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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신문 342호] 기획특집/ 미래 세대 주인공들과 함께 나누는 5·18정신, 서울청소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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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0-05-12 17:02 조회2,6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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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0년이다. 당시 대학생들은 이제 손자를 볼 나이가 되었을 만큼 세월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5·18은 북한특수군이 내려와 일으킨 폭동이라 주장하는 자들이 국회에도 남아있을 만큼 왜곡과 은폐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5·18은 세계의 민주화운동에 끼친 영향으로 인해 2011년 유네스코가 5·18기록물을 미국독립선언, 프랑스인권선언과 함께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인정할 만큼 세계적으로 공인된 민주화운동이다. 지난해 홍콩민주화시위 때 5·18의 상징과도 같은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한국어로 불리어지며 이제 세계의 민주화운동의 주제가처럼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이 세계의 모범으로 인정받아 진단키트와 방역시스템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배워가는 것과도 같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세계가 주목한 것은 또 있다. 텅텅 빈 외국의 대형마트 진열대와 휴지 등 생필품이 가득 찬 한국의 대형마트 진열대 비교사진이다. 자발적 임대료 인하운동과 대구로 달려간 자원봉사 의료진 역시 세계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과 1995년 시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건 후 태안반도 해안가를 뒤덮은 오염청소 자원봉사 운동 역시 세계 각국을 놀라게 한 모범적인 사례였다.

이 위대한 공동체 정신이 빛났던 일은 40년 전 5월 광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계엄군이 외곽을 봉쇄해 쌀도 휴지도 휘발유도 들어갈 수 없었던 그 도시에서 시민들은 시장을 열고 수퍼를 열어 생필품을 서로 나눴으며, 골목에 밥솥을 내걸고 주먹밥을 만들어 나눴다. 갑자기 수천명의 부상자들이 한꺼번에 쏟아졌지만, 초등학생부터 노인들까지 팔을 걷고 헌혈에 나선 덕분에 병원에는 피가 모자라지 않았다. 치안이 사라진 도시에 갑자기 6천 정에 가까운 총들이 풀렸는데도 불구하고 은행, 금은방, 전당포가 단 한 곳도 털린 곳이 없었음은 물론 강도, 강간, 폭력 사건도 단 하나도 보고된 것이 없었다. 축구경기 하나 지고도 상점의 유리창을 깨부수고 약탈이 일어나는 소위 선진국에서 볼 때, 광주의 일주일은 경이 그 자체였다.

1995년 기나긴 단식과 투쟁 끝에 5·18특별법이 제정되고 1997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면서 명예를 회복하는 듯 했던 5·18은 다시 은폐와 왜곡 폄훼의 암울한 골짜기로 빠져들었고, 특히 이것을 지역주의와 색깔론으로 몰아가는 자들에 의해 다시 한번 피해들의 가슴에는 멍울이 졌다. 그리고 올해 40주년을 맞이했다.

5·1819805월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는 진실규명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 인권, 평화, 통일의 5·18정신을 전국화하고 세계화하며, 세대를 넘어 계승하는 것이 5·18기념사업의 핵심이 되었다.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가 서울광장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을 때 지나가던 중학생 몇몇이 “5·18이 뭐야? 8·15 아냐?” 하며 지나가더라는 증언은 5·18의 역사가 다음 세대에게 기억되어야만 한다는 절박함을 불러일으켰다.

그렇게 2005년에 시작된 서울청소년대회는 10년 동안 문예공모전을 통해 5·18정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글과 그림, 사진을 공모해왔다. 서울특별시 교육청, 경기도 교육청, 인천광역시 교육청 관내의 4,400여개 초--고등학교와 대안학교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홍보하고 작품을 모집하는 서울청소년대회는 회를 더해갈수록 응모된 작품 수도 늘어나고 수준도 높아졌다.

정민경(당시 경기여고 3학년)의 시 <그 날>은 생생한 묘사와 문학적 완성도를 갖춰 발표 당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당시 연희초등학교 학생 한결의 시 <29만원 할아버지>는 노래로 작곡되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연희동 전두환 집 앞 시위 때 불리워지기도 했다.

그동안 매회 수상작들은 5·18서울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광장에 전시되고 기념식장에서 영광의 시상식을 거행해 5·18의 의미를 더욱 빛내주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수상작품들은 매년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가 발행하는 수상작품집 책자에 실려 수상자는 물론 주요 도서관 등지에 배송되어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서울청소년대회는 2015년부터 골든벨이라는 방송을 통해 익숙해진 형식으로 새롭게 진행되고 있다. 21조로 팀을 구성해 출전하여 5·18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와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함께 탐구하며 문제를 맞추는 5·18골든벨은 회를 거듭해가며 수도권 청소년들의 참여를 더해가고 있다.

서울청소년대회를 통해 5·18정신을 만난 미래세대의 주인공들은 민주, 인권, 평화, 통일의 정신을 생활 가운데 실천해나가며 학업과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날 / 정민경

 

그날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하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것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 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 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허어얘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재.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 김용만(5·18 40주년 기념 서울행사 연출감독)

고등학교 2학년 때 5·18을 겪고 보안대를 거쳐 상무대 영창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이후 검정고시를 통과해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문화예술TV 프로듀서를 역임하고 현재까지 연출가 겸 작가로 활동하는 동안 5·18 30주년 서울행사, 3·1운동 제90주년 기념행사, 세계한강줄타기대회, 베를린 안중근평화음악회, 베트남 한국영화제, 홍콩 세계한상대회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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