 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다. 여자라면 사춘기 때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엄마와의 관계를 잘 그린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부모님이 지어주신 크리스틴이라는 이름대신 자신이 지은 이름 레이디버드로 불러주길 바라는 개성이 강하고 고집이 센 17세 소녀이다. 자기가 자라나 살고 있는 세크라멘토가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곳이라고 생각하며 가톨릭고등학교를 다닌다. 집안에서 경제적으로 실질적 가장인 간호사 일을 하는 엄마의 잔소리 등 자신을 둘러싼 현실에서 벗어나 뉴욕에 있는 주립대로 진학을 꿈꾼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10대를 보내지 않았나 싶다. 나 또한 빨리 스무살이 되어 자발적으로 모든 것을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마음에 집과 가족을 떠나 홀로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크리스틴도 이런 이유로 집안 사정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주립대를 고집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제일 공감했던 건 10대인 크리스틴이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 그녀를 둘러싼 또 하나의 커다란 존재가 바로 엄마였다는 점이다. 공감했던 이유는 나 또한 그 시절을 거쳐 40대 후반을 살아오고 있는 딸이며,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의 딸을 키우고 있어서인 것 같다. 영화에서 엄마가 딸에게 하는 잔소리(딸이 느끼기엔)가 내가 내 딸에게 했던 말들이고 행동이었다.

몇 년 전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주인공은 사춘기 시절의 성장통을 크게 앓고 꿈에 그리던 뉴욕에서 20대를 시작하게 된다. 그토록 자신을 레이디버드라고 소개하던 그녀는 새로 사귄 친구에게 자신을 크리스틴이라고 소개한다.

그렇게 싫었던 가톨릭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뉴욕에서 마음을 기댈 곳을 목적으로 성당을 찾고 자신이 그렇게 벗어나고 싶어하던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나지막하게 엄마에게 진심을 털어 놓는다. 사실은 세크라멘토 곳곳들이 좋았고 그립다고. 엄마도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물어 본다.

사실 우린 엄마의 감정을 물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를 만들었던 공간, 사람들을 이해하게 된다.

엄마와 딸, 끊을 수 없는 질기고 질긴 애증 관계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이해 혹은 그리움으로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것 같다. 레이디버드는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사춘기 딸을 키운다면 딸과 함께 보면 참 좋은 영화다. 시간 내서 꼭 한번 보시길.

 

이재경 (본부 총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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