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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저는 | 304호 농작물과 대화하고 노래도 부르며 | 손정희 (홍성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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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09 15:14 조회9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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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귀농 27년 만에 씨값도 못하는 농부에서 씨값, 품값까지 하는 농부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농업으로 생활자립이 안 돼 애초부터 텃밭농사로만 살면서 유기농매장, 언어치료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신랑의 전업농 6년차로 국가에서 포기하는 농업을 씨름하면서 몸으로 지켜내고 있습니다. 오미자 농사 6년차 그동안에 유기농 오미자 기르기가 어려워 수확을 포기하기하고 갈아엎고 다시 심다가 이제 오미자 농사에 자신이 붙어 4000평 정도 협업으로 농사를 늘려가고 올해 수확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오미자 농사를 지으면서 오미자가 싹이 안 나오고 병에 걸려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밭에서 주저앉아 울기도 하고, 그러면서 오미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시를 쓰고, 노래를 만들고, 오미자로 동화를 써 작가로 등단하기도 했습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언제부턴가 그 농작물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는데 참학에서도 예전에 콩 노래를 들려준 적이 있지요. 대화를 나눌 땐 그 본질에 들어가 하나가 될 때

노래가 들려온다고 할까요?
냉이를 캐면서 냉이와 만나고 냉이노래를 만들었는데, 그 냉이 노래로 제주도에서 하는 세계명상 음악회에 나가 노래도 불렀지요. 노래를 마치고 내려왔을 때 어떤 사람이 달려와 껴안고 울면서 자기가 꼭 들어야할 말을 들었다고. 향린교회 국악 20주년 기념연주회 때도 나가 노래 부른 적이 있네요. 세월호 노래도 만들어 세월호 어머니들 찾아가 부르기도 했고요.


콩 세알 

콩 세알을 심고 랄랄랄랄랄라

콩 하나는 땅속 벌레들 먹고요

또 하나는 짹짹 새들이 먹지요

나머지 하나 내게 오지요

많은 열매 달고 오지요

나머지 하나 내게 오지요

많은 이와 나누라고요

땅속으로 들어가 먼저하는 것은

색깔을 빼요

맛을 빼요

또 하나는 짝짝 껍질을 벗어요

벗는 순간에 그는 알지요

죽는 것이 산다는 것을

벗는 순간에 그는 알지요

영원한 생명 다시 사는 걸

작년부턴 농사를 지으면 내가 이름을 붙여주고 있어요. 배추가 얼마나 맛있는지 배추엔 농락(弄희롱할농樂즐거울락) 단호박엔 해품은단호박, 당근엔 횃불당근.

이렇게 농사를 지으면 소비자는 이런 정서와 함께 먹고 저는 농사로 자립이 되면 좋겠습니다.

손정희 (홍성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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