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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호 교육자치] 송정중 살리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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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0-04-13 16:33 조회2,5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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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중학교 살리기 운동

 

송정중학교 살리기 운동이 시작된 이유는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상의는 물론 동의도 없이 갑작스레 교육청에서 페교통보가 날아옴으로써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멘붕이 왔다.

그래서 이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한마음으로 송정중학교를 살리기 운동을 시작하였다.

페교통보라는 소식을 들은 나는 이 나라에 교육제도와 교육감님의 가치관에 화가 나서 청원문을 작성했다.

<청원 내용>

송정중학교 페교반대와 유지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송정중에 다니고 있는 1학년 학생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송정중의 페교반대와 유지를 해야 되는 이유를 얘기해드리겠습니다.

1. 저희 학교가 좋은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학교가 다른 학교보다 분위기부터가 다릅니다. 공부할 때도 딱딱한 분위기도 아니고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도 나누고 자기주도 학습과 드림클래스(수학,영어등)그리고 수업할 때는 아이가 한명이든 몇 명이 되든 이해를 시키시려고 선생님들이 노력하고 계시며 저희들을 즐겁게 해주시려고 노력하고 계십니다. 또 각종 동아리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혜택들을 없애버린다는게 말이 안 됩니다.

2.저희는 황당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청이 학교를 통페합한다는 것을 숨겨오다가 모른다 모른다 하다가 이제야 학교에 찾아오지도 않고 의견 수합도 안했으며 설명조차 없고 학생들의 인격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물품 취급을 당한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인권은 없는 것 인가요? 학생들도 소리낼 수 있고 주장과 의견이 있습니다.

교육감님에게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을 물품(물건) 취급을 하지 말아주세요. 엄연히 학생들도 사람이고 인권이 있습니다. 행정으로만 처리하지 말아주시고, 학생들의 목소리도 들어주세요. 부모의 마음으로 내 자녀의 일이라면 이렇게 하시겠습니까?

 

내가 이 청원을 쓴 이유는 바로 송정중학교가 다른 학교에 모범이 되는 혁신학교 이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 송정중학교가 남아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청원을 쓰고나서 청원을 익명으로 썻지만 실수로 내 이름이 유출되서 반 애들부터 시작해서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뿐만 아니라 청원내용을 가지고 수업시간이든 쉬는시간이든 상관없이 나를 놀리기 시작했으며 내가 쓴 청원 얘기만 나오면 하나같이 다 나에게 따지고 쏘아붙이듯이 이런 걸 왜 썻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쓴 거냐라고 하는 것은 물론 내가 청원을 쓴 것을 아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나를 이상한 아이처럼 생각하는 눈빛들이 나는 너무나 두렵고 무서웠다. 내 옆에 있는 친구 한명이 있지만 얘도 다른 애들처럼 떠나면 이대로 친구 하나 없이 나 혼자가 되어야 하나 라는 생각도 종종 하게되었다.이 청원을 쓰고 얼마있지 않아서 교육감님이 강서양천 혁신교육 세미나가 열린곳에 가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묵언시위를 하였다. 그 묵언시위 한 것을 보고 방송국에서 취재요청이 들어왔었다. 그렇게 지내다가 소문 아닌 소문을 듣게 되었다. 내용은 선배 분들 중 한 분이 내가 올린 청원글 때문에 맨날 회의 열어야 한다면서 귀찮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셨다는 것이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위축되었다. ‘내가 그 글 하나 썼다고 이렇게까지 행동해야 되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맨날 생활하다가 그 얘기를 하신 선배분이 교육청에서 페교에 대해서 설명회에 오신다고 들었다. 근데 선배분이 그 얘기를 먼저 꺼내시는데 자신이 얘기 한거 아니라고 얘기를 해주셨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안도가 되었다. 내 친구들이 지금 나를 심하게 놀리고 있는데 선배까지 그러시면 어쩌나 생각하던 참 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한참 뒤에 생각이 들었다. ‘나를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해서 이렇게까지 나를 괴롭히는 걸까다들 송정중학교 페교에 대해서 각각 생각과 입장이 다를수 있지만 자신과 입장이 다르다고 자신과는 다른 이들의 생각을 하지 않고서 그렇게 괴롭히는 것일까. 왜 다 자신과 같아야만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 일까 라고 생각하였다. 이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가 의견도 물어보지 않고서 교육청에서 마음대로 정한 것인데 왜 그것을 따지고 바로잡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정해진 거면 그거에 맞춰서 가려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를 못하겠다.

 

송정중학교 살리기 운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여름방학을 맞이하였고, 방학을 하고 나서도 교육청 앞에 가서 시위도 하였고, 인터뷰도 하였다. 그러고 개학을 맞이하였다. 개학을 맞이했을 때는 애들이 까먹었는지 안 까먹었는지 모르겠는데 2학기가 돼서 애들이 괴롭히질 않았다. 나는 나름 신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였다.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횟수가 줄어든 것이 좋았다. 며칠을 그렇게 보냈지만 페교에 대한 일이 아직 해결이 되지 않아 나를 괴롭힐 것을 알지만 그래도 송정중학교 살리기 운동을 계속하였다.

