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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2,3월호/375호] 마중물_부모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뇌의 놀라운 특성(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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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3-07 15:16 조회2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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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뇌의 놀라운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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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부른다. 물론 모든 청소년이다 그런 시기를 겪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청소년기가 신체, 뇌, 감정 모두가 급변하는 격랑의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부모는 자녀가 이 시기에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청소년의 다음 몇 가지 특징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 청소년은 뇌가 감정을 담당하는 기관(편도체)의 발달 속도가 이성을 담당하는 기관(전전두엽)의 발달 속도보다 빠르다. 감정의 뇌는 12~13세 경이면 발달이 완성되지만 이성의 뇌는 이보다 늦은 20대 중반까지 계속 발달한다. 따라서 청소년기는 편도체가 완전히 가동하기 때문에 감정 자극에 아주 예민하지만 이를 통제할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 뇌 발달 속도의 이런 부조화 때문에 청소년은 모험적이고 감정에 휘둘리는 행동을 쉽게 한다. 가정과 학교는 전전두엽의 빠른 발달을 도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청소년기에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호르몬 변화가 심하다. 사춘기 때는 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신체 내 자율신경 균형이 쉽게 깨진다. 이로 인해 감정의 극심한 변동을 경험하게 되고 정서 조절이 어렵다.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 수준이 낮아지면 쉽게 우울해진다.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호르몬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면 대들거나 회피하는(fight or flight) 생존 반응을 보인다. 또한 청소년은 모험 행동을 할 때 어린이나 어른에 비해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된다. 그래서 자릿자릿한 쾌감을 찾다보니 쉽게 모험 행동을하고 게임에 탐닉하다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어른들의 따뜻한 이해와 자녀의 스트레스 관리와 감정을 조절하는 기술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뇌가 새로운 학습과 경험에 의해 변할 수 있다. 20세기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사람의 뇌는 아동기가 지나면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뇌 영상 촬영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인간의 뇌 신경망은 20대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뇌는 일생 동안 변할 수 있지만 그중에도 급격한 변화를 겪는 시기가 두 번 있다. 한 번은 0~3세 사이이고 다른 한 번은 사춘기(10~17세) 때이다. 비록 영유아 때 양질의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사춘기 때에 이를 보충할 수 있다. 청소년기는 아직 뇌가 말랑말랑해서 변화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긍정적 경험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어른들이 좋은 롤 모델이 되어 줄 필요가 있다.

 

넷째, 청소년들은 ‘동료와 함께 있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하거나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성향을 보인다. 가상 운전 게임을 통한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있다. 교통신호가 초록색에서 노랑색으로 바뀔 때 청소년과 어른 중 누가 더 기꺼이 모험을 하려고 하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혼자서 게임을 할 때는 청소년과 어른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동료가 옆에 있을 때는 모험을 하는 비율이 청소년은 3배로 증가했고 어른은 변화가 없었다. 실제 자동차 충돌사고 데이터를 보면 운전 시 사망 위험이 청소년의 경우 차 안에 함께 있는 동료의 수가 1명일 때는 44%로, 3명일 때는 4배로 증가했다. 청소년의 이러한 충동적 에너지를 긍정적이고 교육적인 모험 쪽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이상의 내용을 생활에 적용해 보자. 가령, 자녀가 부모에게 버럭 화내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이때는 “부모한테 어디 그런 불손한 태도야?”라는 반사 반응 대신에 먼저 “저 행동은 무엇을 소통하고자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자녀의 그런 행동은 생존을 위한 스트레스성 발작에 가깝다. 이는 만성 스트레스, 사춘기 호르몬 분비의 심한 변화, 감정 통제를 담당하는 이성 뇌의 늦은 발달이 함께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자녀가 화내는 이유를 자녀 입장에서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화난 감정을 가라앉혀야 한다. 상대가 부정적 감정에 휩싸여 있을 때 이성적 대화를 시도한다면 이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성의 뇌가 작동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바른 접근이다.

 

자녀의 바른 성장을 이끌려면 가장 먼저 청소년 뇌의 특성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어른이 먼저 변해야 한다. 아동·청소년은 자녀와 부모 사이 관계와 소통이 좋아질 때 비로소 변한다.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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