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비인권적인 복장검사와 소지품 검사

부산지역 고등학교 학생입니다. 오늘 종례시간에 담임선생님이 내일 복장검사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염색한 머리와 화장은 안 되고 소지품 검사까지 한다고 합니다.

염색을 다시 할 여유도 없이 갑자기 두발과 복장 검사를 실시하는 것도 황당하지만 개인의 소지품을 선생님이 뒤진다는 것은 비인권적인 행위인 것 같습니다.

부산지역은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지 않아서 학생인권이 존중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참교육학부모회에서 학교에 공문을 발송해서라도 비인권적인 행위를 막아주시면 안 될까요? 아니면 다른 곳 어디에 호소를 하면 좋을까요?

A 얘기하신 내용에 대해 해당 학교의 교무부장 선생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갑자기 복장검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징계가 아닌 교육적인 목적이라면 학생들에게 시간을 주시는 것은 어떤지 여쭤보았습니다. 그리고, 학교의 복장 규정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충분히 알리는 과정이 있었는지도 확인했습니다. 교무부장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염색이나 화장 등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충분히 고지해 왔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내일 복장검사는 예정대로 시행할 예정이랍니다.

그리고 소지품 검사는 화장을 하고 온 학생에 한해서 교사가 학생의 가방을 검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화장품을 꺼내 놓도록 하는 방식으로 실시하겠다고 합니다.

내일 복장검사는 공지가 된 이상 계획대로 실시한다고 하니 막을 방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학생이 염색한 머리때문에 벌점을 받거나 불이익이 생길까 걱정하는 것 같은데 학교의 규정이 염색 금지라고 적혀 있는 한 이를 지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서울 학생인권조례 13조에는 ‘① 학생은 소지품과 사적 기록물, 사적 공간, 사적 관계 등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이 침해되거나 감시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② 교직원은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학생의 동의 없이 소지품을 검사하거나 압수하여서는 아니 된다. 불가피하게 학생의 소지품 검사를 하는 경우에는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되어야 하며, 불특정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괄 검사 또는 검사의 목적물을 소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모든 학교에 학생의 인권이 보장되는 학생생활규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학교의 모든 주체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 첫걸음으로 당사자인 학생들이 학교의 규정을 찾아보고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규정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알리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학생 인권과 관련한 상담은 각 교육청의 학생인권센터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상담 및 민원을 접수할 수 있습니다.

Q 학부모가 학생들에게 햄버거를 제공

서울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학부모입니다. 아이가 회장이 되었는데 한 학기 동안 두세 번 정도 반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사주어 좋은 시간을 갖게 하고 싶습니다. 비용을 혼자 부담하거나 두세 명이 뜻을 모아 하는 것이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저촉되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2학기가 되면 취업을 나가기 때문에 마지막 학창시절에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고, 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있어 햄버거 등을 사주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소풍, 체육대회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사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담임선생님께 여쭤보니 아이들에게는 햄버거를 사줘도 상관없지만 본인에게는 법에 저촉되니 사주지 말라고 하십니다. 

A 학부모가 학생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것은 청탁금지법과 상관이 없습니다. 대상이 공직자가 아니고 학부모와 학생 간에 이해관계나 업무 상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 학부모들에게 돈을 모아 제공하는 것은 청탁금지법이 아닌 학부모회 조례에 ‘일체의 회비를 걷을 수 없다’는 조항에 위배됩니다. 그런데, 특정 학부모가 햄버거를 제공했을 때 그런 것을 할 수 없는 학부모나 학생이 위축되거나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안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제안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특성화고 3학년 학부모이시니 2학기 때 취업이나 산업체 실습을 나가기 전에 학생들이 노동인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에 제안해 보시면 어떨까요. 고3 실습생들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데 이때 자신의 권리를 알고 권리구제의 방법을 알고 있어야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도 있습니다. 1학기 말에 특강 형태로라도 기회를 가지시고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햄버거를 제공하여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 주시고자 하는 선한 마음을 좀 더 확장시켜 학생들이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서울시 학생인권교육센터에 노동인권 전문관에게 문의하시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Q 어린이집 교사의 방임

7세 여아의 엄마입니다. 직장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데 우리 아이가 낮잠 시간에 남자아이가 팬티를 벗겼다고 말해서 어린이집에 항의하고 CCTV 열람을 요청했습니다.

CCTV를 보니 낮잠 시간에 여자아이를 남자아이들 사이에 재웠습니다. 남자아이들이 우리 아이의 이불을 들췄는데 교사가 옆에 있으면서도 남자아이들을 재우거나 제지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팬티를 벗기는 장면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확인된 영상만으로도 교사의 방임이 확실하다고 판단해서 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지만 그 부분에 대한 사과는 없이 담임교사와 원장이 학부모 때문이라며 사표를 내버렸습니다. 관할 구청에도 문제 제기를 했지만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A 일단, 7세 여자아이를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재우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낮잠을 자지 않고 장난을 치는 아이들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도 여자아이의 이불을 들추는 행동을 보고도 제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 말을 듣고 CCTV 열람을 요구하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행동입니다.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문제 삼아 학부모 때문에 사표를 냈다고 하는 것은 교사와 원장이 잘못 처신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직장어린이집 책임자와 면담을 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표를 낸 교사와 원장에 대해서는 이미 사표를 냈고 과실의 경중이 사법 처리까지는 어려워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확인된 사안들(함께 재우고 이불을 들춘 것)에 대한 시정 조치와 차후 어린이집 교사, 원장이 제대로 성교육을 받을 것 등을 분명하게 요청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