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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10월호/371호] 지부지회소식_강릉지회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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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10-07 11:42 조회3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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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을 넘어 세계시민으로 - 강릉지회 [민주시민 씨앗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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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 씨앗학교? 그게 뭐예요?”

“모여서 뭐, 데모하고.. 그런 데 아니예요?”

 

 ‘민주시민 씨앗학교’를 처음 홍보할 때 자주 들었던 말이다. 여전히 우리에겐 ‘민주’, ‘시민’이라는 단어가 꽤 낯선 모양이다.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주 쓰는 어휘인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민주’와 ‘시민’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는 일이 쉽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올해 2월, 지회의 한 회원으로부터 ‘지회장님께 드릴 얘기가 있다’며 조심스럽게(?) 만남을 요청받았다. 이 분은 이미 지역에서 ‘민주시민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계신 강사이기도 했는데, 강릉지회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민주시민교육 협력운영 공모사업’에 한번 지원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 오신 거다.

 

 집행부 차원에서 지회의 사업을 끊임없이 고민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회원의 요구가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니, 실제로 이 사업을 고민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였다. 민주시민교육을 할 수 있는 든든한 강사를 이미 확보한 셈이니, 지회장인 나는 그저 이러한 사업이 ‘가능’하게끔 행정적인 뒷받침만 해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3월 중순 공모 마감일에 맞추어, 민주시민교육 강사로 활약하실 선생님 두 분과 함께 지원서 작성에 필요한 아이디어 회의를 세 차례 진행하였다. 그리고 회의를 통해 모인 내용들을 바탕으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사업계획서를 작성·제출하였다. 그 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측은 공모사업에 응모한 98개 단체 중 28개 단체만을 선정·발표하였는데,그 중에 참학 강릉지회의 ‘민주시민 씨앗학교’(이하, ‘씨앗학교’) 사업이 당당히 선택받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것도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하지만 기쁨도 잠시, 우리는 당장 4월부터 시작할 씨앗학교를 준비해야 했다. 강사에게 강의 준비를 맡기고, 행사장을 예약하고, 웹자보를 만들어 주변 곳곳에 홍보하고, 행사장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서 배치하고.. 마음은 바빴지만 행사 준비는 즐거웠다. 어떤 분들이 찾아와 이 강의를 수강할 것인가에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이 행사가 강릉에 참교육학부모회라는 단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 또한 컸다.

 ‘민주시민 씨앗학교’는 4월부터 10월까지 월 1회씩, 총 7회에 걸쳐 진행되는 시민 참여 학습 프로그램이다. 민주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권리와 덕목 등을 주제로 강의+토론+활동 등이 어우러지는 형태이며, 씨앗학교의 구체적인 학습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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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강 <설명회>에서는 참교육학부모회를 소개하고 전체적인 교육일정을 안내하였다. 2강 <민주시민과 세계시민>에서는 ‘민주시민과 세계시민의 개념’ 및 ‘시민성의 중요성’을 이해하였고, ‘세계시민’이 되기 위한 실천적 토론을 진행하였다. 3강 <평등한 사회로 가는 길>에서는 불평등이 심화되는 사회현상을 탐색하고, 평등의 의미와 사회적 약자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모두에게 통용되는 유니버설 디자인(Design for All)을 만들어보기도 하였다. 4강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는 차별체험을 통해 차별을 당했을 때의 감정을 공유하며 차별과 차이, 혐오감정을 이해하였고, 편견과 차별에 대한 성찰을 통해 ‘평등한 픽토그램’ 만들기에 도전해보았다. 5강 <일할 자유와 권리 - 노동인권>에서는 노동에 대한 시대적 의미변화를 이해하고, ‘나의 인생그래프’를 그려보며 노동인권을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6강 <지구를 위한 환경정의>에서는 기후변화를 넘어선 ‘기후위기’ 상황을 이해하고, 기후난민 체험을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기후 정의의 개념(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이 초래하는 비윤리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줄이기 위한 사회운동)도 정확히 인지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었다.

  씨앗학교를 진행하면서 지역의 한 선생님으로부터 ‘민주교육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이 시대, 공화(共和)의 개념을 더욱 새겨야 한다’는 조언도 들었다. 개인의 사적 이익과 자유에 관한 권리도 소중하지만, 그것을 보장하기 위해 공적 이익과 공동체의 안녕을 중요시하며 시민적 덕성을 고양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시민’이라는 것은 단지 ‘도시에 사는 사람’을 뜻하는 개념이 아니다. 18세기 ‘시민혁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의사와 행동으로 국가의 주체로 참여하는 그 사회의 구성원’을 의미한다. ‘시민’이라는 단어 속에 ‘민주’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민주시민’을 그냥 ‘시민’이라는 말로 대체해도 된다는 논리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4월에 시작했던 씨앗학교도 이제 마지막 수료식만을 남겨두고 있다. 꾸준히 씨앗학교에 참여하신 수강생들은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일깨워주는 시간들이었다”, “내 안의 편견와 맞딱뜨려야 했다”, “나와 다른 상황에 있는 타인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해주었다. 한 달에 하루 등교했던 이 씨앗학교를, 더 많은 강릉의 시민들과 함께 다녔으면 참 좋았겠지만… (나는 이것이 ‘민주’와 ‘시민’이라는 어휘가 주는 부담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뭐, 어쨌든, 올해 이 사업의 목표는, 강릉의 ’시민성’ 확산을 위해 조금씩 ‘씨앗’을 뿌리는 작업을 하는 것이었으니,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시민교육이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World is One’

‘다른 나라의 아픔이 남의 아픔 같지 않다면 당신은 이미 세계시민이다’.. 라디오 광고를 통해 우연히 듣게 된, 배우 유지태 님의 목소리가 내 귀에 그대로 꽂혔던 이유는 바로 ‘민주시민 씨앗학교’를 함께 고민하고 준비했던 시간들 덕분일 것이다. 내 마음 속에는 이제 건강한 ‘시민’이 되기 위한 씨앗이 심어진 셈이다. 약 7개월을 함께 한 씨앗학교 동료들의 마음 속에서도 더 나은 ‘시민’이 되기 위한 우량씨앗들이 그 발아를 기다리고 있다.

곽경애 (강릉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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