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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인권 | 더 이상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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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8-08-30 17:46 조회1,01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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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두천에서 어른들의 부주의로 어린이집 통학버스에 갇혀 고통 속에서 숨진 어린아이 소식을 들으며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답답했다. 2년 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으나 아무것도 개선된 것이 없어 또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벌어진 것에 나 또한 작은 책임감을 느낀다.

3년 전 나의 셋째아들, 보리는 학교 캠프행사 중에 학교직원의 차량에 치여 눈앞에서 피 흘리며 숨을 거두었다. 그 자리에는 캠프에 참가했던 형 둘이 함께 있었다. 보리가 떠난 뒤 20일 만에 커다란 아픔을 안고 태어난 넷째아들을 보며 힘겨운 시간을 견뎌냈다. 아내는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나 아이들은 다행스럽게도 많이 밝아져 오히려 힘을 주고 있다. 만약 어느 학교에서 보리와 비슷한 사고로 목숨을 잃는 아이가 있다면 나는 정말로 견디기 힘들 것 같다. 다시는 우리와 같은 사고를 당하는 가족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쓴다.

전교생이 20명도 채 안 되는 작은 학교에서 가족을 초청하는 캠프 안내장을 받았다. 둘째아들이 캠프 안내장을 가지고 온 날, 선생님께 병설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동생 보리도 가족이니까 참가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 우리 가족은 당연히 함께 참가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캠프 당일 보리는 선생님 차를 타고 형들이 마을 어르신들께 효행행사 공연을 할 마을회관으로 이동한 뒤에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학교시설관리인 차에 치여 사고가 난 것이다. 나는 마을회관에 도착해 음식을 나르던 중에 사고소식을 접하고 달려가 구급차를 부르고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보리는 이미 출혈이 너무 많았고 의식도 없었다. 아직도 그 장면은 지우려고 해도 바탕화면처럼 내 머릿속에 늘 떠 있다.

아내는 만삭이 될 때까지 입덧으로 고생하며 힘겹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출산휴가를 내려고 마음먹고 있다가 비보를 듣게 되었다. 우리 가족 누구 하나 마음을 다치지 않은 사람이 없어 책임 관계를 따질 여유가 전혀 없었다.

친지들의 도움을 받아 마음을 추슬러 사고처리를 마치고 학교와 교육당국이 재발방지를 위해 이 사고를 어떻게 처리하고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학교의 책임은 전혀 묻지 않았고 사고보고서가 사실과 다르게 부모가 아이를 보호하지 않은 것으로만 조작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책임 관계와는 별개로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어느 학교에선가 비슷한 경우가 또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 버스에 갇혀 목숨을 잃는 아이가 또 발생한 것처럼 말이다.

먼저 학교의 활동에서 학교는 참가 대상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고 부모는 대상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우리 사고에서 학교의 캠프 안내장에는 가족을 초청한다고 했다. 그리고 교사도 보리가 가족이니까 참가해도 된다고 했지만, 사고가 난 후에는 초등학생 대상으로 계획되었고, 부모를 초청한 캠프인데 아버지가 임의로 유치원생 아들을 데려온 것이기 때문에 보리는 교육활동 참여자가 아니라고 했다.

참가신청서에 동반 가족 이름을 쓰는 란이 없었고 아무 생각 없이 부모참가동의 여부에 동그라미만 표시했던 것이다. 그게 보리가 참가대상이 아니라는 학교 측 주장의 결정적 근거가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미리 알려주지 않고 법적인 근거도 없지만, 참가신청서는 참가대상자로 분류하여 학교에서 보호할 대상이 되는 교육활동 참여자를 판단하는 아주 중요한 근거 서류인 점을 전국의 학부모들이 알았으면 한다.

두 번째는 부모들이 학교행사의 계획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이후 학교의 진술을 보니 처음 행사 계획에는 학교에서 마을회관까지 걸어가려고 했지만, 비가 와서 차를 타고 가게 되었다고 했다.

보통 교육활동에서 차량으로 이동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이동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 행사에서는 비가 올 때는 어떻게 이동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다가 갑자기 교사 개인차량으로 여러 학생을 태우고 가게 된 것이다.

사고는 교사가 보리를 사고현장까지 태우고 간 뒤 부모인 나나 다른 교사에게 인계하지 않고 행사준비를 하러 간 뒤에 벌어졌다. 당시 함께 참가했던 다른 부모의 말로는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돌보는 담당자가 따로 없었다고 한다. 행사 계획에 마을회관 앞에서 대기할 때 아이들을 보호할 교사가 지정되어 있고 정위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면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내가 그랬듯이 학부모들은 대체로 학교에서 어련히 잘 알아서 하겠거니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무조건 믿기보다는 믿음의 근거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관찰, 조언이 오히려 학교와 교사들을 돕는 일일 수 있다.

사고 이후 학교를 옮긴 뒤, 관심을 갖고 지켜보니 여전히 외부 체험행사에서 아이들이 방치되거나 위험에 노출되는 등 개선되지 않는 사례를 여러 번 보았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활동의 안전에 학부모가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 학교는 계획수립이나 행사진행에 있어 더 치밀해지고 철저한 보호 장치를 만들게 될 것이다. 특히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아이들의 안전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은 학교의 학부모는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늘 크고 작은 사고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사고가 걱정되어 아이들이 뛰어놀지도 못하게 하고 아무 체험도 못하게 해서는 곤란하다. 사고는 날 수 있지만 사고가 난 뒤에 무엇을 고치고, 무엇이 바뀌었는가가 중요하다. 안전이라는 것은 누구도 다치거나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제도와 시스템으로 실현시켜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교육부에서 모든 학교에 행사 전 참가대상자를 명확히 하고 이동계획도 정확히 세우도록 공문 한 장이라도 보내달라는 우리 가족의 소박한 바람조차 3년이 다 되도록 들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행사 중에 학교직원에 의해 병설유치원 어린이가 사망한 사고인데도 그 어떤 대책도 마련한 적이 없고, 경북교육청은 왜곡된 사고보고서 한 장 바로잡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 교육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교육부 슬로건은 교육부 장관실 몇 명만의 슬로건이 아닌가 싶다.

그 날, 보리는 참가대상자가 아니니까 집으로 데려가게 했다면, 교사가 태우고 가지 않고 내가 태우고 갔다면, 교사가 태우고 간 뒤에 행사준비를 하러 가기 전에 다른 교사나 부모인 나에게 아이를 돌보게 했다면, 내가 음식 나르는 걸 돕지 않고 내 아들을 돌보았다면, 어수선한 마을회관 앞마당을 누군가 통제하고 있었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운전자가 아이들이 놀고 있는 마당을 조심해서 운전했다면, 그래서 아직 살아있다면 산과 나무를 좋아했던 보리는 이제 초등학교 방학을 하고 나와 형들과 산으로 들로 다닐 것이다. 가슴이 저민다.

보리 아빠 조병준 (상주지회)

 

편집자 주) 위 글은 20157월에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 이후 우리회 상담실로 여러 차례 상담했던 내용으로 사고 어린이의 아버지인 조병준 회원이 기고한 글이다. 구체적인 사고 내용은 학부모신문 305(201735일자) 상담실 Q&A란에 실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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