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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저는 | 294호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의 삶을 살다 | 장은숙 (우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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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09 14:21 조회9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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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의 삶을 살다


20여 년 전 나의 첫 해외 여행지가 베트남이었다. 당시 참학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아시아 모임’이라는 공부를 빙자한 친목 소모임을 했다. 아시아의 일원으로 아시아에 살고 있으면서 아시아를 먼저 알고 네트워크를 갖자는 취지였다. 일 년간의 공부와 친목을 마치고 해외 방문지로 베트남을 택했다. 가난한 나라였지만,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어린 모습이 인상 깊었다. 첫 해외 여행지라는 설렘도 한 몫했지만, 가끔 그때의 인연이 떠오르면서 베트남과 나는 지금까지 끈끈한 연으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내 삶의 중심이 되었다.

베트남 하노이에 정착한 지 3년이 되어간다. 돌이켜 보니 나의 청춘은 온전히 참학과 함께했다. 그 20여 년의 활동을 마치고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독서였다. 쉼이 필요했다. 그렇게 하노이에서 책과 함께 뒹굴며 잡식성 독서를 실컷 했다. 새벽에는 자전
거를 배웠다. 균형 잡는 것부터 처음 시작해야 하는 ‘자전거 쌩 초짜’에서 지금은 하노이 자전거 동호회(이하 하자동)에서 ‘날쌘돌이’, ‘예쁜 괴물’이란 별칭을 가지고 일주일에 한 번씩 평균 100km 이상 타는 자전거 마니아가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들이 펼쳐지고 여행지에서 접하기 힘든 현지인의 실생활과 마주 할 수 있다. 이제 ‘하자동’에서의 활동은 나의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덕분에 몸이 아주 튼튼해졌다.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직업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섯 달 정도의 휴식을 만끽하고 있을 때 비록 남편이 경영하는 회사이긴 하지만, 일손이 부족하니 회계와 관리직을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전문 베트남 회계사 직원이 있지만, 전체 예산과 지출, 자금 조달 등 한국인이 담당해야 할 부분을 내게 맡긴 것이다. 그간 참학의 임원 활동과 특히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4년의 회장직 경험이 큰 자산이 된 것 같다. 경영인이 알아야 할 회계학도 스스로 학습하고, 소통에 필요하니까 영어도 공부하고, 직원의 복지를 챙기는 일까지. 또 일복이 터졌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은퇴를 앞둔 나이에 새롭게 도전할 만한 제2의 삶을 경험하고 사는 것이니 이 또한 고마운 일이다.

지난 학부모신문에서 총회 참석후기를 읽으면서 나의 첫 총회 참석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첫사랑 내 님을 만나러’, ‘그야말로 신세계’, ‘참 멋진 조직, 참학’. 나도 그랬다. 그래서 사랑에 빠져 20년을 지냈다.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고, 그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장은숙 (우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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