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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4월호/365호] 사설_세월호 촛불이 아닌 횃불을 들자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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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04-06 15:46 조회6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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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촛불이 아닌 횃불을 들자

대선 결과에 ‘참담하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 ‘비참하고 절망적이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는 소회는 차라리 담담하다. 문재인 정부 5년을 포함해 지난 8년 간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단 한 번도 희망적이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촛불로 청와대에 들어간 문재인 대통령과 180석 지지를 몰아 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런 정권에서 우리만 계속 헛된 희망을 품고 있었을 뿐이다. 진실을 감추고 책임자를 비호하고, 심지어 권력을 남용해 박근혜를 사면할 때 이미 마음 한 켠에선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견하지 않았을까.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겠다”는 후보가 당선되었다. 세월호 참사관련 공약을 제안했더니 응답 자체를 전면 거부했던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었다고 지금보다 더 후퇴할 건없다. 어차피 말잔치였을 뿐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었다. 왜 구하지 않았는지, 누가 그랬는지 여전히 알지 못하고, 아무도 책임지지도 처벌받지도 않았다.

2014년 4월 16일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윤석열 정권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은 더욱 어려워지고 탄압도 거세질 것이다. 별이 된 아이들에게 잘 지내냐고 묻는 세월호 지하철 광고도 불허하는 세상이 이미 시작되었다. 기억공간을 철거하고 생명안전공원과 트라우마센터를 백지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더 단단해져야 한다. 2014년으로 시계가 거꾸로 돌아간다 해도 그날, 그 시각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킨 48.56%의 국민들보다, 촛불을 기억하는 과반수의 시민들을 믿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청와대도 아니고 국회도 아니다. 이미 세월호 진상규명이 완수되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 박근혜 사면에 더 이상 분노하지 않는 SNS, 노란 리본을 찾아보기 힘든 일상의 모습이 더 무섭다. 세월호 참사는 이렇게 쉽게 잊혀져서는 안 된다. 지난 해 세월호 참사 7주기에 ‘기억’, ‘약속’, ‘책임’ 을 선포하며 우리는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을 지키겠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를 촉구했다. 아니, 5년내내 그랬다. 이제는 헛된 희망과 약속을 지키라는 구호 대신, 다시 혁명을 외쳐야 한다. ‘촛불 혁명’이 혁명이 아닌 미완성의 항쟁으로 끝나 버린 것을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정권은 되돌려졌어도 우리는 ‘절대’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2014년 4월 16일과 희생자 304명을 우리가 기억하고, 책임자를 찾아내 우리가 단죄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사회를 우리가 만들면 된다. 기억공간이 없어지면 우리 가슴 속에 더 큰 공간을 꾸미고, 서로의 트라우마를 보듬어 안는 사람 띠를 만들고, 그 안에서 304명의 희생자를 기억하며 진실을 밝히자.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를 넘어서는 세월호가 되어야 한다. 탄압의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더 큰 횃불을 들어야 한다. 세월호가 붙인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고 마침내 활활 타올라 쇳덩이를 녹일 것이다. 이제 기억, 약속, 책임은 정부가 아닌 우리의 몫이다.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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