 

송정중학교 살리기 운동을 계속 진행하다가 교육청에서도 이제 못 버티겠는지 송정중학교 페교를 철회하였다. 송정중학교가 남는다고 교육청에서 발표한 얘기를 들은 다른 아이들이 여기 남겠다는 아이들도 있었고, 잘 모르겠다는 아이들도 있었으며, 송정중학교 시설이 별로 안 좋다면서 남는 애들이 바보라며 비꼬듯이 얘기하며 가칭 마곡 제2중으로 전학가려는 아이들로 나뉘었다. 이때부터 전학을 가려고 하는 아이들이 막 나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선생님 말씀을 안 듣는다던가, 수업을 거부한다던가, 학교규칙들은 안 지킨다던가, 선생님들에게 말대꾸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초반에는 애들이 별로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강도가 심해져 가면서 지금은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마음대로 하였다. 솔직히 나는 그 장면들을 볼 때마다 불편했다. 아무리 하늬중학교로 전학을 간다지만 저렇게까지 심하게 나가도 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저 아이들을 괜히 건드려서 싸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도 있긴 했다.

 

하지만 애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보단 송정중학교가 남는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무척 기뻤다. 내가 한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고 내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가 남는다고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

 

이제 우리학교가 남아서 기분이 좋긴 하지만 먼저 학교시설을 안전하게 바꿨으면 좋겠다. 그래야 새로 들어올 학생들도 안전하고, 기분 좋게 학교생활을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송정중 재학생

 

활동가로서 송정중 유지를 위한 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인구감소에 따른 폐교의 문제점

 

1. 송정중 살리기 활동 결합과정

활동가로 지내다 보면 이런저런 사연에 접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송정중이 폐교위기에 처해 있다는 내용을 지역 소식통에게 들었고 이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이 나에게도 들려왔다. 처음에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기자회견에 참가했지만, 송정중에서 진행되는 폐교 진행 과정이 내내 불편하게 다가왔다.

앞으로는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선정하고 뒤로는 폐교를 진행하는 서울교육청의 이중적 행정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81일 첫 기자회견은 생수병을 발밑에 두면서 진행한 정말 뜨거운 날로 기억된다. 오전에 임에도 불구하고 내리쏟는 햇볕은 너무 작렬해서 기자회견 중에 학생 한 명이 탈진하는 그런 날이었다. 기자회견 내용은 폐교절차를 적법하게 왜 멀쩡한 학교를 폐교하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다. 송정중을 살리고자 학생 학부모 교사 그리고 인근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어낸 기자회견이었다. 당연하게 모든 것이 처음이고 낯설지만 이들의 순수한 의지와 열정이 시민단체와 여론을 움직이게 했다. 기자회견 직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 문제를 위해 송정중 교육주체들과 지역주민, 시민단체들이 송정중 지키기 모임(송지모)을 만들고 산하에 집행위원회를 만들었다. 나 역시 교육운동단체 활동가의 자격으로 송정중 폐교반대 운동에 자연스럽게 결합하게 된 것이다. 송정중 유지와 작은 학교 살리기에 그렇게 한발 한발 참여하게 된 것이다.

 

2. 인구감소에 따른 폐교의 문제

송정중을 폐교하려는 과정에서 만난 폐교의 큰 문제는 인근지역의 공동화 및 급속한 노령화로 생기가 사라지는 현상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시기에 학교는 해당 지역의 구심점이다. 주민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며 거주하면 인근 상인들의 상권이 형성되고 각종 행정문화시설이 뒤따르며 인구 유입의 순환적 기반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학교를 없애면 학생과 학부모는 전학을 위해 이사를 가게 되고 상권은 약해지며 행정문화시설은 후퇴를 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인근 지역은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활기를 잃어 간다. 송정중의 한 예로 보아도 송정중 폐교는 송정중 단일한 문제는 아니다.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송정중을 살리고자 자발적 목소리를 낸 이유가 지역공동체를 살리고자하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송정중이 있는 공항동은 도시재생사업지역으로 선정되어 많은 세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런 지역의 학교를 없앤다는 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모순 행정이다. 이제는 작은 학교에 맞는 폐교기준을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야 한다. 학교를 마을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자. 일부 교육행정가가 책상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두 번째는 교육행정 관료의 몰이해다. 폐교를 하면 왜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하게 학생수가 줄어드니 없애자고 한다. 어디서 어떤 기준으로 학생수 통계를 적용했는지 알 수 없다. 이번 송정중 폐교를 위해 교육청에서 제출한 학생수 통계는 학부모들이 직접 전수 조사하고 발로 찾아 만든 학생수 통계로 뒤집어 졌다. 심지어 공항동 인근은 초등학생 수가 증가할 예정이고 중학교 교실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멀쩡한 학교를 없애겠다고 하는 교육행정 관료의 자세는 뭐로 설명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법적 근거도 없는 1학교 신설 3학교 폐교라는 기준과 교육의 철학을 배제하고 교육을 재정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교육행정은 사라져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가 불러오는 폐교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폐교가 불러올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행정 관료는 다양한 면에서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그 일을 하는 담당자가 교육행정 관료다.

 

이종훈 사무처장(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송정중살리기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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