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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320호 최저임금법 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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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8-07-05 18:14 조회8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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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인간을 서열화 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야만의 정글인 자본주의 구조에서 가장 고달픈 이들이 노동자 서민들이다. 최근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들이 완력으로 통과시킨 최저임금법 개악을 보면서 안 그래도 고통스러운 수많은 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분노가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내걸어서 얼마나 가슴 설레고 좋았던가. 취임하자마자 단계적인 인상계획안을 내면서 우선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문 정권은 최저임금 인상안에 반발하는 기업들이 진노하실까봐 기존 임금체계에서 반영되지 않았던 정기상여금과 복지후생비까지 포함시켜 생색은 있는 대로 내고 실제 인상은 무력화시킨 희한한 최저임금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걸 두고 빛 좋은 개살구라고 했던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악은 노동자의 삶의 질을 최소한 담보할 인상안이 물 건너가거나 오히려 임금을 싹둑 깎아버려 저임금 노동자들의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진단이 진즉에 나왔다.

만사를 안다는 것은 밥 한 그릇을 아는데 있다고 동학의 2대 교주 최시형 선생이 말했다. 밥이 하늘이고 세상의 모든 가치와 철학이 들어있다는 말이다. 우린 밥을 먹어야 기운 차리고 폼도 잡고 인간 행세를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구조에 살다보니 밥이 자리하는 근원적 가치를 돈이 차지해 버렸다. 그 속엔 고귀한 생명의 가치고 나발이고 하는 건 들어설 여지가 없다. 모두가 제 밥그릇을 채우기 위해 돈을 쫓는 삶에 목숨 걸고 있다. 때로는 비굴하기도 하지만, 비열하기도 한 그런 삶의 편린들을 꾸역꾸역 연명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곧장 취업을 못하고 취준생으로 여러 해의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숫자가 역대 최고치라는 우울한 소식이다. 부모인 우리는 별 볼일 없이 살아도 자식들만은 야무지게 밥벌이를 하고 살기를 바랐는데 이 사회는 흙수저 출신이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마음 다잡고 취업전선에서 일자리를 잡아도 청년들에겐 손에 쥔 자본도 없고 조물주 위에 있다는 건물주도 더더욱 아니니 별 수 없이 가난한 노동자 계급으로 살아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신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불을 보듯 뻔하다.

올라간 최저임금은 157만원. 혹시 더 바지런을 떨어서 178만원을 손에 쥐면 25%에 해당하는 39만원을 넘는 상여금과 7%11만원 초과한 복리후생비를 확 빼앗아 최저임금에 집어넣는 어이없는 계산법이 최저임금 개악이라는 놈의 실체다. 너희 노동자들은 출신이 비천하니 그 돈 먹고 떨어지라는 폭력적인 이 최저임금 개악법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까. “내 자식은 잘 나가는 대기업에 다녀서”, “전문직 종사자이니 최저임금법과 상관없다.

내 알 바 아니다.”며 외면하는 이들이야말로 개악법 통과시킨 정부와 국회의원보다 더 나쁘다. 노동자들도 각 가정으로 돌아가면 애들의 엄마 아빠이고, 소비자이고, 시민들이며, 그들이 없으면 이 사회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는가.

한 번도 최저임금이란 걸 받아 본 적이 없는 금수저 출신의, 입으로만 국민의 종이니 일꾼이니 떠벌리는 정치꾼들이 최저임금법으로 노동자의 목숨줄을 옥죄는, 벼룩의 간 빼 먹는 야비한 갑질 행위.

소중한 우리 자식들과 공동체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도 이 악법은 꼭 폐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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